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끊이지 않는 포털 ‘장악’ 논란의 역사
끊이지 않는 포털 ‘장악’ 논란의 역사
정치권 포털 압박 반복, 논란 피하려 ‘사람 개입’ 줄여… 기계가 했으니 괜찮다? 포털 알고리즘 제대로 설명해야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카카오 들어오라 하세요” 메신저 발언의 파장이 거세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언론통제’라 주장하며 윤영찬 의원의 사퇴까지 촉구했다. 이번 논란은 정치권과 포털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포털의 뉴스 편집에 의구심을 자아냈다. 
 

“네이버 평정” 발언부터 ‘조국 실검’ 항의방문까지

정치권의 포털 압박은 처음이 아니다. 2007년 진성호 전 한나라당 의원의 “네이버는 평정되었는데, 다음은 폭탄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발언은 아직까지 회자된다. 이후 네이버가 소송을 제기했고 진 전 의원은 사과했다.

보수 정부에서 포털은 ‘견제’ 대상이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네이버(당시 NHN)와 카카오(당시 다음)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 자리에서 홍지만 새누리당 의원은 “여당 악재와 경제위기 기사를 함께 게재해 여당 불신을 유도하고 여당 악재는 볼드체 표시하는 반면 야당의 불리한 기사는 게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는 2015년 카카오(당시 다음카카오) 특별 세무조사를 추진해 논란이 됐다. 당시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 전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왜 다음, 다음카카오 세무조사는 광우병 첫 보도 25일 후, 세월호사건 10일 후, 그리고 그게 마무리 된 지 1년도 안 돼 메르스 발병 26일 후에 실시할까”라며 “세번 연속 우연한 사고를 당하는 사람이나 기업은 속이 많이 상하겠지요”라고 꼬집었다.

▲ 디자인=이우림 기자.
▲ 디자인=이우림 기자.

2015년 포털의 언론사 제휴 심사를 담당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청와대 작품이라는 의혹도 불거졌다. 당시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주간은 칼럼을 통해 “청와대 민병호 뉴미디어 비서관의 막후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썼다. 민병호 비서관은 이를 부인했다.

지방선거를 앞둔 2016년 새누리당은 포털 뉴스가 ‘친민주당’ 편집을 한다는 분석 보고서를 공개하며 정치 공세에 활용했다. 같은 해 새누리당은 ‘포털시장 정상화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포털의 시장 불공정 행위 단속을 명분으로 포털을 압박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압박의 주체는 여당으로 바뀌었다. 2018년 1월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가짜뉴스와 악성 댓글 문제를 지적하며 “네이버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묵인, 방조도 공범”이라고 밝힌 일이 대표적이다.

이후 ‘드루킹’ 논란을 계기로 다시 공수가 바뀌었고, 조국 전 장관 임명 국면에선 실시간 검색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조국 힘내세요’ ‘나경원 사학비리’, ‘황교안 자녀 장관상’ 등이 실검에 오르자 나경원 원내대표와 지도부는 네이버 본사를 항의방문하며 규제 법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 2019년 9월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미디어특별위원들이 네이버와 비공개 면담을 마친후 브리핑을 하고 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 2019년 9월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미디어특별위원들이 네이버와 비공개 면담을 마친후 브리핑을 하고 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왜 당연한 듯이 포털을 불렀을까?

네이버 부사장 출신 윤영찬 의원은 해명 과정에서 “네이버 대관을 담당하며 많은 의원들과 얘기했다. 여기 계신 분들이 불러 국회 와서 얘기 들었다. 의원님들이 충분히 하실 수 있는 말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역시 포털을 부르곤 했다는 반박성 메시지다.

‘슈퍼갑’이라 불리는 포털이 국회의원들이 부르면 찾아가는 상황을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다. 일반 언론사였다면 국회의원이 자신들을 소홀히 보도했다고 당사자를 소환하지 않지만 포털은 상황이 다르다. 

국회에는 포털 대관 인력이 대기하고 있다. 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 보좌진은 “미디어 부문에서 통신사와 포털 대관은 상주한다고 봐도 된다. 규제 법안이 있으면 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설득한다. 국정감사 때가 되면 공정위, 정무위 등에도 찾아가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 "네이버 관계자 절대 출입 금지" 팻말이 붙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사무실.
▲ "네이버 관계자 절대 출입 금지" 팻말이 붙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사무실.

포털 대관 인력의 주 업무는 불리한 법안을 막는 일이다. 김동원 전국언론노조 정책전문위원은 “정치권은 뉴스의 영향력 때문에 포털을 민감해 하고, 포털은 규제가 들어올까 예의주시한다. 포털 관련 법안들을 보면 댓글 문제 등 정치권과 이해관계가 걸린 경우가 많다. 포털은 모빌리티 등 규제가 없는 신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 규제를 만들면 여파가 크기에 국회에 민감해 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포털은 규제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정치권은 이를 빌미로 포털을 압박하는 구조다.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사무실에는 네이버가 규제 법안에 반대하며 자주 방문해 입장을 전하자 민주당측에서 “네이버 관계자 절대 출입금지” 팻말을 붙이는 ‘신경전’이 드러나기도 했다.
 

진짜 장악이 가능할까?

외부 압력에 포털은 기사를 조정하고 있는 걸까? 네이버 뉴스 기사배열공론화포럼이 2018년 21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사를 배열할 때 외압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믿는 이용자가 50%였다. 네이버 주 이용자(1558명)들은 네이버가 정치권(50.1%), 기업(46.9%), 특정단체나 이익집단(45.2%)의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2017년 엠스플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프로축구연맹 소속 홍보팀장이 네이버 스포츠셀 이사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네이버 스포츠면 메인에서 내려줄 것을 요청했고, 몇시간 후 감사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이 홍보팀장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해 여러차례 청탁이 이뤄졌음을 드러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청탁에 따른 기사 재배열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네이버는 스포츠의 경우 사업 제휴와 뉴스 서비스 조직이 일원화돼 있어 이해관계자의 영향력이 직접적으로 닿을 수 있는 특수한 구조였고, 일반 뉴스는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이 2017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스포츠 기사 재배열 논란에 사과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이 2017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스포츠 기사 재배열 논란에 사과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그러던 차에 2017년 한겨레가 ‘삼성그룹 포털장악 의혹’을 제기했다. 2015년 5월 최아무개 삼성 미래전략실 전무가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보낸 메시지에 “네이버와 다음에서 기사들이 모두 내려갔다”며 “양쪽 포털사이트에 미리 협조요청을 해놔서인지 조간 기사가 전혀 노출되고 있지 않다”는 내용이 있다. 양대 포털은 기사배열이력을 공개하며 해당 기사들은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내려갔다고 반박했다.

개별 압박에 대한 외압이 기사 배열에 반영됐는지 못지 않게 중요한 건 정치권 외압이 실제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이다. 김동원 위원은 “포털이 뉴스 직접배열을 포기하고,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고, 인공지능 뉴스 배열을 도입하고, 댓글과 실시간 검색어 제도를 개선했는데 모두 정치권이 압박한 후에 나온 조치”라며 “포털의 정책이 이용자와 포털 사이가 아니라 정치권과 포털 사이에서 나오는 점이 진짜 문제”라고 했다.
 

알고리즘이 편집하면 문제 없다?

이번 논란에 양대 포털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100% 기사를 배열하고 있다고 입장을 냈는데 이 답변에도 문제가 있다.

포털의 답변은 인공지능이 배열하면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는 메시지를 주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EU의 알고리즘 규제 이슈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알고리즘을 구축하는 단계에서 개발자의 성향과 판단, 사회적 풍토, 외적인 압력이 개입되기 때문에 알고리즘은 편향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예컨대 네이버는 뉴스배열원칙을 △다양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 △균형 잡힌 정보 △사회적 공익 가치 존중 △이용자와 쌍방향 소통 구현 △개인 인격권 보호 등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정작 그 ‘균형 잡인 정보’가 무엇인지, 어떻게 구현하는지 불분명하다. 어떤 기준을 어떻게 설계하고 어느 정도 가중치를 두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근본적으로 설계 자체에 개발자의 판단이 들어가기에 ‘100% 인공지능’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 

▲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한 여당 의원이 연설 도중 주호영 원내대표 연설과 관련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후 이 의원은 윤영찬 의원으로 드러났다.
▲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한 여당 의원이 연설 도중 주호영 원내대표 연설과 관련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후 이 의원은 윤영찬 의원으로 드러났다.

사람이 편견을 갖는 이상 사람의 데이터를 모아 작동하는 알고리즘은 편향을 가질 수밖에 없다. 2016년 7월 인공지능을 활용한 온라인 국제미인대회에서 프로필 사진을 심사하는 프로그램이 백인을 제외한 후보자들을 떨어뜨린 일이 대표적이다. 구글의 온라인 광고가 여성보다 남성에게 보다 높은 임금의 직업 광고를 추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김동원 위원은 “포털은 일이 터질 때마다 동어반복을 하고 있다”며 “알고리즘의 뉴스 편집 방식과 원리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경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연구교수는 “인공지능에 대한 과도한 신뢰가 가장 큰 문제”라며 “이번 논란을 ‘인공지능 편집의 정당성’에 대한 논의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은 보조적 도구인데 한국 포털은 메인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완벽하지 않기에 최종 보정과 판단은 사람이 해야 한다. 기계 핑계를 대는 건 뉴스 사업자로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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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의뉴스배치불공정성은 2020-09-10 03:23:48
어제오늘얘기아님윤영찬문제제기틀리지않았다

바람 2020-09-09 22:32:09
연예인과 국민은 포털 악플로 인한 스트레스로 많이 자살했다. 실검조작 범죄도 있었으며, 기사 재배치 논란도 있었다. 보도는 민심과 공공성에 큰 영향을 준다. 여기에 조작 프로그램과 매크로가 작동한다면, 독일 나치 괴벨스가 민심을 선동하는 것과 같다. 지금 일본 야후 재팬 댓글을 보라. 혐한뿐만 아니라, 온갖 댓글이 혐오로 도배되어 있으며 더 자극적일수록 베스트 댓글이 된다. 이는 분명 큰 사회적 문제다. 그리고 베스트 댓글만 옳고 다른 건 다 틀리게 되는 전체주의의 양상을 띤다. 이는 결코 국가 경쟁력 향상에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