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삼중수소 유출없다? 검사보고서엔 “자연환경 누출 가능성”
삼중수소 유출없다? 검사보고서엔 “자연환경 누출 가능성”
원안위 국회에 외부유출없다 답변했다 해명 혼란 자초
“조사도 안해본 성급한 판단…차수막 바깥이 이미 자연환경” 반박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에서 유출된 삼중수소의 외부 유출은 없었다고 국회에 답변해 논란이다. 그러나 원자력안전기술원이 2년 전 정기검사한 결과 누수된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들의 자연환경으로 누출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보고서가 공개돼 파문을 낳았다.

이에 따라 원안위가 민관 조사단을 통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해보지도 않은 채 성급하게 국회에 답변했다가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선일보는 지난 16일자 기사 ‘원안위, 괴담 한달만에 “삼중수소 문제없다”’에서 “여당과 일부 환경 단체가 제기한 ‘월성 원전 방사성 물질(삼중수소) 유출 의혹’에 대해 침묵했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한 달 만에 ‘안전성에 문제없다’는 취지의 공식 견해를 밝혔다”고 썼다. 이 신문은 15일 국민의힘이 원안위에서 받은 답변 자료에 따르면, 원안위가 “현재까지 월성 원전 제한 구역 경계에서 허용치를 초과해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사례가 없다”며 “차수막(遮水幕) 손상으로 인한 방사성물질(감마핵종)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 지난 1월18일 경북 경주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 모습. 월성원전은 최근 삼중수소 검출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 연합뉴스
▲ 지난 1월18일 경북 경주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 모습. 월성원전은 최근 삼중수소 검출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 연합뉴스

원안위는 이 보도에 “공식 견해를 밝힌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확인한 바로는 월성원전의 관리범위를 벗어나는 부지 외부로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성물질의 방출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다는 답변을 하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원안위가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를 보면 분명한 근거없이 답변한 내용이 나온다. 7년 전부터 제기된 삼중수소 유출의혹이 규명되지 못했다는 질의에 원안위는 답변서에서 “월성 1호기 격납건물여과배기설비(CFVS) 공사 중(‘12.6~’13.4) 지반보강용 파일의 설치로 인해 차수구조물의 손상 가능성이 확인되어 이와 관련된 방사성물질의 누설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이로 인해 외부 환경으로 방사성물질이 방출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썼다.

▲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 원자력발전소 삼중수소 유출관련 질의에 국민의힘 의원 등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 사진=국회 제출 답변서
▲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 원자력발전소 삼중수소 유출관련 질의에 국민의힘 의원 등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 사진=국회 제출 답변서

1호기에 무리한 설비(CFVS) 시공으로 차수막 파손을 낳아 삼중수소 누출과 외부환경 유출 여부를 향후 조사하기로 했는데도 ‘차수막 파손으로 외부환경으로 방출됐다고 보기어렵다’고 단정적인 주장을 했다.

이 같은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사실은 월성 원전의 안전성을 직접 검사, 감독하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보고서에 나온다. 17일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월성원전 1호기 26차 정기검사보고서’(2020년 3월 작성)를 보면, 검사단은 2012년 6~8월 격납건물여과배기설비(CFVS) 시공으로 인한 차수막 손상 이후 사용후핵연료저장조의 누설수가 자연환경으로 누출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검사단은 “사용후 레진탱크(Spent Resin Tank) 에폭시라이너의 열화로 인하여 바닥배수 및 벽체를 통한 누설이 진행되고 있고 이러한 누설수가 부지내 지하수 환경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조속한 보수계획의 수립/시행을 현장 시정조치 요구했다”고 밝혔다.

공식 검사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불과 11개월 전에 내놓은 보고서에서 차수막 파손에 의한 누설수(삼중수소 등 방사성물질 오염수)가 자연환경으로 누출했을 가능성이 있으니 보수하라고 분명히 기재했는데도, 원안위는 외부환경 유출 가능성이 없다고 딴소리를 하고 있다.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지난해 3월 작성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정기검사 보고서 표지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지난해 3월 작성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정기검사 보고서 표지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지난해 3월 작성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정기검사 보고서 131쪽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지난해 3월 작성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정기검사 보고서 131쪽

이와 관련, 포항MBC가 16일 저녁 뉴스 ‘“월성 원전 균열·누수 확인”…한수원은 거짓말?’에서 “원전 안에 폐수지 저장탱크라는 설비가 있는데 여기에 금이 가서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 새고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1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미 차수막 바깥에서 삼중수소가 발견됐다”며 “차수막이라는 것은 방사성물질을 통제할 수 있는 경계에 해당한다. 차수막 바깥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자연환경인데, 외부로 유출안됐다는 말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한 소장은 “부지 내부의 감시우물 보초우물과 같은 지하수에서도 삼중수소 농도가 높게 나왔는데, 이 역시 자연환경에 해당한다”며 “더구나 조사해서 밝히겠다고 해놓고 차수막 파손으로 삼중수소의 외부유출이 없었다고 단정적으로 답변한 것은 성급한 판단이자 바보같은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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