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처리를 막도록 중재한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병석~~’ ‘GSGG’ 표현을 썼다 삭제하는 소동이 벌어져 파문이다. 김 의원은 언론중재법의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통과와 당내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 법안 성안을 주도해왔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윤리 위반으로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표현이 부적절했으며 자숙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GSGG라는 표현이 욕설이 아니라 지도자가 일반의지에 봉사한다는 ‘Government serve general good’이라는 의미라고 부인하고 있다. 이 같은 해명도 비판을 받았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밤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무산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실패했다. 국민의 열망을 담지 못했다. 죄송하다. 눈물이 흐르고 입안이 헐었다”며 “도대체 뭘 더 양보해야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을 제대로 통과시킬 수 있는지 모든 직을 걸고 꼭 제대로 더 쎄게 통과시키겠다”고 썼다. 그러나 김 의원은 박병석 국회의장을 두고 “박병석~~ 정말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겁니다. GSGG”라고 비난했다. 이후 언론 등에 보도된 캡처된 페이스북 이미지를 보면, ‘GSGG’가 ‘개XX’라는 욕설로 쓰인다는 비판이 나오자 그는 7시간 뒤에 이 표현만 삭제하고, ‘governor(지도자)는 국민의 일반의지에 충실히 봉사할 의무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수정했다. 또 국회의장 직함도 삭제한채 ‘박병석~~’이라고 했던 것을 ‘박병석 의장님’으로 고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 의원은 해당 글 자체를 삭제한 상태다.

김 의원은 처음에 수정했을 때는 GSGG를 ‘Governors serve general G’의 약어라 했다가 31일 오후 국회의장실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백브리핑에서 “Governors serve general good”(지도자는 일반 의지에 봉사한다)의 약자라고 주장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YTN 나이트포커스에 출연해 언론중재법에 대해 인터뷰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김승원 페이스북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YTN 나이트포커스에 출연해 언론중재법에 대해 인터뷰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김승원 페이스북

 

김 의원은 기자들에게 “의장님이 어르신인데, 사과를 드렸다, 사죄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어떤 사죄를 했느냐고 묻자 그는 “거기까지는 말씀을 (드리기가)”라고 했다. 김 의원은 박병석 의장이 불러서 간 것이냐는 질의에 “아니다. 제가 미리 찾아뵌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 의장이 ‘실망했다’는 질책도 하시고 ‘더 잘하라’는 격려도 해줬다”며 “저는, 하여튼 나라의 큰 어른이신데, 죄송하다고 말씀드렸고, 한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겠다‘ 이렇게 말씀 드렸다”고 전했다.

이에 금태섭 전 의원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논란이 많은 법안이 원하는 대로 통과되지 않았다고 국회의장을 이름만으로 부르고 ‘개XX’의 약어를 써서 공개적으로 욕을 한 의원은 반드시 국회에서 징계해야 한다”며 “모욕을 당한 것은 박병석 의장 개인이 아니라 그가 대표하는 국민 전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더구나 금 전 의원은 김 의원의 해명을 두고 “한 마디 사과나 반성없이 변명이라고 내놓은 말도 천박하고 비겁하기 짝이 없다”며 “제너럴G라니... 제너럴G 같은 소리하고 있네. 이런 사람이 우리를 대표한다니 나까지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전날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도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깜짝 놀랐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금태섭 전 의원 페이스북 글을 들어 “논란이 많은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국회의장을 이름만 부르고, 무슨 ‘개XX’라는 뜻의 약어를 써서 공개적으로 욕보인다. 반드시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이런 문제를 그냥 방치하고 좋은 게 좋다고 넘어가면 국회가 우습게 된다”며 “국회윤리위를 열어서 이 문제를 다뤄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저라도 나서서 이 문제에 징계절차를 밟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정부가 일반의지에 봉사해야 한다는 말의 약자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 정 부의장은 “이런 구차한 변명은 이해도 되지 않을 뿐더러 다시 정중하게 의장에게 사과를 드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겠다고 본인이 반성하지 않는 한 이렇게 천박하고 비겁하게 나와서는 안 된다”며 “국회를 이렇게 희화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국회가 뭐 핫바지냐”며 “국회 윤리위를 열어서 당연히 이거는 징계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김승원 의원은 자숙의 기간을 갖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 의원은 1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자숙하는 기간을 갖고, 본연의 일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밤부터 여러차례 자신의 페이스북을 수정한 내역. 사진=MBN 뉴스 갈무리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밤부터 여러차례 자신의 페이스북을 수정한 내역. 사진=MBN 뉴스 갈무리

 

GSGG 표현의 진의를 두고 김 의원은 “‘지도자는 일반의지에 복무한다’는 영어 문장을 축약해놓으니 그렇게 읽히는 부분이 있다. 원칙적인 뜻인데 축약이 되더라”면서 “그 표현은 부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설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GSGG만 써놓고 어떤 국민이 그 문장의 약자라 생각하겠느냐, 개XX의 약자로 받아들이게끔 써놓고 비판을 받으니 거짓으로 해명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의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 질의에 그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후 텔레그램으로 해당 표현에 욕설하고자하는 고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등의 질의를 추가로 하자 김 의원은 그동안 기자와 나눈 대화내용을 모두 삭제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1일 최고위원회의 종료후 백블리핑에서 ‘김승원 의원 페북 논란에 당 차원 경고가 있느냐’는 질의에 “어제 원내대표가 아주 깊은 사과를 박병석 의장에게 드렸고 당사자인 김승원 의원도 의장에 사과드렸다”며 “의장도 받아주신 것으로 안다. 더이상 당에서 추가로 징계한다든지 그런 것은 없었다”고 답했다.

정진석 부의장이 운영위에서 김 의원 징계논의 절차를 밟겠다고 한 것을 두고 고 수석대변인은 “정진석 부의장이 박병석 의장과 논의하겠죠”라며 “그래서 당사자가 어제 바로 사과한 점을 고려해서 정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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