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월선원전 경제성평가 조작 사건 관련 검찰이 청와대 권력을 겁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오히려 권위주의 시절 언어라며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검찰은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으나 “수사의 공정성을 지키려 노력하는 게 검찰의 책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및 기자회견에서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에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 ‘대통령이 현 정권에 관련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월성 원전 사건 등에 성역 없이 살아 있는 권력이라도 봐주지 말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김오수 후보자에게 공개적으로 지시할 의향이 없느냐’는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법무부 차관을 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한다는 것은 잘 납득이 안 간다”며 “법무부 차관으로 적합하다고 해서 임명되었을 뿐인데, 그렇다는 이유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을 것이다라는 것은 과도한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손 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손 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정치적 의혹 사건들에 대해서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엄정하게 수사를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 점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아까 원전 수사 등 여러 가지 수사를 보더라도 이제 검찰은 별로 청와대 권력을 겁내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자회견을 본 국민의힘은 오히려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한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도대체 무슨 권위주의 시대의 언어냐”라며 “공정한 수사지시의 의지가 없음을 다시 밝힌 것이며,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준 것으로 오해받기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에서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이 기소된지 1년4개월만에 처음으로 정식재판이 열린다는 점을 들어 “공소장에 35번이나 언급되고도 관련 보고를 받았는지조차 규명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단 한마디의 유감 표명도 없다”고 비난하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에 대검찰청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검찰청의 한 간부는 10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검찰이 청와대 권력을 겁내지 않는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과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 주장에 “제가 답변할 성격의 질문이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이 간부는 다만 “검찰은 수사의 공정성을 늘 지키려고 노력한다”며 “그것이 검찰의 책무”라고 밝혔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1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취임4주년 특별연설 내용에 대해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 갈무리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1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취임4주년 특별연설 내용에 대해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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