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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업무정지, 방송자유 위축” 방통위 “잘못은 MBN에”
MBN “업무정지, 방송자유 위축” 방통위 “잘못은 MBN에”
6개월 업무정지 집행정지 심문서 양측 대립… MBN, 지난달 법원에 가처분 제기
MBN “1200억원 상당의 경영 손해 예측” vs 방통위 “금전 손해 액수 과장”

종합편성채널 출범 당시 자본금 일부를 편법으로 충당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6개월 업무 정지’ 처분을 받은 매일방송(MBN)이 처분 효력을 중지해달라고 낸 집행정지 심문에서 방통위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이정민)는 23일 오전 MBN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 집행정지에 대한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매경미디어그룹 사옥. 사진=정민경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매경미디어그룹 사옥. 사진=정민경 기자.

지난해 10월30일 방통위는 종편 출범 당시 투자자본금 3950억원 중 556억원을 편법 충당하고 수년간 회계 조작을 벌이며 이를 은폐한 MBN에 ‘6개월 24시간 업무 정지’ 행정처분을 의결했다. 

다만 영업 정지 시점을 6개월 유예했다. 지난해 11월 재승인된 MBN은 원칙대로 오는 5월부터 6개월간 광고 및 편성 등 모든 업무가 정지된다. 하지만 MBN은 지난달 14일 방통위 처분에 불복하는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또 행정처분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함께 제기했다.

▲지난해 10월30일자 MBN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지난해 10월30일자 MBN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이날 MBN 측 소송대리인은 556억원을 편법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MBN 측 대리인은 “예비 승인을 받은 이후 당시 종편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적대적이었다. 일부 시민단체가 반대하고 시민단체가 종편 소액주주들의 상품을 불매하는 운동을 벌였다”면서 “이런 상황을 부담으로 느끼는 예비 투자자들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탈하는 주주들을 대신하는 추가 투자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이탈한 주주들의 금액을 경영진 명의로 취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MBN 측 대리인은 또 “가처분 효력이 정지되지 않으면 실제로 회복이 어려운 손해를 입게 된다. 가처분 효력이 정지되지 않으면 본안소송은 의미가 없어진다”며 “만일 처분 효력이 정지되지 않으면 당장 오는 5월26일부터 MBN 채널이 완전히 정파되는 상황이 된다”고 주장했다.

MBN 측 대리인은 “매출액 1200억원 상당의 경영 손해를 입을 수 있다. 협찬, IPTV, OTT 등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 등이 MBN 매출인데, (업무 정지되면) 매출이 없어진다. 그 손해가 987억원에 해당할 것 같다”며 “아직 가처분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미 현실적으로 광고 등 72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이 1200억원 감소하면 경영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MBN 측 대리인은 “신청 채널 번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업무가 정지되어 유료방송사업자들이 MBN 채널 번호를 홈쇼핑에 넘기면 더 이상 채널 번호를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NS홈쇼핑도 (채널 번호를 위해) 1100억원을 지급했다”며 “시청자들의 접근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매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방송사업 기반이 완전히 무너진다”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MBN 측은 “이 사건 효력 정지가 안 되면 방송 자유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MBN은 보도 채널 중 상당한 여론형성 기능을 갖고 있는데 처분효력 발생 시 시청권이 박탈당하고, 언론 기관 전체의 자기검열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한 뒤 “이미 MBN은 차명주식 문제를 해소했고, 경영진이 사퇴해 이 사건 원인이 다 해소됐다. 이 사건 효력이 정지된다고 해서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30일자 지상파와 종편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지난해 10월30일자 지상파와 종편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방통위는 MBN 주장을 강하게 맞받아쳤다. 방통위 측 소송대리인은 “3950억원은 스스로 충족하겠다고 얘기한 것이다. 저희가 세운 유일한 조건인 ‘출자약속 지켜라’는 것을 어긴 것이고, 이걸 못 지키니 여러 불법을 동원한 것”이라 지적한 뒤 “위법성이 해소됐다고 주장하는데 556억원을 소각했을 뿐 최초의 3950억원 약속은 못 지켰다”고 반박했다.

이어 방통위 측 대리인은 “MBN이 주장하는 금전적 손해(1200억원)는 과장됐다. 설사 손해를 입는다고 해도 그걸 초래한 근본 원인은 MBN 행위 때문”이라며 “본인 잘못으로 손해를 입는 게 잘못됐다고 집행정지 원칙까지 깨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위법 사태는 재승인 이후 현재까지 존재하는 것이지 과거 잘못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방통위 측 대리인은 “MBN 측은 책임에 대해선 주식회사 이야기를 하고 권리에 대해선 언론 이야기를 한다”고 지적한 뒤 “방통위는 MBN에 손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하라고 6개월의 유예기간을 줬다. 원칙대로 처분 효력이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후까지 예정됐던 심문은 이날 오전 종결됐다. 집행정지 신청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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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1-02-23 21:42:30
종편 잘못이 있어도 조건부 재승인, 조건부 재승인, 조건부 재승인. 이러니까 철밥통으로 생각해서 도덕적 해이가 생기는 것이다. 이제 적반하장으로 따지지 않는가. 이것이 언론이 말하는 정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