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 통화 녹음 파일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고 보도한 CBS가 21일 공식 사과했다.

CBS는 21일 오후 노컷뉴스 홈페이지를 통해 “‘윤석열 언급’ 관련 부정확한 보도 바로잡습니다”라는 제목의 공지를 띄웠다.

CBS는 “지난 10월7일 ‘김웅-조성은 녹취파일에 윤석열 언급 없었다’ 제목의 기사를 통해 ‘조성은씨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통화 녹음 파일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며 “하지만 복원돼 공개된 녹취파일을 검토한 결과 윤 전 총장의 이름이 두 차례 포함돼 있었다. 이에 상기 보도 내용을 바로잡는다”고 밝혔다.

▲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 통화 녹음 파일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고 보도한 CBS가 21일 공식 사과했다. 사진=노컷뉴스 홈페이지
▲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 통화 녹음 파일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고 보도한 CBS가 21일 공식 사과했다. 사진=노컷뉴스 홈페이지

이어 CBS는 “잘못된 보도를 하게 된 데 대해 독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CBS노컷뉴스는 앞으로 더욱 면밀한 취재를 통해 정확한 보도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CBS는 지난 7일 작성한 원 기사(“김웅-조성은 녹취파일에 ‘윤석열’ 언급 없었다”)를 삭제하는 대신 원 기사 본문 상단에 동일한 내용의 정정 보도 공지를 배치했다.

CBS는 앞서 원 기사에서 “‘고발 사주’ 의혹의 새로운 물증으로 떠오른 제보자 조성은씨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통화 녹음 파일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원 기사에서 CBS는 “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지난해 4월3일 있었던 김웅 의원과 조성은씨 사이의 통화 녹취 파일 2건을 조씨의 휴대전화에서 복구해 공수처에 넘겼다”며 “이 녹음 파일에는 ‘윤석열’이라는 이름이나 윤 전 총장으로 추정될 만한 대명사 등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전언을 단정한 보도였다.

▲ CBS는 지난 7일 “[단독]김웅-조성은 녹취파일에 ‘윤석열’ 언급 없었다”는 제하의 보도에서 녹취록에 윤 전 총장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고 단정해 보도했다. 사진=포털사이트 다음 화면
▲ CBS는 지난 7일 “[단독]김웅-조성은 녹취파일에 ‘윤석열’ 언급 없었다”는 제하의 보도에서 녹취록에 윤 전 총장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고 단정해 보도했다. 사진=포털사이트 다음 화면

하지만 지난 19일 MBC 뉴스데스크와 PD수첩이 공개한 지난해 두 사람 통화 음성을 들어보면, 김 의원은 자신이 고발장을 제출하러 검찰에 직접 가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며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MBC 보도 이후 CBS는 20일 오전 보도(“조성은, 녹취록 공개… 김웅 ‘고발장 초안 저희가 만들어 보낸다’”)를 통해 “녹취록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두 번 언급된다”며 7일자 자사 보도와 배치되는 내용을 전했다. 두 기사는 같은 기자가 작성했다. 

고발 사주 의혹은 지난해 4월 당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김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 등을 겨냥한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검찰총장 눈과 귀 역할을 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고발 사주 배후에 윤 전 총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컸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6일 “김웅 ‘고발장, 검찰이 억지로 받는 것처럼 해야’”라는 제하의 보도에서 김 의원이 지난해 조씨에게 “내가 대검찰청 찾아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온 게 되니까 나는 쏙 빠져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같은 날 타 매체 보도 다수가 ‘윤석열’ 이름을 특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윤석열 이름을 특정한 MBC 보도에 의문이 제기됐고, 다음날 CBS가 두 사람 통화 녹취록에 윤 전 총장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고 보도하며 MBC는 오보 논란에 휩싸였다.

▲ MBC PD수첩은 지난 19일 오후 ‘누가 고발을 사주했나’ 편에서 지난해 총선 직전 당시 김웅 미래통합당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와 ‘고발 사주’ 제보자 조성은씨와의 통화 음성을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MBC PD수첩 화면
▲ MBC PD수첩은 지난 19일 오후 ‘누가 고발을 사주했나’ 편에서 지난해 총선 직전 당시 김웅 미래통합당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와 ‘고발 사주’ 제보자 조성은씨와의 통화 음성을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MBC PD수첩 화면

시사평론가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7일 CBS 보도에 근거해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MBC 보도는 오보로 확인됐다고 CBS에서 보도했다. (김웅-조성은) 녹취에 그런 게(윤석열 언급) 없다는 것”이라며 “MBC는 항상 이런 식으로 공작을 많이 해왔다. 언론이 이런 장난을 하면 안 된다”고 MBC를 비난했다.

김 의원이 윤석열 이름을 거론한 게 사실로 드러나자 진 전 교수는 20일 같은 방송에서 “변명하자면, 윤석열 이름이 (김웅·조성은 통화에서) 등장하지 않는다고 보도한 곳은 CBS”라고 말한 뒤 진행을 맡고 있는 박재홍 CBS 앵커에게 “책임 지십시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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