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은 17대 국회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언론개혁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17대 총선이 끝난 직후 민주노동당은 지난 16일 열린 권영길 대표 기자회견을 통해 정기간행물법(정간법)과 방송법 개정 의지를 밝혔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상임중앙위원도 지난 21일 언론사 사주 일가의 소유지분 제한을 뼈대로 하는 정간법 개정 등 언론개혁 입법에 시동을 걸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네티즌들은 이 같은 정치권의 언론개혁 움직임에 대해 대부분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털사이트 다음(www.daum.net )이 지난 22일부터 "열린우리당이 제기한 언론사주 지분제한을 포함한 정간법 개정안을 어떻게 보십니까?"라는 네티즌 즉석투표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26일 오후 12시 10분 현재 언론개혁의 취지에 대한 찬성 의견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 미디어다음 네티즌 즉석투표 화면
이 시각 현재 1만1626명의 네티즌이 설문조사에 참석한 가운데 ‘언론의 횡포를 막기 위한 언론개혁으로 관철돼야’라는 찬성 의견이 78.1%(9077명)에 달한 반면, ‘독과점 심각치 않고 시장주의 원칙에 위배돼’라는 반대 의견은 21.0%(2437명)로 나타났다. 판단유보는 112명(1.0%)에 그쳤다.

이와 관련된 정간법 개정 토론게시판에도 600여개 이상의 토론 글이 올라와 있다. 보수언론이라 불리우는 일부 언론의 보도 형태에 대한 네티즌들의 분노나 주장이 사이버세상을 달구고 있는 것이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보수언론의 여론호도에 대한 지적도 있다.

‘노을~♬’이란 네티즌은 <언론의 개혁의 필요성은...>이란 제하의 글에서 “수많은 아님 말고 식 무책임한 추측성 보도, 교묘한 짜집기 왜곡, 어쩌다가 한번 있는 오보가 아니라 그 양이 너무 방대하다”며 “황색언론 이라고 불리는 그들, 반드시 개혁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맑은샘’이란 네티즌은 <공정한 경쟁에 의한 국민의 언론개혁>에서 “선택은 독자가 하되 공정한 경쟁을 하기위해 경품, 무가지등 독자를 현혹시키는 어떠한 조건구독도 철저 금지해야 한다”며 “각 신문사의 진성구독부수 확실한 공개 등을 정부에서 법으로 정하고 최종 언론 개혁은 새로 정한 룰에 의한 국민의 선택으로 언론개혁이 이루어져야한다”고 적었다.

‘오성룡’이라는 네티즌은 <이런 게 토론거리가 되는 나라...>라는 글에서 “우리나라 언론이 바로서면 우리나라는 정말 새로워진다”며 “큰 틀에서 언론개혁에 대 찬성이며 정간법개정은 당연히 실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와 더불어 시민사회의 노력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포털에도 이같은 언론개혁의 열망을 담은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야후(www.yahoo.co.kr)의 ‘나도한마디’라는 게시판에는 ‘mnb001001’이라는 네티즌이 <언론개혁과 정치개혁이 이나라의 흥망을 좌우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부패언론의 폐해는 단순히 그 언론사 자체의 존속이나 경영성과에 국한되지 않고 다수국민들에게 장기간 배달/흡수되는 그 기사의 영향력은 시민의 의식수준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개선시키기도 한다”고 전제한 뒤 “정부가 이러한 매춘언론에 대한 처단을 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시민들이라도 나서서 이런 쓰레기 매춘언론에 대한 강력한 소비자운동을 벌여서라도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불량식품 거부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간법 개정을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언론 길들이기’라는 지적부터 특정 언론을 죽이는 방안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방송법 문제는 왜 건드리지 않느냐는 네티즌들도 있다.

<모든 언론을 정권의 나팔수로 만드는 독재의 시작이다>라는 제하의 글을 올린 ‘바람’이란 네티즌은 “언론개혁이란 말 참 좋은 말이라는 걸 나도 안다”고 전제한 뒤 “그렇지만 그들의 개혁의 참뜻은 바로 자기 입맛에 맞는 언론은 살리고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은 죽이겠다는 독재의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김영근’이라는 네티즌은 <무엇을 개혁하겠다는 것인지>라는 글에서 “난 솔직히 무엇을 개혁하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솔직히 신문보다는 방송이 훨씬 더 편파적이다라는 걸 느낄 때가 많은데 열린우리당은 방송을 가지고는 말을 안한다”고 지적했다.

중립의견을 밝힌 ‘believe’라는 네티즌은 <언론개혁의 조건>이란 제하에서 “자신과 반대의 의견도 인정하고 그것을 포용하지 못하고 억지로 바꾸려 한다면 언론개혁이 자칫 국론분열과 같은 심각한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했으면 싶다”며 “언론개혁을 위해서는 언론개혁에 앞서 진정으로 그것을 원하는 이가 스스로에게 자신이 정말로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언론개혁을 원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고 그런 중간자적인 자신을 먼저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 선행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한편 KBS라디오의 ‘열린토론’(KBS1 라디오, FM 97.3)에서는 26일 오후 7시 20분부터 9시까지 언론개혁의 청사진에 대한 토론이 열릴 예정이다. 정관용씨의 사회로 열리는 이번 토론에는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강경근 숭실대 법학과 교수, 김기태 세명대 미디어문학부 교수가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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