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 후보 4인에 들지 못한 데 대해 여권에서 조롱이 나오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당장 최재형 후보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며 최재형 지원사격에 나섰다.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최 전 원장이 본경선 후보 4인에 들지 못한 것에 “정치는 아무나 하나. 정치도 고도의 전문 영역”이라며 “일장춘몽을 꿈꿨던 그대는 감사원 직원들에게 사과하라. 다시는 정치권에 기웃거리지 마시라. 딴생각 말고 잘 가시라”고 독설을 날렸다.

이에 원 전 지사는 “틈만 나면 다른 사람 조롱할 거리 찾느라 시간 보내는 게 너무 한심하다”며 “국회의원이 이리도 한직이었나. 국민을 위해 일할 생각은 안 하고 다른 사람 조롱하는 데 재미 붙여 이게 뭐 하는 짓인가”라고 비판했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사진=미디어오늘, 원희룡 페이스북.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사진=미디어오늘, 원희룡 페이스북.

원 전 지사는 “최재형 후보는 일장춘몽을 꿈꾼 것이 아니라 편하게 살기를 포기하고 국가를 위해 한 몸 던진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엉망으로 만든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께 이런 어처구니없는 조롱 따위를 하다니 정말 수준 이하다. 국회의원이란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의 최악의 인성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정청래 의원은 당장 최재형 후보께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본인 정치 막장극이나 끝내시기 바란다”며 “다시는 정치권에 이런 막장 의원이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본다”고 했다.

천하람 전 최재형 대선캠프 공보특보도 9일 오전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서 “‘정치권에 기웃거리지 말라’는 이야기, 시간이 지나서는 그런 말씀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본경선 4인 후보 선출에서) 떨어진 날 이런 말씀하시는 것은…. 정청래 의원도 낙천을 경험해 보시고 정치에서의 아픔을 아실 텐데, 떨어진 당일 상처를 헤집어서 소금 뿌리는 행위 같은 건 정치인으로서 안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보수진영 패널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도 “정치를 그렇게 잔인하게 해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반면 정 의원은 자신의 SNS에 원 전 지사를 겨냥해 “나는 최재형을 비판했는데 원희룡이 왜 거기서 나오느냐”며 “내가 봤을 때 (원희룡은) 거의 꼴찌 턱걸이로 4등을 한 것 같은데 4등이라도 하니 눈에 뵈는 게 없으신가”라고 조롱했다.

이어 “윤석열, 홍준표 급도 아니라 신경 끌라고 했는데 불쌍해서 한마디 한다”며 “원 후보님, 지금 남 신경 쓸 겨를이 있나. 더 공부하고 더 노력하시라. 꼴찌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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