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은 대전MBC 아나운서와 고 이재학 CJB 청주방송 PD가 ‘제1회 이한빛 PD 미디어노동인권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20일 두 사람 수상 소식을 전했다. 시상식은 24일 오후 5시부터 열리는 고 이한빛 PD 4주기 추모제와 함께 진행된다.

이한빛 PD 미디어노동인권상 심사위원회는 유지은 아나운서에 대해 “미디어 영역에서 오랫동안 만연한 성차별 실태를 고발하고, 이를 공론화하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더 나은 방송 제작 환경을 만들기 위한 싸움을 지금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 아나운서는 대전MBC에서 장기간 이어진 성차별 채용 문제를 공론화했다. 유 아나운서 등의 진정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6월 대전MBC가 여성 아나운서만 프리랜서로 뽑아온 관행을 시정토록 권고했다. 

▲ 유지은 대전MBC 아나운서와 고 이재학 CJB 청주방송 PD가 ‘제1회 이한빛 PD 미디어노동인권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사진=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 유지은 대전MBC 아나운서와 고 이재학 CJB 청주방송 PD가 ‘제1회 이한빛 PD 미디어노동인권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사진=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미디어노동인권상 심사위는 CJB청주방송과 부당해고로 다투다 숨진 고 이재학 PD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 끝에 안온함을 떨쳐내고 노동자 권리를 요구한 그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지속적으로 연대에 동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 이재학 PD는 2004년부터 2018년까지 청주방송 조연출 및 연출로 일하다 2018년 4월 인건비 인상을 요구한 직후 해고됐다. 그해 9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하고 1년 반가량 청주방송과 법적으로 다투다 지난 1월 패소했다. 패소 2주 뒤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2월4일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심사위는 “유지은 아나운서와 고 이재학 PD 행보가 미디어 영역 노동자들과 시민들 마음에 조금이나마 울림을 낳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올해 처음으로 한 걸음 내딛은 미디어노동인권상을 통해 작지만 작지 않은 투쟁을, 아직은 미약하지만 점차 거세질 외침을 다함께 주목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위원장인 이동훈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를 포함해 곽헌상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PD분과장, 박희정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활동가, 정사강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연구소 연구위원, 최성혁 전국언론노조 사무처장 등이 참여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지난 2016년 열악한 방송제작 환경에 문제를 제기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이한빛 PD 유지를 잇고자 설립한 단체다. 방송·미디어 산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인권 개선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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