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징계위’에 반대하며 사퇴한 고기영 법무부 차관 후임이 하루만에 임명됐다. 청와대는 2일 이용구 변호사를 차관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용구 내정자는 지난 1960년 판사 출신 김영환 차관 이후 60년 만의 ‘비(非) 검찰’ 출신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용구 신임 차관은 20여년 법원에서 재직한 법관 출신으로 2017년 8월 비검찰 출신으로는 최초로 법무부 법무실장에 임명되어 2년 8개월간 근무했다”고 전했다.

이용구 신임 차관을 내정한 이유로는 “법률 전문성은 물론 법무부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아 왔기에 검찰개혁 등 법무부 당면 현안을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해결하고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 12월2일 신임 법무부차관에 내정된 이용구 변호사. 사진은 지난 3월 법무부 법무실장 시절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법조계 전관특혜 근절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 12월2일 신임 법무부차관에 내정된 이용구 변호사. 사진은 지난 3월 법무부 법무실장 시절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법조계 전관특혜 근절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이 내정자는 과거 기수·서열에 따른 대법관 후보자 임명제청 관행에 반발한 이른바 ‘4차 사법파동’ 주역 중 한명이다. 서울북부지원 판사 시절이었던 2003년 8월 ‘대법관 제청에 관한 소장 법관들의 의견’이라는 글을 올렸다. 1994년 인천지방법원을 시작으로 판사에 임용돼 2009년부터 2010년까지 광주지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법원을 나와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특별검사였던 이광범 변호사가 설립한 엘케이비앤파트너스에 합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에는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첫 대통령비서실 법무비서관 후보로 거론됐다. 최근 들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준비 팀장을 지냈고,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도 오르내린 바 있다.

한편 이 내정자가 현재 2주택자라는 점에서 청와대의 ‘고위공직자 1주택 원칙’을 지킬지 관심이다. 이 내정자는 지난 4월 기준으로 본인 명의의 서울 서초구 래미안아파트, 배우자 명의인 서울 강남구 삼익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 내정자의 매각 의사를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이 내정자 지명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의 위원장 자리를 채울 수 있게 됐다. 기존 위원장이었던 고기영 차관이 2일 사표를 낸 이후, 징계위는 4일로 연기된 상태다.

국민의힘은 “문 정권이 기어이 검찰총장을 찍어낼 모양”이라며 반발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으로 “이용구 전 법무부 법무실장이 누구인가. 조국, 추미애 장관과 검찰개혁의 합을 맞춰온 사람이자 여당의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까지 거론된 명실상부한 ‘정권의 사람’”이라며 “그러면서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해결할 것’이라는 궤변을 덧붙이니 국민정서와 동 떨어진 대통령의 인식을 다시금 확인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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