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앞으로 남은 토론회가 한차례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을 두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협의 중인 내용을 왜 일방적으로 선언하느냐며 독선적이라고 비판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오세훈 후보는 지난 30일 밤 KBS 토론회에서 내곡동 땅 보상금 문제를 거짓말로 몰아가는 것과 관련해 “토론이 또 있다. 다음주 월요일에 있는데, 충분히 해명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 캠프는 31일 낸 보도자료를 통해 박 후보가 31일 동작구 집중유세를 마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오 후보가 아직 협상 중인 토론회 일정을 마음대로 결정해 굉장히 불쾌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는 ”MBC 토론회(29일)와 선관위 토론회(30일) 외에도 (JTBC와 방송기자클럽) 두 건의 토론회를 더 하는 것으로 협상 중이었다”며 “JTBC 토론회 일정을 4월1일에 잡으려고 방송사와 각 후보 측이 등 협상하고 있었는데 어제 토론회 도중 오 후보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처럼 ‘한 번의 토론회가 남았다’라고 선언해버렸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이 사실 한 가지만 보더라도 오 후보가 얼마나 독선적이고 ‘불통시장’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왜 (오 후보의) 시장 시절 그 많은 시민들이 시청 앞에서 항의를 했는지 알 것 같다. 안 만나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토론회에서 더 논의하고 싶은 것과 관련, “(오 후보가) 송파 쪽 그린벨트 해제는 반대하면서 내곡동 그린벨트 해제는 왜 보고받지 못했다고 하는 건지 좀 더 대답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고 캠프는 전했다.

▲오세훈(왼쪽)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30일 밤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토론회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KBS 영상 갈무리
▲오세훈(왼쪽)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30일 밤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토론회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KBS 영상 갈무리

 

강선우 민주당 박영선 후보 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오세훈 후보 측에서 TV토론을 당초 4월1일에서 4월2일 금요일로 하루 미룰 것을 요청해 우리가 수용했는데, 어제 토론회에서 오 후보가 갑자기 ‘다음 주 월요일에 토론이 또 있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금요일 토론회는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왜 토론회를 피하느냐”며 “사전투표 때까지 어떻게든 진실을 덮겠다는 치사한 꼼수인가, 더 화려한 거짓말을 만들어내기 위한 시간벌기인가”라고 비난했다.

강 대변인은 “상대 후보의 정당한 검증을 네거티브로 치부하고, TV토론을 피하지 말라”며 “시민들은 오 후보에게 직접 진실을 들어야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세훈 후보 측은 JTBC와 토론은 결정된 게 아니었다고 밝혔다. 강철원 오세훈 후보 캠프 정책실장은 31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SNS메신저 대화를 통해 “방송기자클럽은 확정되어 있고, JTBC는 하겠다고 확답한 적 없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1일 하려던 JTBC 토론회를 2일로 옮겨달라고 요청해 수락했더니 안하겠다고 일방 통보했다는 강선우 대변인 논평을 두고 “그쪽 캠프의 의견일 뿐”이라며 “토론방송을 원하는 다른 종편 방송사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협의는 했으나 확정한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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