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진들이 모인 회의에서도 세대교체, 중진퇴진론이 나와 눈길을 끈다. 초선의원과 젊은 세대 중심으로 당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당 안팎에서 힘을 얻는 모양새다.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차기 당권 유력주자로 분류되는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과 정진석 전 공천관리위원장 등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14일 오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서병수 의원은 “이번 선거는 좁게 본다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무능과 위선 그리고 부패와 내로남불에 대한 심판이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 크게 본다면 1987년 정치체제 직선제 이후 3당합당부터 이어지는 산업화세대와 민주화세력의 퇴진을 국민들께서 정치권에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좀더 새로운 사람들, 젊은 사람들이 국민들 생각에 맞는 정치를 펼쳐달라는 요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여당에서는 소위 ‘86’세대로 불리는 당 주류세대, 야당에서는 산업화세대로 불리는 중진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주장이다. 서 의원은 “현재 돌아가는 모양을 보면 아무런 고민과 논의없이 과거 방식대로 과거 사람들이 나서 지도부 구성한다고 하면 우릴 바라보는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스스로 한번쯤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중진의원이라든가 지도부가 혁혁한 성과를 거뒀지만 이젠 스스로 돌아보고 내가 나서는 게 당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젊은 사람들 등장해 새로운 정치세대를 구축하는 게 도움될 지 한번 생각해볼 때”라고 덧붙였다. 

▲ 14일 국민의힘 당대표권한대행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왼쪽부터) 서병수 의원, 주호영 당대표권한대행, 정진석 의원. 사진-국민의힘
▲ 14일 국민의힘 당대표권한대행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왼쪽부터) 서병수 의원, 주호영 당대표권한대행, 정진석 의원. 사진-국민의힘

 

이러한 주장은 언론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경향신문 13일자 “초선·유승민계 당 중추로 부상”을 보면 “당 소속 의원의 과반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은 ‘탄핵 책임론’에서도 비켜나 있고, 공천권을 쥐었던 과거 지도부와도 거리가 멀다”며 “포스트 김종인 체제에서 국민의힘 중추세력으로 초선과 유승민계가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 102명 중 초선의원이 56명이다.

유승민계는 당내 비주류였지만 최근 국민의힘의 선거 패배 등으로 친박계와 친이계가 붕괴하면서 아이러니하게 최대 10명에 가까운 유승민계가 최대계파가 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주목받는 인물이 초선이면서 유승민계인 김웅 의원이다. 이른바 ‘초선 당대표론’의 주인공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같은날 조선일보 칼럼 “[동서남북] 김·안·금 떠난 野黨이 정권 잡는 길”에선 “우선 영남과 장노년층 위주로 편중된 당원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국민 참여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새로운 당 지도부가 보편적 국민들 선호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로 채워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서 중진퇴진론이 나오지만 주 대표대행과 정 의원(공천관리위원장)이 4·7 재보선 승리를 이끈 주요 지도부였고 각각 TK와 충청권 최다선 의원인 점에서 차기 당권을 잡을 명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유력 차기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정진석 의원은 14일 회의에서 “이제 단일대오의 단단한 진지 구축해서 현 정권 심판해달라는 국민들 뜻을 쫓아야 한다. 그것이 제1야당의 책무”라며 “우리 내부로 향하는 총구는 더이상 없다. 총구 방향은 정부여당에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 우리는 어케해야 하나. 더 큰 제1야당, 더 큰2번 만들겠다는 국민 약속 지키는 것”이라며 국민의당과 합당이 곧 자강이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회의 뒤 백브리핑에서 서 의원의 중진퇴진 요구에 대해 “의원들 각자 자기 이야기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며 우회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