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5일 “8·15 기자회견에 참가한 전 조합원에게 검진지침을 시행하고 24일까지 대상자의 60%가 넘는 조합원이 검진에 응했으며 이중 양성판정으로 역학조사 중인 1명의 조합원 외에 현재까지 확진자는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언론에 ‘8·15 기자회견 참가자 코로나 검진 결과 중간 브리핑’ 형식으로 입장을 냈다.

앞서 민주노총은 사랑제일교회와 보수단체들의 이른바 ‘광복절 집회’ 당일 멀지 않은 곳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8월15일 안국역 사거리에서 진행하려 했던 노동자 대회를 장소와 형식을 바꿔 보신각 사거리에서 기자회견으로 진행한 바 있다”며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진 수구 진영의 집회 여파로 코로나 19의 확산이 가속화되고 국민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이러한 불안과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정부당국의 권고와 행정명령에 앞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시행했다”고 주장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지난 18일 유증상자와 동선중복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진을 안내·시작했고, 20일 중앙집행위원회 결정으로 참가자 전원에게 검진 및 결과보고 지침을 내렸다. 24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취합된 대상자 60% 검진 결과에 따르면 기존 확진자 1명을 제외하고는 추가 확진자가 파악되지 않았다. 앞서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A조합원이 21일 경기 평택시 의료기관에서 검진을 받았으며 그와 함께 검진을 받은 조합원들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민주노총이 밝힌 바 있다.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역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8·15 노동자대회' 기자회견에서 한미워킹그룹 해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역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8·15 노동자대회' 기자회견에서 한미워킹그룹 해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민주노총은 “민주노총의 100만 조합원 가운데 코로나19 극복의 최일선에서 헌신하는 보건의료노동자, 공무원노동자, 교사노동자, 요양노동자, 보육노동자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그 어느 조직보다 이 상황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의 확산 방지와 극복을 위해 정부 당국의 방침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우리에게 부여된 역할 수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적극적인 변론에 나섰다. MBC라디오(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보수단체 집회 참석자들에게만 편파적으로 검사를 강요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과도하다. 질병관리본부 입장도 (민주노총 기자회견이) 광화문 집회와는 무관하고, 집회의 진행양식이나 대응방식이 달라서 굳이 그럴 필요 없다는 공식발표가 나온 걸 보면 그걸 신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동규 민주노총 비대위 집행위원장은 YTN라디오(출발새아침)에서 A조합원 감염 경로를 단정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그분의 감염 경로하고 동선에 대해서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며 “감염 경로가 지역사회인지, 생활공간인지, 8.15 기자회견인지는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생중계 갈무리.
▲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생중계 갈무리.

2000명 가까이 모이는 행사를 꼭 해야만 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얼굴 가리개까지 배포해서 전체적으로 착용을 하고, 철저히 방역을 했다”며 “상대적으로 광화문 보수단체 집회는 뉴스를 통해서도 보셨듯이 수만 명이 무질서하게 엉켰고 행진까지 감행했고 결국 어제까지 감염자가 176명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우리 민주노총 기자회견하고는 천지차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래통합당에선 ‘광화문 집회 책임을 통합당에 전가했던 여당이 민주노총 집회는 비판 안 하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양 위원장은 “통합당이 민주노총을 거론하는 건 자신들 잘못을 은폐하려고 하는 꼼수라고 생각한다. 광화문 보수 집회에는 이미 감염된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이 대거 참석해 176명까지 감염됐고 n차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통합당은 전·현직 의원들이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것부터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발열체크를 해서 열이 있는 사람은 다 돌려보냈고, 철저한 방역 대책을 세운 가운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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