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의 “성소수자가 약자냐” 등 성소수자 차별 발언을 해 논란이다. 

8일 JTBC ‘썰전 라이브’ 중 차별금지법과 국민의힘 선대위 약자와의동행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진행자가 “성소수자도 약자 아니냐”고 묻자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성소수자가 약자인가요”라고 되물었다. 진행자가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라고 말하자 허 수석대변인은 “표현을 하지 않으면 잘 모를 수 있다”고 답했다. 

성소수자가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는 주장은 한국사회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이미 합의된 내용을 부정하는 ‘차별발언’이다.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었는데 여기서 성소수자를 빼는 건가’라는 질문에 허 수석대변인은 “뺄지 안 뺄지는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결정을 할 것”이라며 “내일 모레 정도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8일자 JTBC 썰전라이브.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오른쪽)과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왼쪽)
▲ 8일자 JTBC 썰전라이브.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오른쪽)과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왼쪽)

 

듣고 있던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이 “‘성소수자가 사회적 약자인가요’라고 반문한 것에 놀라움을 느낀다”고 지적하자 허 수석대변인은 “내가 친한 성소수자가 있는데 본인은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대변인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군에서 강제전역 당한 뒤 죽음 이후 강제전역이 부당하다는 법원판결을 받은 변희수 하사 사건을 얘기하며 성소수자가 사회적 약자라고 주장하자 허 수석대변인은 변 하사에 대해서는 사회적 약자임을 인정하면서도 “한두사람을 경험한 것이랑 다르다. 모두가 그런 생각을 가졌는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을 본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스스로 성소수자로서 정체성을 가지지 않으면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며 “방송을 보면서 굉장히 부적절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비판했다. 

▲ 9일 오전까지 JTBC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썰전라이브 다시보기에는 차별금지법 부분 18분가량 분량이 삭제된 상태였다. 사진=썰전라이브 갈무리
▲ 9일 오전까지 JTBC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썰전라이브 다시보기에는 차별금지법 부분 18분가량 분량이 삭제된 상태였다. 사진=썰전라이브 갈무리

 

한편 논란의 발언을 포함한 ‘차별금지법’ 논쟁 영상이 JTBC 홈페이지 다시보기에서 통편집했다 복구되는 일도 있었다. 

9일 오후 1시경까지 JTBC 홈페이지에 다시보기나 유튜브 채널 ‘JTBC News’에 올라온 다시보기 영상을 보면 차별금지법을 두고 양당 대변인이 토론한 부분 18분 가량이 삭제돼 있었다. 이에 통상 썰전라이브 하루치 영상이 1시간15분 분량인데 8일자 다시보기 영상은 JTBC 홈페이지와 유튜브 모두 57분 분량으로 올라왔다. 

함께 JTBC에 출연했던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JTBC 쪽에선) 허은아 수석대변인 쪽에서 편집해달라고 얘기했다고 하더라”라며 “특정 패널이 요구한다고 생방송으로 이미 나간 내용을 없었던 것처럼 다시 볼 수 없게 조치했다는 건 말이 안되고 편파적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JTBC에 영상 복구를 요청했다”며 “복구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에 JTBC 측은 기술적 실수였으며 민주당 측과 소통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JTBC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허은아 대변인 쪽에서) 차별금지법 부분이 짧은 클립(18분짜리)으로는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줬고, 내부에서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벌어져 ‘전체 다시보기 영상(1시간 15분짜리)’ 중 차별금지법 부분이 삭제됐다”며 “일부러 삭제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민의힘 쪽과 커뮤니케이션 미스가 있었다”며 “민주당 쪽에는 이러한 상황을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JTBC는 썰전라이브 1시간15분 가량의 분량 전체를 하나의 영상으로도 올리지만 방송 내 여러 코너들을 별도의 클립도 각각 영상으로 올린다. 9일 오후 2시 현재 JTBC 홈페이지 다시보기에선 썰전라이브 다시보기 영상에서 차별금지법 논쟁 부분도 복구됐다.

허 수석대변인은 삭제요청 관련 질의에 대해 9일 오후 현재 답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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