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와 한국방송기자연합회가 공동성명을 통해 포항제철소 내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재 사망 취재를 물리력으로 막은 데 대해 한국노총 소속 포스코노동조합과 사측에 사과를 요구했다. 포스코 하청업체 노동자 홍아무개씨는 9일 낮 포항제철소에서 대형 집진 배관으로 추락해 빨려 들어가 숨졌다.

이들 단체는 16일 낸 “정당한 산재 사고 취재 막은 ‘포스코 노동조합’은 사과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노조든 회사든 억울하게 죽어간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취재를 막을 권한은 없다”며 “언론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자신들을 비판하는 기사를 전했다는 이유로 취재를 방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집단적인 물리력을 행사해 정당한 취재를 방해한 행위는 민주주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들은 “한국노총 소속 포스코노동조합은 정중한 사과와 함께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약속해야 한다. 포스코 사측 역시 소속 직원이 완력을 행사해 취재를 방해하고 회사 임원들이 노조의 물리력 행사를 방치한 경위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포스코 노조와 사측의 취재방해 행위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며 분명하고 올바른 조치가 있을 때까지 포항MBC 기자들과 뜻을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11일 오후 포항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11일 오후 포항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11일 유가족,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참관 아래 60대 하청업체 직원의 산재 사고 조사를 진행했다. 포항MBC 취재진은 유가족 요청과 포항지청 협조 아래 현장 동행 취재키로 했다. 그러나 포스코 내 다수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 조합원 20명이 포항MBC 취재진의 출입을 물리력으로 막아 1시간 넘게 충돌이 일었고, 결국 취재가 불발됐다. 

사건을 취재한 포항MBC 기자에 따르면 해당 노조원들은 취재를 막아서며 포항MBC가 전날인 10일 방영한 포스코 직업병 실태를 다룬 특집 다큐멘터리 ‘그 쇳물 쓰지 마라’를 언급했다. 이들 노조원 뒤엔 포스코 임원진이 서 있었다.

포스코노동조합은 이날 해당 다큐멘터리에 대해 ‘포항MBC 편파 보도에 대한 포스코노동조합의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포스코노조는 “포항MBC가 객관적 사실보다는 왜곡, 악마의 편집 보도를 함으로써 철강노동자의 자긍심을 상실케 했다”며 포스코에 요청해 지역사회 투자를 전면 차단하고 사회공헌을 중단하며 포스코 직원 자녀들의 주소를 포항 바깥으로 옮기겠다고 했다.

포항MBC는 포스코노조가 밝힌 입장문에 대해 16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