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미포에서 송정까지 옛 동해남부선 철길 위를 다시 열차가 달립니다. 달맞이언덕 아래 천혜의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부산의 핵심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10월6일자 부산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내용 일부)

해운대블루라인(주)이 지난 6일 준공식을 열고 동해남부선 폐선 구간(미포~청사포~송정)을 활용한 개발사업인 해운대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를 개통했다. 같은 날 부산 지역 언론들은 지역 사업인 만큼 일제히 이 소식을 보도했다.

▲부산MBC가 지난 6일 보도한  “미포~송정 해운대 해변열차 드디어 달린다”라는 제목의 리포트화면 갈무리.
▲부산MBC가 지난 6일 보도한 “미포~송정 해운대 해변열차 드디어 달린다”라는 제목의 리포트화면 갈무리.

부산 지역 언론 중 부산MBC는 리포트(2분10초)로, 부산KBS와 KNN은 단신으로 이 소식을 보도했다. 부산일보는 8면(10월 6일자)에 기사를 썼다. 국제신문은 1면(10월 8일자)에 관련 소식을 사진으로 실었다. 방송사 중 유일하게 리포트로 해변열차 개통 소식을 보도한 부산MBC는 이 사업을 벌인 해운대블루라인(주) 지분을 갖고 있는데, 이해 상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있는 ‘부산문화방송 2019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부산MBC는 장부가 기준 10억3000만원 규모의 해운대블루라인(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부산MBC는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되는 유가증권을 총 18억3684만9000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절반 넘는 금액을 해운대블루라인(주)에 투자하고 있다.

부산MBC는 2016년 해운대블루라인(주) 주식을 5억3000만원에 취득했으며, 2019년 5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부산MBC가 해운대블루라인(주) 주식 투자에 기대감을 걸고 있는 것이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2019년 부산문화방송 감사보고서.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2019년 부산문화방송 감사보고서.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대표 복성경)은 지난 8일 “우려가 현실로…자사 참여사업 호평 일색으로 부각한 부산MBC”라는 제목의 글에서 “타 언론이 단신으로 전하거나 신문 주요 면에 배치하지 않은 소식을 부산MBC만 3번째 소식 리포트 형식으로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부산MBC는 ‘해변열차’ 운영사인 해운대블루라인파크의 지분을 가진 사업자다. 자사 참여사업 홍보에 뉴스마저 활용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부산MBC는 지난 6일 “미포~송정 해운대 해변열차 드디어 달린다”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달맞이언덕 아래 청사포 앞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걸어서 감상하던 바다를 해변열차 안에서 보니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천혜의 풍경을 즐기다 보면 동해남부선 기차의 옛 추억이 떠오르는 건 덤”이라고 보도했다.

부산MBC는 “옛 동해남부선 미포에서 송정구간 폐선부지를 개발하는 해운대블루라인파크 사업은, 지난 2013년 시작돼 이번 열차 개통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 그동안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논란 속에 토론회 개최와 원탁회의 구성 등으로 다양한 의견을 모아 이뤄낸 모범사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부산MBC가 지난 6일 보도한  “미포~송정 해운대 해변열차 드디어 달린다”라는 제목의 리포트화면 갈무리.
▲부산MBC가 지난 6일 보도한 “미포~송정 해운대 해변열차 드디어 달린다”라는 제목의 리포트화면 갈무리.

끝으로 부산MBC는 “그동안 해양관광도시 부산, 특구 해운대에 걸맞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안전하고 인기있는 대표 관광시설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보도했다.

부산MBC는 지난 6일 개통 소식은 리포트로 다뤘으면서 이틀 후 발생한 ‘해변열차’ 탈선 사고 소식은 보도하지 않았다. ‘해변열차’ 탈선 사고 소식은 부산 지역 언론인 부산일보와 KBS부산뿐만 아니라 연합뉴스, 조선일보, 뉴스1, 프레시안 등 서울지역에 있는 언론까지도 보도했다.

▲부산MBC가 지난 6일 보도한  “미포~송정 해운대 해변열차 드디어 달린다”라는 제목의 리포트화면 갈무리.
▲부산MBC가 지난 6일 보도한 “미포~송정 해운대 해변열차 드디어 달린다”라는 제목의 리포트화면 갈무리.

복성경 부산민언련 대표는 10일 미디어오늘에 “해변열차 사업이 시작될 때 언론사들이 결합하는 것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반대 여론이 있었다. 동해 남부선 부지가 천혜의 자연 공간이기에 시민들은 난개발을 우려해 그대로 두자고 했었다”는 배경을 설명했다.

복성경 대표는 “지역 언론사가 어려운 걸 안다. 사업을 펼치는 부분도 일부 이해하나 보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 부산MBC는 이번 개통 소식을 메인뉴스에서 칭찬 일색 리포트로 보도했다. 단신으로 다루거나 정보 프로그램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메인뉴스에서 긴 시간 리포트로 다룬 건 뉴스를 사유화한 것 아닌가. 이틀 후 탈선 소식은 보도하지 않아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MBC 관계자는 10일 미디어오늘에 “개통식 현장에 갔던 기자들이 그림이 좋다고 했다. 다채로운 그림이 있고 지역 소식이기에 리포트로 보도했다. 다른 의도를 가지고 보도한 건 아니다. 탈선 소식은 일부러 보도 안 한 게 아니다. 그날 굉장히 바쁜 날이었다. 탈선이 아니라 잠깐 바퀴가 빠졌다가 바로 복구된 것으로 보고 받아 큰 사건이 아니라 판단해 보도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며 “의도적으로 보도하고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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