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떠오르는 플랫폼 중 하나는 ‘네이트판’이 아닐까. 수많은 인터넷 커뮤니티 가운데 네이트판은 특히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 관계에 대한 고민이 많이 올라온다. 명절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과 평소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기 마련. 갈등이나 고민도 덩달아 커진다. 네이트판에 각종 ‘명절 고민’이 올라오고 서로 경험을 나누며 게시판은 뜨거워진다. 

네이트판에 종종 올라오는 유형인 ‘누가 잘못했는지 봐주세요’ 같은 글에선 각자의 관계에서 일어난 일들을 전하고 제3자 판단을 구하기도 한다. 네이트판 유저들은 사소할지라도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던 미묘한 감정들을 건드리고, 대안이나 경험을 공유한다. 

친한 친구나 애인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을 익명의 힘을 빌려 털어놓는다. 충고하는 입장에서도 ‘진짜 친구’보다 익명의 상대에게 객관적으로, 따끔하게 충고할 수 있기에 고민을 터놓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네이트판’에서 사람들이 자기 고민을 해결하려는 이유가 아닐까. 

미디어오늘은 명절을 맞아 수많은 이들의 ‘고민 상담소’가 되어 준 네이트의 네이트본부 New Nate TF 판 담당 장미영 매니저를 지난 28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네이트판 이미지. 사진출처=SK커뮤
▲네이트판 이미지. 

- 네이트판은 2006년 개설돼 15년 동안 생존했다. 오랫동안 유저들이 판을 사용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익명성 기반으로 개인정보가 보호되면서도,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위로받거나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커뮤니티 문화를 만들어온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판에서는 전체 글과 댓글을 모니터링하며 사용자들 간의 자연스러운 자정 작용이 이뤄지는 점도 판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해주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네이트판이 가장 활발한 시기는 언제인가?
“게시판 카테고리마다 조금 다르다. 판의 가장 대표적 카테고리인 ‘결혼시집친정’(결시친)의 경우 예비부부의 시행착오, 시댁·친정과의 갈등, 부부 문제 등 다양한 주제의 게시글이 365일 동안 올라온다. 물론 명절을 전후로 제사·시댁 에피소드 관련 글들이 많아진다. 과거 글들도 회자가 되며 톡커들의 선택 상위에 랭크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억울한 사연, 공론화가 필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게시글도 시기 상관없이 올라온다. ‘10대 이야기’, ‘팬톡’ 같은 경우는 최애 아이돌의 컴백 및 활동 시기, 연말 시상식 등을 전후로 더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 어떤 세대가 네이트판을 가장 많이 이용하나? 세대별 이용 특성이 있을까?
“가장 활동성이 높은 세대는 20~30대 여성분들이다. 그 외에도 10대, 40대 여성, 그리고 남성 사용자의 활동성도 높다. 20~30대 여성층은 맘카페나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얻는 충족감도 분명히 있겠지만, 나를 드러내지 않고 솔직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니즈가 큰 세대다. 판에서 게시글과 댓글을 통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거나 생각을 하는 다른 사용자들의 조언, 위로를 댓글로 받으면서 공감하는 것에 큰 만족을 느끼는 부분이 주된 이유라고 본다.
10대들의 경우 단톡방 외에는 딱히 친구들 고민, 남자친구 고민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에 대해 편하게 수다를 떨 수 있는 공간으로 판을 사용하고 있다. 남성 사용자들은 여성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방문하거나 자신의 아내, 여자친구와 다툼이 있는 경우 판에 글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는지 의견을 듣기 위해 방문하시는 분들도 많다.”

▲네이트판에서 가장 활발한 게시판 중 하나인
▲네이트판에서 가장 활발한 게시판 중 하나인 ‘결혼시집친정’(결시친) 게시판. 

- 사람들은 네이트판을 통해 ‘대나무 숲’ 같은 기능에 효능을 느끼기도 하고, 여러 댓글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왜 사람들이 네이트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 같나? 
“익명이 보장되는 공간에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도 털어놓기 어려운 고민을 올리고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위로, 공감,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또한 위로해 주는 익명의 누군가도 댓글을 작성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써 ‘나와 같은 경험을 하는 또 다른 누군가가 있구나’ 혹은 ‘더한 일을 겪고 사는 또 다른 누군가가 있구나’ 같은 생각을 하면서 본인도 위안과 안도를 얻게 된다고 본다.
그 외에도 네이트판이 소위 ‘화력이 좋은’ 커뮤니티이다보니 자신의 고민과 문제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으로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판에 글을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봐주고 관심을 가져줄거라는 믿음, 판에 가서 게시글들을 보면 흥미롭거나, 감동적이거나, 도와주고 싶은 글들이 많을 거라는 믿음들이 선순환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네이트판에 대한 피드백 중에 소개하고 싶은 것이 있나?
“서비스 개선을 위해 사용자 간담회를 주최하고 있는데, 참여해주신 분들이 판에서 가장 줗은 점이 ‘아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아 나보다 더 힘든데 이렇게 이겨내는 사람이 있구나’하면서 위로를 받는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큰 힘이 되는 피드백이었다.” 

- 네이트판에 대한 오해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흔한 오해는 서비스 운영자가 랭킹을 조작한다는 오해가 있다. 절대 그런 일은 없으니 우려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 네이트판에 ‘판춘문예’라는 별명이 있다.(판과 ‘신춘문예’를 합친 조어로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닌데 소설처럼 써서 판에 올린 게시물을 두고 하는 말) 사실이 아닌 글로 조회수를 얻거나 거짓 사실이 올라오는 것이 비판받을 때도 있는데 이에 대한 게시판 규정이나, 관리 원칙이 있나? 
“사용자 게시글의 진실 여부를 서비스 운영자가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임의로 제재할 수는 없다. 다만 판에 올라오는 모든 글은 당사의 모니터링 원칙에 의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욕설, 심한 비방, 개인정보 유출이나 피해사례 접수 등은 원칙에 따라 관리한다.”

- 앞으로 네이트판 운영에 추가할 것이나 운영 방향 등을 알려달라.
“앱 리뷰나, 판에 올려주시는 다양한 개선사항은 꾸준히 수렴하고 개선해 나가고 있다. 내년에는 전체적 UI 개선과 함께 기존 ‘결시친’, ‘엔터톡’ 외 새로운 카테고리 게시판들을 제공하고 좀더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가 소통될 수 있도록 만들어갈 계획이다. 더욱 좋은 이야기와 소통이 있는 공간으로 네이트판을 잘 꾸려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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