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재난방송센터가 운영하는 KBS 재난포털이 최근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했을 때 ‘먹통’이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KBS 측은 재난포털이 개편 중이었고, 홈페이지 등에는 재난정보를 제대로 업데이트 했다는 입장이다.

소수노조인 KBS노동조합은 8일 “태풍 두 개 올 때 KBS 재난포털 먹통”이라는 성명을 발표해 이 문제를 비판했다.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하이선’이 국내를 강타했지만 KBS 재난포털에는 날씨 정보만 제공하는 등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KBS 재난포털은 2015년부터 운영된 서비스로 KBS 뉴스 홈페이지 우상단 링크를 클릭하면 접속할 수 있는 하위 페이지다. 운영은 KBS 재난방송센터가 맡고 있다. 기상 상황 등 각종 재난 데이터를 모아 놓은 아카이브 페이지다. 

▲KBS 재난포털이 제대로 작동되지 안
▲7일 새벽 4시 재난포털의 모습. 당시 태풍 하이선은 제주 해역에서 북상하고 있었다. (왼쪽) 7일 오전 재난포털에서 재난포털 대신 홈페이지를 사용해달라는 안내문. (오른쪽) 사진제공=KBS노동조합.  

KBS노동조합은 “마이삭과 하이선 두 태풍이 새벽에 한반도를 상륙했는데 재난포털 서버고장으로 먹통이 돼 시청자는 물론 재난 현장에서 뛰는 KBS 구성원을 허탈하게 했다”며 “지난 7일 새벽 4시 태풍 하이선은 제주 해역에서 북상하고 있었지만 재난 포털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KBS노동조합은 “지난 2017년 재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5억6400만원이 집행됐다. 올해도 재난포털 서비스 개선에 총 3억원 예산을 투입했다”며 “그런데 정작 재난 상황에서 제구실을 못했고 두 번 태풍 모두에 문제가 생겼다. 매우 심각한 운영상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KBS 재난포털에는 “서버 장애로 인해 재난포털 서비스가 예전 데이터로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재난포털이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태풍 관련 소식은 KBS뉴스 홈페이지에서 뉴스 서비스로 제공될 예정”이라는 공지가 게시됐다. 

KBS노동조합은 “이런 메시지만 노출하고 끝내선 안 된다”며 “사측은 재난포털이 왜 역할을 못했는지 세세히 밝히고 사과를 구하라”고 밝혔다. 

이에 KBS 측은 8일 미디어오늘에 “재난포털은 방문자가 하루에 수십 명에 그치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개편을 거쳐 9월 초 오픈 예정이었다”며 “다만 최근 2주일 내 태풍 3개가 오면서 문제가 생겼고 개발자들이 계속되는 뉴스특보에 투입되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가 확대 시행되면서 오픈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하이선이 물러가는 9월9일 1차 오픈하고, 10월 말에는 최종 오픈을 위해 막바지 작업 중이었다”며 “새 재난포털이 오픈하기 전, 기존 재난포털에 서버장애가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KBS 측은 “대부분 시청자가 접속하는 KBS 뉴스 홈페이지에는 태풍 하이선의 실시간 정보를 모두 업데이트했다”며 “재난포털 페이지를 닫아놓지 않은 것에 지적이 있다면 그건 실책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뉴스 사이트 PC버전과 모바일 버전 첫 화면에 이미 재난 정보는 1순위로 나가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 측은 “앞으로 서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보다 실효성 있고, 활용도 높은 재난포털로의 전면 개편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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