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국방부, ‘시신불태운 사진 확보’ TV조선 보도에 “사실무근”
국방부, ‘시신불태운 사진 확보’ TV조선 보도에 “사실무근”
군, 두차례 반박 “불에 훼손되는 사진 없어” TV조선 정치부장 “복수의 與의원 확인, 왜 불탔다 발표했나”

군이 어업지도공무원 이아무개씨의 총격장면과 불에 타는 사진을 확보했다는 TV조선 보도에 국방부가 이틀째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TV조선측은 복수의 여당 의원에 확인한 것이라며 군이 처음에 왜 불탔다고 발표했겠느냐고 재반론했다.

TV조선은 지난 27일 저녁 뉴스 ‘[단독] 정부, 北 사살·시신 훼손 담긴 정황 파악한 듯’에서 “우리 군이 사살되는 장면과 불에 훼손되는 모습을 사진 형태로 확보한 것으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다”며 “당초 감청에 의한 것으로만 알려졌었는데, 정부가 구체적인 물증을 갖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TV조선은 “이런 증거를 갖고도 우리 정부는 북한의 통지문에 아무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종편방송은 정부 소식에 정통한 여권 관계자는 “북한이 이씨를 사살하고 시신을 태우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신빙성 면에서 사진이 찍힌 것과 눈으로 본 것 중 어느 것이 더 정확하겠느냐”고 했다고 방송했다.

이에 국방부는 강력 부인하는 입장을 잇달아 내놓았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공보과장)은 28일 오전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보도의 사실여부 질의에 “전혀 사실이 무근”이라며 “마치 우리 군이 당시 상황을 눈으로 직접 보고 이렇게 지켜보고 있는 듯한 자료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했으나 우리는 직접 목격한 사항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문 부대변인은 “볼 수 없는 원거리 해역에서 이렇게 일어난 상황을 다양한 첩보로 정밀분석해 당시 사안을 재구성해서 설명드린 측면이 있다”며 “이렇게 무분별한 근거없는 보도가 국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국방부 대변인실은 TV조선 보도가 나간 직후인 27일 밤에도 입장을 내어 “오늘 저녁 TV조선에서 ‘우리 군이 사살되는 장면과 불에 훼손되는 모습을 사진 형태로 확보하고 있다’고 보도한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근거없는 보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서해상 우리 국민 사망’과 관련 보도시에는 신중을 기해 사실에 근거하여 보도해달라”고 밝혔다.

▲TV조선이 지난 27일 저녁뉴스에서 보도한 뉴스. 사진=TV조선 뉴스영상 갈무리
▲TV조선이 지난 27일 저녁뉴스에서 보도한 뉴스. 사진=TV조선 뉴스영상 갈무리

 

국방위원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2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TV조선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면서 “연평도 관측장비로 촬영한 영상 사진은 있을 수 있으나 불꽃이 보이는 정도일 뿐 이것이 사체를 불태우고 있는 모습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이자 당 ‘민간인 총격사망사건 진상조사 및 재발방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희 의원은 2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시신을 불태웠다고 한 판단과 관련해 “영상을 본 것이 아니라 불빛을 봤다는 것은 열화상 카메라를 영상으로 안 것 같은데, 그것으로는 한계가 있을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황 의원은 우리 군의 ‘시신훼손’ 판단근거가 신빙성 높은 첩보로 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시신훼손이 영상 외에 감청이나 음성 정보도 있느냐’는 미디어오늘의 질의에 “내용이 명확하게 확보된 부분이 있어보인다”면서도 “더 조사가 필요하다. 해경의 조사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군 장성 출신의 김병주 의원은 “그것을 얘기하지는 못한다”면서도 “대부분 팩트에 기초했다”고 말했다.

이에 TV조선은 여권으로부터 확인한 내용이라며 최초 군이 왜 사체를 불태웠다고 발표했느냐고 강조했다 박정훈 TV조선 정치부장은 28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복수의 여권 재선급 의원들에게서 확인한 내용이며, 국방부가 국방위에 보고한 내용”이라며 “오늘 국방위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 관계자(여당 의원)도 ‘열상감시장비 시청각 자료가 존재한다’, ‘얘기듣고 보기도 했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박 부장은 “특히 국방부가 사전에 시신훼손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 북한이 사체를 불태웠다고 발표했겠느냐”며 “국방부가 감추고 싶은 게 있을 수 있다. 왜 시신탔다고 발표했는지 의문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는 것(장비) 외에 듣는 것도 있다”며 “국방부가 예민하게 대응하는 이유가 우리 감청이나 자산의 능력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부담탓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뉴스를 직접 리포트한 최지원 TV조선 기자는 미디어오늘의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TV조선이 지난 27일 방송한 저녁뉴스. 사진=TV조선 뉴스 영상 갈무리
▲TV조선이 지난 27일 방송한 저녁뉴스. 사진=TV조선 뉴스 영상 갈무리

 

한편, 국방부는 동아일보의 청와대 함구령 탓에 늑장 대응했다는 보도에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동아일보는 28일자 4면 ‘늑장대응 비난 일자 軍내부 “靑 함구령탓”’에서 “군에서는 ‘북한 관련 사안이 벌어질 때마다 군에 대한 청와대의 정보 통제나 ‘함구령’이 지나치다’는 내부 불만들이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가 “23일 오후 이 씨의 피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에도 윗선으로부터 이씨 관련 정보에 대한 ‘함구령’이 내려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고 썼다. 이 신문은 “청와대의 정보 통제 탓에 사건 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과정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다양한 출처로부터 이렇게 받은 첩보내용들을 바로 바로 공개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며, 조각조각 난 첩보들을 정보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정보가 되고 그 과정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사를 쓴 신규진 동아일보 기자는 28일 미디어오늘의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 질의에 별도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이 기사는 논쟁 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담덕 2020-09-28 23:04:59
도대체, 30키로 미터 거리를 식별 가능하게 찍을 수 있는 카메라는 제조사가 어디여?

바람 2020-09-28 21:24:36
아무리 사실이라 할지라도, 가정/추측/관계자/카더라를 쓰는 언론 관행 자체를 규탄한다. 내일을 아는 언론인이 있는가. 알고 있으면 제발 알려달라.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