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이(58)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편적 복지주의자다. 2007년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를 설립해 13년 동안 공동대표를 지냈다. 현재는 정책위원장이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그의 대표 공약 기본소득을 비판한다. 

이 교수는 페이스북에 “기본소득 도입은 보편적 복지국가의 길을 가로막고 이 나라를 망치는 포퓰리즘 정치”라고 질타했다. 당원들에게는 “깨어있는 시민 여러분께서 힘을 보태달라. 여러분께서 이재명 후보의 망국적 ‘기본소득 포퓰리즘 정치’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교수 생각과 달리 충청권 민주당 당원들과 시민들은 지난 4~5일 지역 순회경선에서 과반의 표를 이 지사에게 몰아줬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이 지사의 ‘기본소득’ 앞에 무력한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재난지원금은 기본소득 공약에 호흡을 불어넣고 있다. 이 교수와 지난 6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본소득제도 한계와 문제점은 무엇일까. 

▲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편적 복지주의자다. 2007년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를 설립해 13년 동안 공동대표를 지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그의 대표 공약 기본소득을 거세게 비판한다. 사진=이상이 제공
▲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편적 복지주의자다. 2007년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를 설립해 13년 동안 공동대표를 지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그의 대표 공약 기본소득을 거세게 비판한다. 사진=이상이 제공

- 페이스북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기본소득을 비판하고 있다. 이 지사에게 기본소득 토론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금 민주당은 국민과 당원의 알 권리를 뺏고 있다. 토론하자는 이야기는 수없이 했다. 민주당과 이 지사는 계속 무시하고 있다. 지난 7월 윤호중 원내대표를 만나서도 기본소득 토론을 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기본소득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으면 국민 비난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쏟아질 것이다. 대선 본선에서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본선 전에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1920년대 영국 노동당 당원 일부가 기본소득 도입을 이야기한 적 있다. 노동당은 당 대회에 토론을 붙였고 제도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우리도 그런 절차가 필요하다. 현재 민주당 당론은 ‘보편적 복지국가’다. 그런데 기본소득은 보편적 복지와 복지국가를 그만하자는 주장이다. 기본소득은 보편적 복지국가의 하위개념이나 발전개념이 전혀 아니다. 보편적 복지국가를 가로막는 제도일 뿐이다.”

- “이 지사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민주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되기도 했다. 제주도당윤리심판원은 기각 결정을 내렸지만 이 교수는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재명 지사 측 혹은 그쪽 지지자 그룹에서 ‘이 지사 명예를 훼손하고 당원의 화합을 해쳤다’는 이유를 들어 ‘이상이를 징계하라’고 당에 요청한 것이다. 당은 그 사안이 ‘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보고 제주도당에 넘겼다.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도 입을 틀어막기 위해 내린 그 같은 결정에 굉장히 불쾌했고 분노했다. 제주도당은 지난 6월 말 1심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지만 나는 중앙당에 재심을 요구했다. 나는 당원에게 모욕감을 줄 만한 언행을 한 적 전혀 없으니 이 사안을 분명하게 밝혀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 “기본소득은 220년이나 된 낡은 ‘무차별적 획일주의’ 담론”이라고 비판했다. 기본소득이 최근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200년이면 오래된 논의인데?

“220년 전은 산업혁명 초기 단계였다. 토지 대부분을 지주들이 갖고 있었다. 대다수 농민은 배제돼 있었다. 생산수단을 갖고 있지 못해 빈부격차가 엄청 심했다.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의 아이디어가 바로 토지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다. 토지는 자연이 인간에게 준 선물로서 모두의 것이며, 그러므로 토지에서 나오는 산출물은 모두가 똑같이 나눠 가질 권리를 가진다는 것. 토지에서 나오는 지대(rent)를 거둬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똑같은 금액을 획일적으로 나눠주면 최소 기초생계는 해결할 수 있다는 이념이었다. 오늘날 세상에 비춰보면 너무 낡은 사고다. 220년 전과 달리 국가는 정교한 행정조직을 갖추고 있다. 지금의 복지 행정 체계는 정확하게 ‘복지의 필요’를 평가할 수 있다. 필요에 상응하는 지원이 가능한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에서 복지국가 토대를 그린 베버리지 보고서가 제시됐고 이후 복지국가 역사가 축적됐다. 북유럽은 실제 복지국가의 표상이 됐고 우리도 이젠 필요 맞춤형으로 적절하게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 필요한 곳에 재정이 들어가는 게 진보다. 기본소득은 우리나라 제일 부자에게도 똑같은 돈을 지급한다.”

- 이 지사는 전 국민에게 연간 100만원, 청년에게는 연간 200만원의 기본소득(임기 말 기준)을 나눠주겠다는 구상이다. 재원으로 무려 60조원이 필요하다. 어떻게 평가하나?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당장 내년 9월까지 2023년 정부 예산안을 확정해야 하는데, 이 지사는 2023년에는 모든 국민에게 2만원씩 나눠주겠다고 말한다. 이에 필요한 예산은 13조원(1인당 25만원×5200만명)이다. 또 700만명 청년들에게는 매달 8만3000원씩 지급하겠다는데, 7조원(1인당 100만원)이 든다. 내년 5월 취임하자마자 3개월 동안 20조원을 마련해야 한다. 무슨 수로? 이 지사는 기존 정부 예산에서 빼내겠다고 말하는데, 불가능하다. 역대 정부는 한정된 예산 속에서 국가 부채를 키워왔다. 박근혜 정부는 연간 40조원, 임기 동안 200조원의 부채를 키웠고 문재인 정부도 연간 70조원씩 부채를 만들었다. 코로나19 국면에선 그 규모가 90~100조원 수준으로 늘었다. 국가 부채 1000조원 시대다.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50%인 시대다. 국세 수입은 300조원 남짓인데 세출은 400조원이 넘다 보니 나머지는 국채 발행으로 채우고 있다. 기존 복지 수요를 충족하는 데도 정부 재원은 부족한 것이다. 저출생, 고령화 속도가 가속화하면서 복지 수요는 더 커지고 있다. 국채를 늘려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20조원을 빼서 전 국민에게 2만원씩 지급한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가질 수 없는 공상이다. 국민과 당원을 속이는 것이다. 거대한 포퓰리즘이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이재명 페이스북
▲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이재명 페이스북

- 이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에 이론적 틀을 제시한 강남훈 한신대 교수는 3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기본소득토지세’와 같은 토지보유세를 꺼냈다. 증세하겠다는 이야기인데?

“기본소득토지세는 철학도, 정치적 방법론도 틀렸다. 기본소득론은 강 교수 말처럼 공유부(common wealth)에서 출발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토지는 하나님이 모두에게 주신 선물’이기 때문에 ‘소수 지주만 독점할 수 없고’ ‘모두 똑같이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 그건 공산주의 개념인데?

“그렇다. 다만 토지 사유제를 인정한 현실을 감안해 공유부 사상에 따라 지대를 받자, 즉 토지를 가진 사람으로부터 사용료를 받자는 주장을 펼친다. 그 사용료를 받아서 만인의 권리에 대해 배당을 하겠다는 것이다. 기본소득론자들이 ‘배당금’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이유다. 현대 기본소득론에서는 토지뿐 아니라 생산물은 모두 선조의 지식과 문화를 향유해 부를 창출한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이용료를 내라고 주장한다. 지식과 문화에 대한 공유부로 확장한 것이다. 이를 테면 인터넷 공간은 우리 모두의 지식이 모인 공간이기 때문에 ‘빅데이터 공유부’라는 것이고…. 이는 소유권을 인정한 우리 헌법에 비춰봤을 때도 비현실적이다. 현실에서의 사적 소유권과 종교·이념·관념적 소유권 개념을 혼동한 아주 잘못된 이론이다.”

- 조세 저항도 거셀 것 같다. 

“상위 10~20% 계층 부담이 매우 커질 것이다. 대한민국이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이들 계층의 조세부담은 중요하다. 이들에게 걷은 세금을 전 국민에게 동등하게 나눠주는 데 소요하면, 정부 재정은 더 커질 수 없다. 현재 우리 국민이 내고 있는 세금은 GDP의 20%(조세부담률) 수준이다. OECD 평균 조세부담률은 25%다. 우리는 OECD 평균에 비하면 4.8%P 모자란다. 우리가 복지국가를 위해 OECD 평균 수준으로 조세 부담을 지겠다고 합의하면, 연간 93조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향후 5년 이내 우리나라는 OECD 평균 수준의 조세부담률에 도달한다는 점이다. 최근 5년 사이에도 3%P 늘었다. 강남훈 교수 등은 2033년까지 전 국민에게 월 91만원씩 나눠주겠다고 하는데, 그러려면 연 566조원을 걷어야 한다. GDP 대비 40%를 세금으로 걷어야 한다. 경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 우리가 가장 현실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는 조세부담률을 5년 이내 OECD 평균 수준인 25%로 높이는 데 있다. 이에 비춰보면 최대한 더 걷을 수 있는 규모가 연간 90조원 내지 100조원 수준인데 절반은 사회서비스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 육아, 보육, 교육, 의료, 요양, 직업훈련, 주거복지 등 공공사회서비스를 위한 보편적 복지에 써야 한다. 남는 40조원도 기본소득에 태울 게 아니라 기초생활보장제와 근로장려세제(EITC) 확충, 전 국민 고용 안전망 확립 등에 필요한 것이다.”

- 코로나19 재난지원금과 맞물리며 기본소득을 바라보는 국민 인식이 우호적으로 바뀐 면이 있다. 그러나 재난지원금은 기본소득으로 볼 수 없지 않나? 

“기본소득은 6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 사회구성원 모두에게(보편성) 개인적으로(개별성) 조건 없이(무조건성) 매달(정기성) 기본적 생활이 가능할 만큼의(충분성) 금액을(현금성)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대 기본소득론자들에 따르면, 최저 생계가 가능한 기본소득 규모는 1인당 GDP의 25% 정도로 월 80만원 정도다. 재난지원금은 6가지 요소 가운데 ‘구성원 모두에게 준다’는 ‘대상의 보편성’을 띠고 있다. ‘필요한 대상자 누구에게나 준다’는 게 ‘보편적 복지’라면 기본소득은 필요를 따지지 않고 모두에게 나눠준다는 획일주의에 다름 아니다.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몰아주자, 즉 맞춤형 지원은 보편적 복지 원리에 부합한다. 필요가 있으면 필요에 상응한 지원을 한다는 것으로, 지금 부자인 사람은 필요하지 않으니 지원하지 않는 게 보편적 복지다.”

- 현재 논의에서 보편적 복지는 ‘모두에게 똑같이 줘야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시 말해 ‘보편적 복지=기본소득’이라는 프레임이 공고하다.

“보편적 복지는 민주당 강령에 명시돼 있다. 지금은 ‘보편적 복지가 곧 기본소득’으로 왜곡돼 있는 상태다. 당 지도부가 이견을 묵살하고 입을 닫은 결과다. 보편적 복지는 ‘필요’를 근거로 한 보편성을 이야기한다면, 기본소득은 ‘대상’을 근거로 획일적 보편성을 이야기한다. 재난으로 얼마만큼 피해를 봤는지, 어떤 계층에 속해 있는지 아무것도 따지지 않겠다는 무조건성만 추종하는 것이다.”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이상이 제공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이상이 제공

- ‘필요’ 여부를 따지는 데 행정비용이 많이 든다는 반론이 있지 않나?

“이번 5차 재난지원금은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대상(국민의 88%)을 나눴다. 무슨 비용이 들었나? 비용이 든다는 말 자체가 거짓말이다.”

- 이 지사는 재정 구조조정을 통해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역대 정부가 재정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나? 문재인 정부도 해마다 했다. 오래되고 낡은 사업을 평가해 없애고 보완했다. 정부가 늘 해오던 일이다. 재정 구조조정으로 돈이 나올 것처럼 말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세금 깎아주겠다고 했는데, 부자 감세는 복지 축소로 귀결됐을 뿐이다. 기존 정부 재정에서 20조원을 빼내겠다고 하는 주장은 기존 복지를 축소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여기에 매년 복지 대상자는 늘고 있고 복지 서비스의 질적 제고를 요구하는 여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정책 효율성이 필요한 이유다.”

- 이 지사는 기본소득이 복지정책, 그 이상의 ‘복지적 경제정책’이라고 강변한다.

“정부의 재정지출은 그 자체로 복지정책이자 경제정책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마을에 도로 하나를 깔아도 이 재정은 마을 일자리를 늘리는 복지정책 역할을 한다. 어떤 재정지출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 지사는 그게 기본소득이라고 주장하는데, 기본소득은 복지·경제효과가 가장 낮은 저열한 정책이다. 복지, 경제, 소득재분배가 가장 큰 영역은 교육과 보육 등에 지출을 늘리는 것이다. 정부가 보육에 재원을 투입하면, 아이들 식사를 위한 식재료 소비, 보육 선생님들의 임금 등으로 소비되지 누군가의 저축으로 저장되지 않는다. 정부의 직접 지출은 재정의 승수효과가 크다. 제일 열등한 방식이 재정을 현금으로 뿌리는 것이다. 물론,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에 복지비를 준다든지 실업자들에게 실업급여를 지급하기도 하지만 이들이 지원금의 100%를 다 사용한다고 할 수 없다. 일부는 저축으로 잠길 것이다. 정부 소비보다 현금 지출은 재정 효과가 떨어진다. 기본소득은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부자에게도 돈을 똑같이 주자는 건데 소득 재분배 효과도 적다.” 

- 2011년에는 무상급식으로 상징되는 보편적 복지가 담론이었다면 지금은 기본소득이 대세가 됐다.

“복지국가 역사를 되짚어보면, 무차별적 획일주의 방식으로 재원을 나눠주자는 논의가 중앙 정치에서 제기된 건 우리가 처음이다. 시민사회에서 논의가 출발했던 스위스에서도 2016년 기본소득 도입이 국민투표에 부쳐졌으나 77%가 반대해 부결됐다. 이재명 지사가 본선에 올라가면 못 이긴다고 본다. 본선에서의 논의는 전 국민을 상대로 한 논의다. 거짓말이 만천하에 드러날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 검증 관문을 넘어설 수 없을 것이다. 재원은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 이 교수는 북유럽식 보편적 복지국가를 주장한다. 그러나 북유럽 국가에선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기업과 정부, 노조의 대타협이 있었다. 신뢰가 부족한 우리사회에서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한가?

“우리 현실에서 그것만 가능하다. 장하준 교수도 말하지 않았나? 자꾸 삼성 해체한다고 떠들지 말고,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처럼 삼성이 세금 더 내게 하고 그 세금으로 보편적 복지를 제공하자. 이를 기반으로 우리 국민 모두에게 생산수단을 갖게 하자. 현대사회에서 생산수단은 지식, 기술과 능력이다. 기술과 능력이 있으면 취업과 창업이 가능하다. 이를 키워줘야 한다. 교육과 직업훈련에 돈을 쏟아붓고 보편적 복지를 공고히 해야 한다. 국민에게도 북유럽식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조세부담률을 높이자고 제안한다면 국민 스스로 합리적 판단을 할 것이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이재명 페이스북
▲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이재명 페이스북

- 문재인 정부는 복지국가를 표방하며 출범했다. 하지만 양극화는 더 심해졌고 부동산 가격 폭등은 청년 세대에 좌절만 안겼다. 문재인 정부는 복지국가 수립에 왜 실패했나?

“문재인 정부 출발은 매우 좋았다고 평가한다. 복지국가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는 높게 평가하고 여전히 지지한다. 그의 불행은 참모의 무능이다. 민주당 정치 실권자들의 무능과 부패, 자리 나눠먹기가 극에 달했다. 부끄러워서 말을 다 못하겠다. 586 운동권 출신들과 그들이 추천한 무능한 전문가 그룹의 책임이다. 그들이 문재인 정부를 망쳤다.”

- 민주당의 다른 대선주자 캠프에는 참여하지 않나?

“캠프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고 있다. 내가 특정 후보를 편들기 위해 기본소득을 반대한다는 식의 오해를 받을까봐 참여하지 않는다. 어떤 캠프든 요청이 오면 다 거절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가 충청권 경선에서 완승했는데, 이는 당원과 국민이 진짜 알아야 할 것을 토론하지 않은 결과다. 후보들의 인성, 품성을 따질 게 아니라 이낙연의 ‘신복지’가 뭔지, 이재명의 ‘기본소득’이 뭔지 치열하게 토론했어야 했다.”

- 당원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간곡하게 호소의 말씀을 올린다. 지난 30년 동안 복지 시민운동을 해왔다. 아무리 생각해보고 곱씹어보고 공부하고 찾아봐도 기본소득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다. 기본소득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복지국가의 길을 포기해야 한다.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아주 낡은 방식의 무차별적 획일주의는 망국적 길이다. 정치적 이득을 위해 당원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국민을 속이면서까지 기본소득 공약을 강행하는 한 이재명 후보는 본선의 벽을 넘을 수 없다. 정녕 당의 후보가 되려고 한다면 기본소득을 내려놓고 후보가 되시라. 이걸 끌어안고선 후보가 될 수 없다. 이대로 본선에 나가면 조롱만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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