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법정 최고금리 20%로 인하에 “사채시장 내몰리나” 우려도
법정 최고금리 20%로 인하에 “사채시장 내몰리나” 우려도
당정, 내년부터 현행 연 24%에서 20%로 인하…저신용자 불법사금융에 내몰린다는 우려도  

정부와 여당이 서민들 이자부담을 줄이고자 내년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연 20%로 낮추기로 했다. 이 소식을 전하며 일부 언론에서는 저신용자들이 사채시장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정부는 이자제한법·대부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법정 최고금리를 현재 24%에서 4%p 낮춘 20%로 인하하기로 했다. 시행시기는 코로나로 인해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내년 하반기로 정하되, 정부 준비 상황에 따라 시행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코로나 여파로 시중 부실률이 상승하고 금융회사의 위험감수능력이 축소될 경우 부작용이 가중될 수도 있어 정부는 정책서민금융확대, 불법 사금융 근절 등 구체적인 보완대책을 수립해 최고금리 인하와 병행해 시행할 방침이다. 

▲ 정부와 여당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사진=노컷뉴스
▲ 정부와 여당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사진=노컷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5%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코로나 등으로 힘겨운 서민과 취약계층은 여전히 고금리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며 “최고금리를 24%로 두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사가 대출을 축소하면서 저신용자의 자금 운용 기회가 위축될 우려가 있고 불법 사금융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저신용자 중 상환능력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분리해 정책 서민 금융지원과 채무조정 등 자활을 지원하는 정부의 다각적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6월 기준 금융권의 20% 초과 금리 대출이 300만건이 넘고 금액으로는 15조원 이상”이라며 “현재 경제상황에서 누구라도 20% 넘는 금리를 부담하며 경제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이날 오전 법정 최고금리인하 소식을 발표하자 일부 경제지에선 서민들이 불법사금융에 내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머니S는 “법정 최고금리 20% 인하… 저신용자, 사채시장 내몰리나”라는 기사에서 “일각에선 법정 최고금리가 내려가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한편 대부업체가 저신용자에게 돈을 빌려주길 꺼려하는 부작용이 커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며 “법정 최고금리가 낮아질 경우 대부업체의 대출 심사는 더욱 깐깐해져 저신용자 등 금융 취약계층은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머니S는 대부업계 관계자의 말이라며 “최근 20개 대부업체를 대상으로 최고금리가 20% 이하로 내려갈 경우 저신용자 신용대출을 계속 이어갈 계획인지 물었는데 전부 철수한다고 했다”며 “그동안 7등급 이하 저신용자에게도 담보 없이 신용대출을 해주는 역할을 해왔는데 사실상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조선비즈는 “내년 하반기부터 최고금리 20%로… 4만명 사채시장 내몰릴 듯”이란 기사에서 “약 3만9000명(2300억원)은 불법 사금융, 즉 제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 2018년 최그금리 인하때도 4만~5만명(3000억~3500억원)은 불법사금융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뉴스 역시 “최고금리 20%로 하향..4만명 불법사금융 내몰린다”는 기사에서 같은 우려를 전했다. 

▲ 사진=pixabay
▲ 사진=pixabay

 

이날 당정협의에서 윤관석 정무위원장은 “지난 2018년 2월 27.9%였던 법정최저금리를 24%로 내릴 당시 우려에 대한 대비책으로 불법 사금융 강화하고 정책서민금융상급 공급 확대하며 대출보단 복지 확대를 통한 서민생활자금 수요 충당방안 내놓은 바가 있다”며 “2018년 인하 이후 당시 우려와 전망이 얼마나 유효했는지, 당시 내놓은 보완대책들이 얼마나 시행됐고 효과가 있었는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최고금리 인하가 저신용자의 대출 가능성을 아예 없애버릴 수도 있는 위험이 있지만 지금은 인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인하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나쁜 면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인하 수준과 방식, 시기, 보완 조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로 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는 민주당의 21대 총선 공약이었고 최고금리 20%로 인하하는 방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또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8월 대부업의 법정 최고금리를 연 10%로 낮출 것을 제안하며 여당 소속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당시 이 지사는 “경제성장률이 10%에 달한 박정희 정권 시절에도 이자제한법상 법정 최고금리가 연 25%임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0.5%의 저금리·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지금 연 24% 이자율은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지사는 불법 사금융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불법사채무효화 정책과 기본대출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유흥업소 선불금이 불법원인급여라서 못 돌려받는다고 판결하니까 싹 없어졌다”며 “독일·일본 판례처럼 불법고리대출은 원금까지 못 받는다고 하면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덕적 해이 우려에 대해선 “지금 24% 이자를 쓰는 사람 200만명이 평균 800만원 정도를 빌려쓰고 있는데 못 갚는 사람 비율이 5% 미만”이라며 “예를 들어 국가에서 1000만원을 연 2% (이자율)에 10년이든 20년이든 쓸 수 있다고 하면 필요없는데 돈을 빌려다 놓겠나, 아니면 갚을 능력있는데 안 갚고 버티다가 압류 당하겠나”라고 말했다. 

여당에서는 김남국·문진석 의원은 법정 최고금리를 연 10%로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김철민·박홍근 의원은 연 20%, 송갑석 의원은 22.5%로 법정 최고금리를 낮추는 개정안을 내놨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이 기사는 논쟁 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바람 2020-11-16 15:45:55
대부업체가 누구를 노리는가. 대기업인가. 대부업체가 가장 눈에 불을 켜고 노리는 것은 20~100만 원 사이의 취약계층이다. 물론 가끔 중소기업도 있지만, 대부분 약자라는 뜻이다. 일본 대부업계를 보면 모르겠는가. 계속 이자에 이자를 높여서 원금 갚을 생각을 못 하게 한다. 그런 다음에 노예처럼 유흥시장 내놓는다. 왜 이런 약자를 생각하지 못하는가. 옆 나라 일본 통계를 봐도 너무 뻔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