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최근 실시한 부장급 인사에 대해 내부에서 ‘젊은 피 수혈’이라는 평가와 함께 ‘일방통보식’ 인사라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24일 발표한 편집국 인사에서 종합편집부장에 편집부 서만교 차장을, 스포츠레저부장에 같은 부 옥대환 차장을 기용했다.

강상대 편집국 부국장겸 종합편집부장은 제작국 국장대우 부국장으로, 김광현 독자서비스센터장을 광고국 부국장 겸 영업부장으로, 사회부 최장원 차장대우를 사업부 차장으로 각각 전보 발령했다. 홍휘권 종합편집부장은 퇴사해 조선일보의 일부 섹션 편집을 대행하는 김에디터닷컴 사장으로 갔고, 방준식 스포츠레저부장도 스포츠조선 부국장으로 옮겼다.

이번에 새로 발탁된 서만교 종합편집부장과 옥대환 스포츠레저부장 외에 강효상 경제부장과 이준 산업부장 등 40대 초반(80년대 초 학번) 비중이 종전에 비해 커졌다.

조선일보는 편집국 뿐 아니라 지난 5일 있었던 경영기획실 인사에서도 편집국 박정훈 차장대우를 경영기획실장으로 기용하는 등 주요 포스트에 ‘젊은 피’를 수혈한 바 있다. 최근 안팎에서 가해지는 변화의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선 세대교체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었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반면 조선일보 노조(위원장 김희섭)는 26일 발행한 노보에서 “회사측은 20년 가까이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편집국에서 땀을 흘린 기자들을 전혀 생소한 곳으로 발령하면서 일부 당사자에겐 이 사실을 공표 2∼3시간 전에 전격 통보했다”며 “자신이 왜 그리로 가야 하는지, 회사측이 자신을 그리로 보내는 이유가 무엇인지 당사자들은 알 도리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정확한 내용도 모르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통보를 받고 당사자들이 느꼈을 서운함과 자존심의 손상, 이를 지켜보는 후배들의 허탈함을 회사에서 한번쯤 더 생각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편집국의 한 기자는 “앞으로는 체온이 느껴지는 인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노보는 전했다.

조선일보 측은 “모든 기자들이 국장·부장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부 기자들에게 회사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고 여기엔 인사 적체를 해소하려는 복안도 깔려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