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한다는 자사 보도를 결국 온라인에서 삭제했다.

한국경제는 지난 12일자 1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화이자 백신 만든다”라는 제목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르면 8월부터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서 확인되는 핵심 소스는 익명의 ‘정부 고위 관계자’였다. 이 관계자가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 3공장에 화이자 백신 생산을 위한 설비를 깔고 있다. 8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보도 직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시를 통해 “금일(12일)자 한국경제신문이 보도한 ‘삼성바이오, 화이자 백신 만든다’(1, 3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혀 오보 논란에 휩싸였다.

▲ 한국경제신문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한다는 자사 보도를 결국 삭제했다.
▲ 한국경제신문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한다는 자사 보도를 결국 삭제했다.

공시를 통한 반박에도 한국경제는 미디어오늘에 “이 보도는 신뢰할 만한 취재원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재차 확인한 내용”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시에 대해서는 따로 말씀 드릴 내용이 없다. 그 회사에 문의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한국화이자제약 측이 연합뉴스에 “글로벌 본사에 확인한 결과 mRNA(메신저 리보핵산·전령RNA) 백신 기술의 고유성과 외부에서 제조됐을 때의 품질 등을 고려해 현지 제조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밝히며 보도가 오보였다는 지적이 컸다. 화이자로서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생산 라인에서 공급하는 것 외에는 현지에서 제조하는 위탁 생산 등은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결국 한국경제는 자사 보도를 삭제했다. 13일 오전 현재 한경 기사는 삭제된 상태다. 한국경제 관계자는 13일 “당사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시를 한데 이어 화이자도 공식 부인했기 때문에 기사를 내리게 됐다”며 “이와 관련한 내용이 다음주 쯤에는 어떤 형태로든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때 독자들에게 전체적 보도 경위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한국경제신문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한다는 자사 보도를 결국 삭제했다.
▲ 한국경제신문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한다는 자사 보도를 결국 삭제했다.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코로나19 백신 협력을 논의하는 만큼, 백신에 대한 양국 입장이나 정상회담에 앞서 발표될 내용 등을 감안해 한국경제 역시 오보 경위 등을 밝힐 것으로도 관측된다. 

한편, SBS는 지난 12일 오후 “코로나 백신을 만드는 미국 제약 회사 모더나와 국내 업체 사이에 위탁생산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열릴 우리나라와 미국의 정상회담 이전에 그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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