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세로연구소가 미국에서 제기되는 부정투표 음모론과 허위정보를 적극적으로 퍼 나르고 있다. 

가로세로연구소가 6일 오후 진행한 ‘고상한 브런치’ 라이브 방송에서 진행자 이병열 고릴라상념TV 대표는 미국 대선 부정선거 가능성을 주장하며 한국 상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 영상에는 “부정선거 한국과 판박이네요” 등 댓글이 달렸다.

이날 방송에서 언급한 음모론과 허위정보 가운데 일부는 지난 5일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기자, 김용호씨등 가로세로연구소 본 방송에서도 언급됐다.

이병열 대표는 폭스뉴스 보도 화면을 띄우고 “디트로이트 상황인데 중복 등록이 4788건 있었다. 유권자 수보다 3만2519표가 더 등록됐다”며 “그리고 기가 막힌다. 사망한 유권자가 2503명 등록했다. 이 정도 되면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는 게 맞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병열씨는 “사망자 조회를 해보니 윌리엄 브래들리는 1984년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러나 이 내용은 이미 미국의 팩트체크 서비스 폴리티팩트가 허위로 판정했다. 

폭스뉴스(폭스2채널)가 이를 보도한 것은 맞지만 해당 뉴스는 지난해 한 공익재단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당시 보도로 2020년 미 대선과 무관하다. 디트로이트에서 사망자가 제대로 행정처리되지 않는 등의 문제제기를 하는 소송으로 당국이 개선하자 취하됐다. 폴리티팩트는 “소송은 살아있는 사람이 죽은 유권자들을 사칭하고 투표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아니었다”고 했다.

▲ 가로세로연구소 영상 갈무리.
▲ 가로세로연구소 영상 갈무리.

폴리티팩트는 1984년에 죽은 윌리엄 브래들리 명의로 누군가가 투표했다는 주장도 허위로 판정했다. 윌리엄 브래들리와 거의 같은 이름을 쓰고 같은 집에 사는 아들이 투표한 데 대한 행정 실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생년월일, 서명 등을 확인하기에 죽은 사람을 사칭해 투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병열 대표는 “팬실베니아의 군인 투표지가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는 내용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투표 용지들이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됐는데 모두 자신에게 투표한 용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사안은 로이터 팩트체크팀이 ‘절반의 사실’로 규정한 바 있다. 쓰레기 더미에서 투표용지 9장이 발견됐고 이 가운데 7장이 도널드 드럼프 후보에 기표했다. 투표용지가 나오게 된 경위는 조사 중이다.

또한 이병열 대표는 제임스 오키프가 올린 트위터 글을 화면에 띄우며 “오늘 폭로가 나왔는데 제임스 오키프라는 사람은 유명한 트위터리안이다. 이 분이 인터뷰를 했는데”라며 트윗 내용을 소개했다. 

해당 트윗은 제임스 오키프가 음성변조 처리한 우체국 직원과 인터뷰를 하는 영상을 담고 있다. 영상에 등장하는 직원은 뒤늦게 도착한 우편 투표 봉투의 우체국 소인 날짜를 조작하라는 불법적인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오키프는 트윗을 통해 “지금 미시간에서 일어나는 일은 단순히 부정한 것을 넘어섰다”며 “이게 명백한 부정투표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주장했다. 

▲ 가로세로연구소 영상 갈무리.
▲ 가로세로연구소 영상 갈무리.

그러나 이 내용은 사실로 볼 만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 폴리티팩트는 ‘미시간 주에서 발생한  부정선거 의혹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 기사를 내고 주장의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폴리티팩트는 해당 직원이 실제 우정국 직원인지 아닌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우리는 미시간주의 투표용지에 소인이 찍혀 있는지 여부는 개표가 되느냐 안 되느냐와 관련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미시간주의 경우 투표용지가 선거 당일에 실제 접수가 됐는지 여부를 따지기에 소인 날짜를 바꿔도 당시 접수가 안 된 우편이면 접수하지 않는다. 미시간주 대변인은 폴리티팩트에 “그 동영상의 정보는 완전히 거짓”이라며 “미시간은 투표용지에 소인 기한이 없다. 마감일이 까다롭다. 개표하려면 선거일 오후 8시까지 모두 접수해야 한다”고 했다. 

이병열 대표가 ‘유명한 트위터리안’이라고 설명한 제임스 오키프는 보수 정치 활동가다. 위키백과는 그를 보수적인 정치 활동가이자 선동가(provocateur)로 규정했다. 그는 ‘프로젝트 베리타스’ 설립자로 이 단체는 워싱턴포스트에 제보자로 가장해 허위 제보하는 함정을 팠다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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