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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NS 출범 후 네이버 뉴스 조선일보 페이지가 바뀌었다
조선NS 출범 후 네이버 뉴스 조선일보 페이지가 바뀌었다
지난달 28일 출범 2주 후 ‘조선닷컴과 네이버’ 기사 클릭 수 크게 늘어나
네이버 뉴스 첫 화면 기사 상당수 조선NS 기사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잘된 일인가”

조선일보 기자들이 조선일보의 온라인 대응 자회사인 조선NS(News Service) 출범으로 기사 조회수가 늘어난 건 다행이지만 조선일보의 디지털 전략이 조선NS가 다인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지난 15일 조선일보 노동조합(위원장 김인원)이 발행한 노보를 보면 조선NS(대표 장상진 기자)가 지난달 28일 공식 출범한 뒤 조선닷컴 등에서 기사 클릭수(PV)가 크게 늘어났다. 매주 집계되는 조선닷컴과 네이버를 합한 클릭수가 출범 첫 주(6월28일~7월4일) 14.7% 늘었고, 둘째 주(7월5일~7월11일)엔 다시 14.1% 늘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노조는 “매주 어떤 이슈가 터지느냐가 언론사 전체 클릭수를 좌우하고 조선NS에서 쓴 기사 일부의 지나친 가십성·선정성 비판이 나오긴 하지만 분명 눈에 띄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조선NS에 대한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 3월부터 운영됐다가 지난달 폐지된 편집국 내 온라인 이슈 대응팀인 ‘디지털 724팀’과 자회사인 조선NS를 비교하기도 했다. 노조는 “조선NS는 기존 편집국 724팀과 인원수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생산하는 기사량이 늘었고 클릭수도 늘었다”고 했다. 

이에 조선일보의 A기자는 “724팀은 손들고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어 저연차 기수로 채워졌지만 조선NS는 온라인만 제대로 공략해보자고 모인 사람들로 구성하지 않았느냐. 구성원들 의욕이 다른데 결과가 다른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조선일보의 B기자는 “편집국 안에서 디지털 전문 부서를 ‘비주류’로 취급해왔다는 사실이 이번에 역설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조선NS 출범 후 네이버 뉴스 첫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조선일보’ 페이지 기사 6개 중 평균 3개, 많게는 4~5개가 조선NS 기사로 채워지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 노조는 “이 때문에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당장 클릭수가 는 것은 다행이라고 해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잘된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왼쪽부터 지난 11일과 지난 8일 조선일보 네이버 언론사 뉴스페이지 모바일 화면에 걸린 기사들이다.  지난 11일과 지난 8일 각각 “윤희숙, 인터뷰 중 돌싱 고백...“젊은 여성들 겁내는게 뭔지 잘 안다”” “12시간 구타해 직원 죽어갈 때, 옆에서 치킨 뜯고 또 때렸다”라는 제목의 1개의 기사를 제외하고 모두 조선NS 기사들이 걸려있다.
▲왼쪽부터 지난 11일과 지난 8일 조선일보 네이버 언론사 뉴스페이지 모바일 화면에 걸린 기사들이다. 지난 11일과 지난 8일 각각 “윤희숙, 인터뷰 중 돌싱 고백...“젊은 여성들 겁내는게 뭔지 잘 안다”” “12시간 구타해 직원 죽어갈 때, 옆에서 치킨 뜯고 또 때렸다”라는 제목의 1개의 기사를 제외하고 모두 조선NS 기사들이 걸려있다.

조선일보의 C기자는 “회사의 ‘디지털 강화’ 전략은 무게 중심을 신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데 초점을 둔 것 아니었느냐. 조선NS 출범으로 다시 편집국의 무게 중심이 신문으로 쏠리는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했다. 조선일보의 D기자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온라인이고 온라인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은데 ‘답 찾기’를 다른 조직에 넘겨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조선NS 출범 직후 생긴 여러 어수선한 상황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했다. 조선일보의 E기자는 “현장에서 속보 기사를 써서 올렸는데 조선NS에서 ‘우리가 이미 처리했다’고 하면 출고를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조선일보의 F기자는 “화제가 되는 기사를 조선NS에서 집중 공략하다 보니 온라인 상에서만 화제가 됐을 뿐 팩트와는 거리가 먼 기사가 나오기도 한다. 출입처에서 ‘왜 조선일보에서 이런 기사를 썼느냐’고 하는데 답하기 곤란했다”고 했다. 조선일보 차장급의 G기자는 “조선NS 출범이 회사와 조합원 모두에게 우리 미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여러 고민거리와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다. 수치로만 결과를 평가할 게 아니라 다양한 측면을 살펴야 한다”고 우려했다.

장상진 조선NS 대표 “조선NS로 인해 편집국에 취재시간 벌어주고 싶어”

조선일보 본지 기자들의 우려에 노조는 장상진 조선NS 대표를 인터뷰했다. 장상진 대표는 노조와의 인터뷰에서 ‘조선NS의 역할과 설립 취지’에 대해 “온라인에서 ‘조선’의 영향력을 넓히는 것, 출입처 장벽을 허물고 온라인 독자가 원하는 기사를 효과적으로 빠르게 생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클릭수를 높이는 게 당면 과제가 아니냐’는 질문에 장 대표는 “클릭수는 ‘과제’가 아니라 ‘결과’일 뿐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과제는 ‘조선닷컴에 가면 주요 이슈를 놓치지 않고 다 볼 수 있다’는 말이 나오게 하는 것이다. 그걸 해내면 클릭수는 저절로 따라올 거라고 본다”고 답했다.

‘조선NS 일부 기사가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란 비판이 나온다’는 지적에 장 대표는 “수위에 대한 고민은 계속하고 있다. 조선NS 내부적으로 관련 지침도 여러 차례 변경 공지 중이다. 그러나 선정성으로부터 완전히 탈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최대한 많은 독자를 ‘우리 땅’인 조선닷컴에 모아놓아야 한다. 그래야 조선일보의 의지를 담은 기사를 올렸을 때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고 그게 우리의 영향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선NS와 편집국이 경쟁 상대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조선NS와 편집국이 경쟁하는 게 아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조선닷컴’의 성적으로 평가받는다. 조선NS 기사 페이지뷰(PV)가 올라가고 편집국 기사 PV가 내려가면 우리는 존재 이유가 없다. 조선NS가 있어서 전체적으로 성장하고 또 편집국 기자들로부터 취재할 시간을 벌어줬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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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21-07-19 17:13:56
"다양한 스펙트럼의 최대한 많은 독자를 ‘우리 땅’인 조선닷컴에 모아놓아야 한다. 그래야 조선일보의 의지를 담은 기사를 올렸을 때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고 그게 우리의 영향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의 발언에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자극적 선정적 기사로 '그물'(조선닷컴)에 '물고기'(독자)를 모아 결정적인 순간에 정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음모. 종이신문에서 하던 것을 인터넷에서 똑같이 하겠다는 속셈. 분쇄하지 않으면 민주공화국의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