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태풍과 장마 등 재난이 잇따르는 가운데 KBS 소수노조가 늘어나는 재난방송에 노동 강도가 위험 수위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소수노조인 KBS 노동조합은 “‘재난방송 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시간때우기식 방송은 늘어나는데 인력은 부족하고 장비운영 상태는 취약하다. 최소한의 간이형 업무 및 휴게 공간도 부족하다”며 “최악일 수밖에 없는 비참한 방송환경”이라고 비판했다.

KBS노동조합은 “본사의 상명하복식 편성과 방송연결 시간 등 현장 사정은 고려되지 않은 채 무시되고 있다”며 “최근 20시간이 넘는 연속 근무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재난방송 위치도 총국에서 몇 시간 떨어진 지역이라 교대가 불가능하고 교대할 인원도 없다”며 “인원 부족으로 새벽에 출근해 다음날 새벽에 퇴근하고 몇 시간 뒤 다시 피해 상황 취재에 투입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험지나 비바람이 몰아치는 환경에서는 여건이 더욱 어려운데 ‘그림이 좋으니 계속 연결하라’, ‘(외부 출연자 인터뷰 없이) 우리만 갔으니 질문을 늘리자’, ‘언제 물릴지 모르니 계속 대기하고 있어라’ 등 지역 재난 현장에 대한 배려 없이 막무가내 명령만 내리고 있다”며 “비가 오지 않거나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일단 현장을 연결해 시간만 채우는 식의 방송도 이제 그만해야 한다는 게 현장 노동자 목소리”라고 비판했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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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들은 “지역총국의 촬영 기자의 경우 과거보다 인원이 감소한 상황에서 오디오맨이나 아르바이트 인력 등 현장보조 인력이 없어 혼자서 근무해야 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한 상황”이라며 “특히 태풍 같은 재난에는 보조 인력이 없으면 안전을 확보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취재와 촬영, 영상제작 인력 등으로 2팀을 만들어 중계참여 인력과 현장취재 인력을 나눠야 안정적 재난방송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과반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지난달 21일 노동시간과 관련해 사측과 협의 중에 있다고 알렸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7월13일부터 19일까지 선택근로제와 관련해 조합원 설문조사(대상자 486명 중 263명 응답)를 시행했는데, 약 36% 정도가 만족하지 못하거나 매우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부정 응답을 한 조합원들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근무 시 대휴가 발생하지 않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이 설문조사에서 주말 근무 시 대휴가 보장된다면 85%는 선택근로제를 유지하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 설문을 바탕으로, 주중 소정근로를 채우면 주말 근무에 대휴가 발생하도록 협상했다고 알렸다.

언론노조 KBS본부 측은 “KBS본부는 지금까지 선택근로제가 시범 실시되는 본사 해당 구역 중앙위원들과 지역지부장들의 협의체인 지역협의회를 통해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며 “KBS본부는 조합원들께서 더 나은 근로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앞으로 계속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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