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핵심 인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구속된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은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압박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3일 오후 자신의 SNS에 ‘유동규 구속’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윤 전 총장은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라며 “드디어 대장동 게이트 꼬리가 잡혔다. 꼬리를 당기면 몸통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그런데 몸통은 ‘내 꼬리가 아니다’라며 버티고 있다”며 “꼬리 잡힌 이재명 지사는 즉각 사퇴하고 특검 수사를 자청하라”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재명 아바타 유동규가 구속됐다”며 “대장동 개발이익 25%를 대가로 받기로 하고 화천대유에 고수익 특혜를 줬다고 한다. 지난해 실제로 700억원 지급을 요구했고, 선금으로 5억원을 미리 챙겼다고 한다”고 전했다.

하 의원은 “이재명 후보 입으로 ‘돈 받은 자가 범인’이라고 했으니 일단 유동규가 범인이라는 사실은 부인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유동규씨는 이재명 후보 하수인에 불과하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설계자가 이재명 본인이라고 이미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700억 주인은 부하 유동규인가, 상사 이재명인가”라며 “대장동 설계자 이재명 후보, 1원 한장 안 받은 게 사실이라면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그만 버티고 즉각 특검을 수용하기 바란다”고 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열린캠프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열린캠프

유승민 전 의원도 이 지사를 겨냥해 “수많은 중도층, 무당층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 이재명의 대장동 게이트를 의심하는 이들도 모두 돼지라는 말인가”라며 “조국의 가재, 붕어, 개구리에 이어서 이제 이재명 지사는 국민을 돼지 취급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유 전 의원은 “그렇게 부끄러움이 없고 정말 잘못도 없다면 특검 수사를 받으라”며 “국정조사도, 특검도 모두 피하려고만 하면서 입으로만 당당한가. 어차피 너희 가붕개는 다들 속아 넘어갈 테고, 너희 돼지들은 진실을 알 필요가 없다는 뜻인가”라고 비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검찰이 사건 핵심이 아닌 곁가지 몇몇에게만 책임을 뒤집어 씌울 의도가 아닌지 벌써부터 뒷말이 무성하다”며 “꼬리자르기 수사로 비리 의혹을 덮어서는 안 된다.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특검 도입’만이 답”이라고 했다.

유동규 전 사장 직무대리는 지난 3일 오후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동희 당직 판사는 이날 유씨를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봤다.

검찰은 앞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뇌물 혐의로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4일 유씨 구속에 관해 “제가 소관하는 사무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신속한 진실규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스1에 따르면, 이 지사는 “제도 한계와 국민의힘 방해 때문에 비록 이루지 못했지만, 개발이익을 완전히 환수하지 못해 국민 여러분을 상심케 한 것에 대해 정치인 한 사람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장동 개발 사업은 제가 가진 권한 안에서 민간업자에게 개발이익 70% 환수한 모범사례가 분명하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향후 검찰 수사 핵심은 유씨의 불법 행위와 이 지사의 연관성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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