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무료 시승 행사에 기자들의 신청이 쇄도해 눈총을 사고 있다. 일부 기자들은 가족까지 동행해 철도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철도청은 지난 2월 한달 간 불우이웃, 소년소녀, 낙도어린이를 대상으로 매주 화·수·목요일에 시승 행사를 벌였다. 전국 30개 이상의 단체에서 추천을 받아 모두 3만 명 정도가 이 행사에 참여했다.  또 오피니언 리더 40∼50명으로 짜여진 고객평가단도 무료 시승했다.

철도청은 이와는 별도로 올해 초부터 건교부 출입기자단·사진기자협회·경향신문·한국일보 등 일부 언론사의 요청을 받아 비공식적으로 이들에게 무료시승 기회를 제공했다.
철도청 정문영 고속홍보팀장은 “광고를 하려면 워낙 돈이 많이 들어 홍보를 위해 언론인을 대상으로 무료시승 행사를 벌인 것”이라며 “중앙 언론사와 지방 언론사,  주·월간지까지 합해 대략 200∼300명 정도의 언론인이 무료 시승을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기자들이 ‘취재를 하겠다’ ‘감각을 느껴보고 싶다’ ‘특집기사를 싣고 싶다’는 등 다양한 이유로 신청을 했고 대부분 다 수용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일부 언론인에게만 비공식적으로 기회를 준 데 대해 “공개를 할 경우 ‘기자들에게만 특혜를 주는 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까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정 팀장은 “일부 기자는 ‘고속철을 타는 게 애들 숙제’라며 가족 동승을 부탁하기도 했다”며 “사업이 잘되게 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응하는 방법 외에는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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