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은 조선미디어그룹 사주 일가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차남인 방정오 TV조선 이사가 대주주인 ‘하이그라운드’와의 거래에서 불거진 의혹이다. 드라마 외주 제작사인 하이그라운드는 2014년에 설립됐다. 방 이사가 지분 35.3%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1월 종영된 TV조선 토일 드라마 ‘복수해라’ 제작도 하이그라운드다.

앞서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하승수 변호사는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에 TV조선을 운영하는 조선방송과 하이그라운드를 불공정거래행위(부당지원) 혐의로 신고한 바 있다.

하 변호사는 “조선방송은 드라마 외주 제작을 주면서 하이그라운드를 공동제작사로 끼워 넣는 방식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해왔다. 2018년 이후 TV조선이 방영한 드라마 8편 중 6편에 하이그라운드가 공동제작한 형식“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매우 노골적으로 해온 결과 하이그라운드 매출액 98%가 조선방송과의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거래는 공정거래법이 금지하고 있는 부당 지원 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하 변호사 판단.

▲ 방정오 TV조선 사내이사. 사진=TV조선
▲ 방정오 TV조선 사내이사. 사진=TV조선

하이그라운드의 2018년 매출액은 120억원이다. 이 가운데 91.6%에 해당하는 110억원이 TV조선으로부터 벌어들인 ‘드라마매출’이다. 2019년 하이그라운드 매출액은 194억원으로 74억원 늘었고, 매출액 가운데 TV조선과의 거래로 인한 규모는 192억원(98.9%)을 차지한다.

지난해 상황도 대동소이했다. 하이그라운드 매출액 254억원 중 252억원(99.2%)이 TV조선으로부터 번 ‘드라마매출’이다. 하이그라운드 매출 성장을 뒷받침하는 건 ‘TV조선 드라마’다. 다만,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하이그라운드는 매해 1~2억여원의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하이그라운드 전신은 ‘씨스토리’다. 방 이사가 2014년 지분 100%로 설립했다. 하이그라운드가 몸집이 커진 건 2017년 말이었다. 그해 12월 해외 사모펀드 회사인 블루런벤처스(BRV)가 100억원을 투자했다. 이때 상호를 씨스토리에서 하이그라운드로 변경했다. 방 이사 지분도 50%로 줄었던 시기다.

BRV는 2019년 하이그라운드에 한 차례 더 100억원을 투자했다. 방 이사 지분은 35%로 더 줄게 됐다. 반면 BRV는 하이그라운드 지분 65%를 보유하게 됐다. 방 이사 측은 드라마 제작에, BRV 측은 하이그라운드 경영과 자금에 대한 결정을 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

하 변호사는 16일 뉴스타파 보도에서 “2020년 하이그라운드 총 매출액이 253억원 정도인데 그 가운데 251억원 이상이 TV조선과의 관계에서 발생했다”며 “매출액 99% 이상이 TV조선에서 나오는 거다. 일감 몰아주기가 너무 명확한 사례다. 공정거래위가 조사에 시간을 끌고 있는데 그 사이 일감 몰아주기를 계속 해왔다”고 비판했다.

TV조선은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하이그라운드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일감 몰아주기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도 “관계 당국에서 일감 몰아주기라고 판단한다면 우리로선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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