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30일 경기방송 이사회의 독단적인 폐업 결정으로 방송 송출이 중단된 지 1년을 맞이해 경기방송 해고자들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신속한 공모 돌입을 촉구하는 문화제를 열었다.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지부장 장주영)는 30일 오전 11시 경기도 과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경기방송 정파 1주기 On-Air 문화제’를 2시간 가량 진행했다. 경기방송 ‘바운스바운스’의 진행자였던 장벽진 DJ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언론노조,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단체와 경기방송을 청취했던 도민들이 함께 했다. 

문화제는 참가자 발언과 무대 공연, 청취자들 응원 영상 상영 등으로 진행됐다. 경기방송 DJ를 맡았던 록밴드 슈퍼키드의 보컬 허첵씨와 가비엔제이의 서린씨가 노래 공연에 나섰다. 발언 사이로 경기방송을 애청했던 도민들과 문화예술인들의 경기방송지부 지지 영상 모음이 방영됐다. 

▲30일 방통위 앞 문화제에서 발언한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 사진=언론노조
▲30일 방통위 앞 문화제에서 발언한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 사진=언론노조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지부장 장주영)는 30일 오전 11시 경기도 과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경기방송 정파 1주기 On-Air 문화제’를 2시간 가량 열었다. 사진=언론노조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지부장 장주영)는 30일 오전 11시 경기도 과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경기방송 정파 1주기 On-Air 문화제’를 2시간 가량 열었다. 사진=언론노조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스튜디오에서 있어야 할 분들이 벌판에 스튜디오를 차렸다. 제대로 된 방송으로 도민들과 호흡하고 싶다는 열망이 벌판에 부서지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는 하루 빨리 공모 절차에 돌입하고, 공모과정에서 어떤 사업자를 선정할 것인지 명확한 원칙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위원장은 “청취자에겐 희망을,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에겐 일자리를, 지역에 방송공공성과 청취자 주권을 하루 빨리 되찾아 줘야한다”며 “방통위는 방송 공공성과 청취자 주권을 엄중히 인식해 이를 사업에 반영할 수 있는 사업자가 선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정명 민주노총 경기본부장도 무대에 올라 “앞으로 경기도와 민주노총 경기본부가 노정교섭을 진행하는데 여기서 경기방송의 정상화와 조속한 공모사업 추진을 중심으로 함께 요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진영 경기민언련 사무처장은 오는 4월26일 새로운 경기도형 공영방송 설립을 위한 토론회를 연다고 알렸다. 경기도의회에 최근 발의된 ‘경기도 공영방송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의 내용을 두고 지역사회 및 현업인들의 숙의를 거치자는 취지다. 경기도형 공영방송의 청사진을 담은 이 조례안은 방송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이 취약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0일 열린 ‘경기방송 정파 1주기 On-Air 문화제’ 인근에 설치된 피켓들. 사진=언론노조.
▲30일 열린 ‘경기방송 정파 1주기 On-Air 문화제’ 인근에 설치된 피켓들. 사진=언론노조.

 

민 사무처장은 “경기방송 지부에게 부탁한다. 새로운 99.9 방송은 단순히 일자리 회복 차원이 아닌 도민을 위한 새로운 공영방송을 만드는 의미”라며 “기자 현업인 여러분들이 끊임없이 공부하고 토론해 도민과 함께 하는 방송이 무엇이고 기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뉴스다운 뉴스가 무엇인지를 더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해고된 뒤 10여개월 간 싸워 온 경기방송 해고자들도 무대에 올랐다. 경기방송지부의 문정진 기자는 “길을 지나다 똥을 밟았다고 ‘재수없네’ 하고 지나갈 수 없다. 그럼 우리 뒤의 다른 이들이 밟고 지날 거고, 오염은 더 퍼져 간다. 누군가는 그걸 치워야 한다”며 “경기방송 구성원들이 (새 방송 설립을 위해) 투쟁하는 건 사회를 위한 값진 일이다. 자본과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되고 진정 도민을 위한 방송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박은종 언론노조 OBS지부장도 “경기방송 노동자들은 생계 위협에 시달리면서 새로운 좋은 방송을 만들겠다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방통위가 빨리 공모에 돌입해 99.9㎒를 통해 버스, 집, 택시 등에서 방송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