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6개월만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추천을 완료했다. 그러나 추천 후에도 정연주 방심위원을 놓고 ‘아들 국적문제 관련 방송계 조국’이라며 해촉하라는 목소리가 계속됐다. 이에 야당 추천 김우석 위원의 경우 ‘안드로메다에서 온 문재인’ 등 현 정부를 비난, 조롱하는 편향성을 가진 인사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데도 야당이 추천한 인사라 존중했다고 맞서는 등 설전을 벌였다.

이원욱 국회 과방위원장은 27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추천한 김우석, 이상휘 방심위원 후보를 위원으로 추천할지 여부에 관한 안건을 상정했다. 이 위원장은 “방통심의위원회 9명중 3명을 우리 위원회에서 추천하도록 하는데, 관례상 과방위가 3인 중 1인은 여당이 2인은 야당이 각각 추천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6월 윤성옥 경기대 교수을 민주당이 추천한바 있으며 오늘 야당 김우석 국민대 교수, 이상희 세명대 교수를 방통심의위원으로 추천하고자 한다”며 “이의 없느냐. 없으면 가결됐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공정방송을 심의해야 할 방심위가 6개월 넘게 심의 지연되면서 여러 문제를 야기해온 것은 몹시 유감스럽고 아쉽게 생각한다”며 “여권측에서 추천할 분들에 대해 별다른 말씀과 어떠한 이견도 제기하지 않겠으나 단 한 분은 이 자리에서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정연주 방심위원을 지목했다. 박 의원은 방심위원장 가능성이 높은 정연주 방심위원을 두고 “심각하게 여야간 고민해야 한다”며 “최근까지 (정연주 위원이) SNS를 통해 소위 보수언론에 대해 증오에 가까운 편향된 언론관 숱하게 보여왔고, KBS 사장 때 편향논란 이미 다 익히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의원은 정 위원의 두 아들 병역면제를 집중 비판했다. 그는 “그의 신상에 관한 내로남불의 경우 한겨레신문 논설주간 시절 이회창 군면제 논란 제기하면서 ‘병역면제는 미국국적 취득의 특수계급이 누리는 특권적 행태다’, ‘현역 3년 꼬박 채우면 힘없고 빽없는 노동의 자식들, 면제는 신의아들’이라고 글을 썼다”고 제시했다. 이어 그는 “국정감사에서 거짓말까지 했다”며 “자신의 두 아들이 미국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불가능해서 한국에 옮기는게 불가능해서 그래서 그리워하면서 살고 있다고 했는데, 석달 전부터 삼성전자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게 드러났고, 그래서 방송계의 조국이라고 부른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런 분이 방심위원장으로 오는 것은 너무나 정말 암울한 결과를 가져와 심히 유감”이라며 “끝까지 위촉을 철회할 것을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의원들도 이를 인식해서 현명한 선택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원 위촉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원 위촉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이에 KBS 부사장 출신의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력반박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정연주 위원장이 아시다시피 KBS 사장 재임시절에 이명박 정권 들어서 부당하게 배임을 걸어서 해임시켰다”며 “그것이 결국 법원에 의해, 대법원까지 가서 배임행위가 혐의가 없다는 것이 드러나 무죄판결을 받았는데도, 정치적 시비를 건다는 것은 굉장히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그런 차원이라면 똑같이 국민의힘이 추천한 김우석 이상희 후보도 정치적 편향성이 굉장히 많은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의 전력과 관련해 이상희 후보의 경우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 홍보기획비서관, 춘추관장을 지냈고, 새누리당 원외 대변인, 동작갑 20대 국회의원 후보까지 했다. 김우석 후보는 이회창총재 정무공보보좌로 시작,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특별보좌관, 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에도 나섰다.

특히 김우석 후보의 데일리안 칼럼도 논란이 됐다. 정필모 의원은 “그가 쓴 데일리안 칼럼을 보면 ‘조폭의 충성을 강요하는 문재인 정권’, ‘나라구할 레임덕 찾아왔다’, ‘문재인 재보선 회초리에 변한 게 없다’, ‘안드로메다에서 온 문재인 대통령’ 등”이라며 “이런 식의 정치적 편향성 가진 분이 심의위원 후보에 올랐다는 것은 그런 논리라면 우리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하지만 야당이 추천한 분을 굳이 반대해서 정치적 논란거리로 삼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그래서 이 자리에서 참석했는데, 이미 임명됐고, 여야와 청와대 추천한 것은 법에 따라 한 것이어서 더 이상 시비를 안거는 것이 원만한 회의와 앞으로 진행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추천 김우석 후보의 문재인 대통령 비난 글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추천 김우석 후보의 문재인 대통령 비난 글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6개월만에 완성된 방심위원 인선을 두고 “방심위원이 1월29일 임기가 만료된 이후 지금까지 16만8000건 심의가 밀려있다”며 “통신분야가 15만8000건, 방송 1만여건, 디지털 성범죄 관련 7600건 심의를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국회가 보다 빨리 진행해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안할 수 없다”며 “ 늦었지만 오늘 야당 추천 방심위원들이 추천을 마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한편, 박대출 의원은 최근 MBC의 올림픽 방송 문제를 들어 “여야간 하나더, 올림픽에서 MBC의 저 엄청난 추락사태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며 이와 관련한 긴급 상임위 개최 제안을 했다.

이를 두고 이원욱 위원장은 “박대출 의원 말씀하신 긴급 제안 내용은 간사간 협의를 거치겠다”며 “간사들 사이 합의가 이뤄진다면 가장 빠른 시간내에 상임위를 소집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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