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출입기자가 자신의 아버지를 폭행했다며 피해사실을 담은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려 논란인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기자가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해당 기자는 대구신문 소속 최아무개 기자로 그는 1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피해보상에 적극 노력하고 있고 반성하고 있다”며 다만 싸움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해선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대구신문 측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어제(14일)부로 기사를 못 쓰도록 조치했다”며 “회사에선 문제 행동으로 보고 응당한 회사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단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지난 12일 피해자의 아들인 청원인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버지께서 일방적인 폭행을 당하여 오른쪽 눈이 실명되어 장애인이 되었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최 기자가 자신의 아버지를 폭행한 사실을 알렸다. 해당 글에선 “가해자는 어머니께서 운영하는 가게에 가끔 지인들과 술을 마시러 올 때마다 술값을 제대로 계산하지 않는 것으로 갈등이 있었다”고 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피해자는 오른쪽 눈 실명의 피해를 입어 장애 진단을 받았고 가해자는 불구속 기소됐다.

[관련기사 : 청와대 출입기자 폭행논란에 지목된 신문사·기자 침묵]

▲ 14일자 연합뉴스TV '국민청원 "아버지 일방 폭행당해 실명"…가해자 불구속 기소' 리포트 갈무리
▲ 14일자 연합뉴스TV '국민청원 "아버지 일방 폭행당해 실명"…가해자 불구속 기소' 리포트 갈무리

 

이에 최 기자는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표했다. 그는 “제가 상처를 드렸다는 것은 인정하고 사고 다음날도 찾아가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었다”며 “조사과정에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매매·대출 등을 통해) 피해보상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최 기자는 폭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해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최 기자에 따르면 해당 술자리는 피해자 측에서 주점을 개업해 이를 축하해주러 간 자리였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피해자가 이 자리에서 최 기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을테니 1:1로 싸워보자고 시비를 걸어왔다. 

최 기자가 법원에 제출한 증거 CCTV 영상을 보면 피해자가 손으로 주차장 쪽을 가리키는 등의 모습이 있다. 최 기자는 이 장면에 대해 ‘남자대 남자로 싸워보자’며 싸움을 걸어온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술을 마시는 중이었기 때문에 피해자 측 주장처럼 술값을 가지고 시비가 있을 상황을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청원글에 나오는 술값 시비는 피해자 측에서 술값을 더 받으려다가 생겼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최 기자 측은 눈을 때릴 의도는 없었는데 피해자가 고개를 숙이는 과정에서 부상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청원 글의 내용과 최 기자의 신상정보가 널리 알려진 지난 14일 최 기자의 배우자는 청와대 청원 글을 올려 최 기자와 비슷한 취지의 글을 올렸다. 잘못은 인정하지만 폭행에 이르게 된 이유가 달랐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자신들의 재산내역을 공개하며 아파트를 처분하고 돈을 빌려 보상(배상)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배우자는 “제 남편이 마치 술값을 제대로 안내는 파렴치한처럼 묘사한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최 기자를 대리하는 김종형 변호사는 이날 미디어오늘에 고소는 지난해 가을경 있었고 재판은 지난주에 첫 기일이었다며 그 사이에 최 기자 측에서 피해에 대한 공탁도 상대가 모두 거절했고, 연락도 기피했기 때문에 형사조정위원회 등에도 합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최 기자도 잘못한 건 인정하고 있지만 피해자 쪽에선 법대로 하겠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폭행에 이르게 된 과정과 피해자의 의사 등도 재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문사 측은 논란이 커진 14일부터 최 기자에게 기사를 쓰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윤덕우 대구신문 편집국장은 1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경영진에서는 (최 기자 행위에) 문제가 있으니 응당한 회사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어제부로 최 기자 바이라인달고 기사를 내보내진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지난해 최 기자가 (해당 사건에 대해) 회사에 얘기를 했다”며 “일단 최 기자의 경위서를 받아보고 재판이 진행 중이니 재판결과도 기다려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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