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이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거대양당을 제외한 제3지대에서도 대선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기자들의 관심이 압도적으로 양당에 쏠리는 가운데 군소정당 후보들의 근황을 살펴봤다. 후보와 정당의 성격과 방향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거대양당 체제를 비판했다.
우리공화당, 윤석열 비판
5개 진보정당 단일화 요구
지난 10월초 출마선언을 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선 후보는 출마선언문에서 “기득권 세력들만의 전유물이었던 기존 정당을 정당다운 민초정당으로 바꾸자”며 “인물만을 따라다니는 ‘인물중심의 정당정치’를 배격하자”고 주장했다. 양당체제를 비판하면서 특히 같은 진영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내놨다.
지난 6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가 출범하자 이날 조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뇌물 한 푼 받지 않은 대통령을 뇌물죄로, 정당한 국정운영을 직권남용으로 엮은 윤석열 후보가 제대로 대한민국을 이끌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면서 “4년9월째 고령의 나이에 옥중 투쟁하고 계시는 깨끗한 박근혜 대통령 석방 민심에 대한 윤석열 후보의 진심이 과연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조 후보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에 대한 석방과 윤 후보의 박씨 수사(정치보복)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7일에도 조 후보는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고 진행된 박근혜 정권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는 누가봐도 정치보복이며 정치탄압이었는데 윤석열 후보는 문재인의 사무라이처럼 표적수사, 먼지털기식 수사를 자행했다”며 고 이재수 기무사령관 3주기를 추모하며 “문재인 정권에 충성했던 윤석열 후보의 강압수사로 죽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과 5개 진보정당(진보당·녹색당·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정의당)은 기득권 보수 양당체제를 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대선 공동대응기구를 만들었다. 김재연 진보당 후보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평등은 더 깊어졌고,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상인, 청년들은 치명상을 입었지만 기득권 보수양당은 이들의 절규를 외면해왔다”며 “기득권 보수양당정치는 대한민국 불평등 체제의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대선 출마선언 후 4개월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청년, 여성들의 삶과 투쟁의 현장을 찾아다녔다”며 “망루 위에서 고공농성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곡기를 끊고 싸우는 해고 노동자들 앞에서 진보정치가 아직 힘이 없으니 조금 더 참고 기다리시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고 민생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김 후보는 진보정당 후보 단일화 등을 위해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빠른 시일 내 만남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선거제 개혁’ 진보-보수 연대, 심상정·안철수 만남
하지만 심 후보는 보수진영의 정치인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만나며 ‘우클릭’ 행보를 보였다. 심 후보와 안 후보는 지난 6일 “기득권 양당체제에 경종을 울리는 대선이 돼야 한다”며 결선투표제 도입과 다당제가 가능한 선거제도 개혁을 함께 해나가겠다고 공감대를 보였다.
정의당은 지난 국회서 여당과 연대해 선거제 개혁에 힘썼지만 거대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비례대표제의 취지가 훼손됐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역시 소수정당으로서 국회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할 뿐 아니라 4·7재보선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 후보가 선전했지만 결국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리면서 소수정당의 한계를 나타냈다. 투표의 비례성을 높이고 다당제로의 전환을 위해 이해관계자 일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언론의 기대와 달리 두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선을 그었다.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대다수 정책에 대해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단일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신당 창당 요건 갖춰
허경영, 종교집단 이용해 정치세 확장 논란
신당 ‘새로운물결(약칭 새물결)’ 창당을 예고한 김동연 대선 후보(전 경제부총리)의 경우 최근 창당 요건을 갖췄다. 김동연 후보 측은 지난 6일 정당법에 따른 창당요건인 5개 시도당 창당(부산·경남·충남·충북·경기도)을 완료했다며 “즉시 중앙당까지 창당해 한국사회의 발목을 잡고 있는 기득권 양당에 선전포고를 하겠다”고 했다.
김동연 캠프에 따르면 5개 시도당 위원장 모두 비정치권 인사이고 당원들도 대부분 ‘새물결’ 이전에 입당 경험이 없는 인물이다.
7일 오후 김 후보는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검증을 받을 예정이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의 경우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대로 오르며 주목을 받는다.
지난 4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면 허 후보가 지지자들 사이에서 ‘신인(神人)’으로 불리거나 종교행위를 빌미로 거액의 돈을 받거나 치료행위를 하는 모습 등이 드러났다. 일부 지지자들은 허 후보를 위해 자비를 털어 국가혁명당 후보로 출마한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전했다.
허 후보 측에선 “SBS가 하늘궁을 사이비종교 집단처럼 알리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며 종교를 초월한 ‘초종교단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허 후보가 대표인 ‘하늘궁 유지재단’의 경우 비영리 종교법인으로 설립허가를 낸 곳이었다. 허 후보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종교단체는 세금을 안 내지만 허경영은 넷플릭스보다 세금을 많이 낸다”며 “불순한 의도로 악의적 편집한 방송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