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00명에 육박하는 등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자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시행 논의를 시작했다. 3단계는 10명 이상의 모임을 모두 금지하는 봉쇄 조치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2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397명을 기록했다. 대부분(294명)이 수도권 지역 확진자다. 중증환자도 18일 9명에서 23일 30명으로 늘었다. 대부분 60세 이상 고령이다.

23일 신규 확진자 중에도 60세 이상 비율이 32.2%(128명) 가량이다. 여기에 병상 부족 문제도 덮쳤다. 22일 기준, 전국 중증환자 치료병상 541개 중 119(22%)개가 사용 가능하다. 수도권 경우 339개 중 70여개가 남았다.

▲24일 한국일보 1면
▲24일 한국일보 1면
▲24일 경향신문 1면
▲24일 경향신문 1면
▲24일 동아일보 1면
▲24일 동아일보 1면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3일 브리핑에서 “이번 한 주간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3단계로의 격상까지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이미 세부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당분간 확산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확진자의 접촉자 조사가 끝나지 않았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도 18.5%를 기록했다. 경향신문은 “23일 낮 12시까지 841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경우 21개 장소에서 n차 감염자 112명이 확인됐으며, 168개 장소에 대해서는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2~3월보다 죽을 지경” “‘엄마 나 잘렸어 ㅠㅠ’ 눈물의 해고 문자”

국민일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정부가 곳곳에 영업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단 하루의 유예기간도 없이 영업을 막은 정부 조치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19일 0시부터 ‘고위험시설 영업’을 중단시키면서 종사자들이 급작스럽게 해고되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보도다.

▲24일 국민일보 4면
▲24일 국민일보 4면

 

국민일보는 서울시내 한 호텔 계약직 직원들이 “서로 ‘다시 볼 수 있을까요’라며 인사를 나눴고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나 잘렸어’라고 울먹이는 직원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 대기업 뷔페 사업부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국민일보에 “이미 전 직원이 자발적 무급휴가나 임금삭감 등 비용 줄이기를 진행했는데 이제는 죽으라는 얘기인가 싶다”고 토로했다.

서울신문은 폐업 기로에 선 소상공인 심경을 전했다. “서울 도곡동 매봉역 인근 먹자골목에서 6년째 작은 고깃집을 운영하는 조모(36)씨는 요즘 잠을 이룰 수 없다. 지난해까지 하루 100명 가까이 손님을 받았지만 지난 3월 코로나19가 창궐하자 50명 아래로 줄었고,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최근엔 10여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조씨는 지난해 정직원 3명에 아르바이트 학생 1명을 뒀지만,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 지금은 요리사 1명과 자신만 근무한다.”

▲24일 서울신문 5면
▲24일 서울신문 5면
▲24일 세계일보 5면
▲24일 세계일보 5면

 

서울신문은 “서울 이촌동에서 소규모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43)씨도 ‘최근 매출이 기대 수준의 20% 정도로 급감했다’”며 “올 들어 하루 손님이 십여개 팀 수준으로 줄었는데 지난주 목요일엔 세 팀이 왔고, 항상 붐비던 금요일 저녁조차 다섯 팀 정도만 왔다”는 김씨의 말을 강조했다.

여권은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3일 저녁 고위 당·정·청 정례회의에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4차 추경 편성의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2차 재난지원금은) 시나리오가 여러 개”라며 “(지급 시점과 관련) 역설적으로 추석 전에 지급해 효과를 보는 것이 베스트 플랜”이라고 밝혔다. “추석의 전면적 이동 허용 문제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도 말했다.

세계일보는 지급 방법을 두고 이견이 분출하는 여권 상황을 전하며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 재정 투입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재정건전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난처한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별도의 재난기금을 적립하는 방식의 국가재난기금 조성을 법제화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진성준 의원은 자신의 SNS에 “모든 세대에 지급하기보다 일정 소득 이하의 중하위 계층에 지급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경선에 나간 신동근 의원도 “하위 50%에게 두 배의 재난지원금을 주면 불평등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80만명을 넘었다. 한겨레는 “지난 6월초 사망자 40만명을 넘은 지 두달 반 만에 두 배 늘었다”며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어떤 형태로든 영원히 인류와 함께 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24일 한겨레 8면
▲24일 한겨레 8면

 

미국 존스홉킨스대 코로나19 국제 통계를 보면, 23일 사망자 수는 80만4416명이다. 지난 4월9일 사망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했고, 이후 매달 16만여명씩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사망자 수는 미국이 17만6353명으로 가장 많고, 브라질(11만4000여명), 멕시코(6만여명), 인도(5만6000여명), 영국(4만1000여명) 순으로 많았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페루, 이란 등도 각각 2만~3만명으로 후순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2320만명을 찍었다.

한국일보는 심각한 후유증 문제를 조명했다. 지난 3월 확진 후 4월 완치돼 퇴원한 김아무개씨 사례를 들었다. “김씨의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기 시작한 건 퇴원 후 며칠 지나지 않아서였다. (중략) 두 달이 지나 탈모는 다행히 회복되는 듯했으나 곧바로 당뇨가 찾아왔다. 공복혈당수치가 389까지 치솟았다. 병원에서도 갑작스러운 당뇨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 여름을 보내던 중 김씨에겐 새로운 진단이 내려졌다. 만성피로와 고지혈증.”

▲24일 한국일보 3면
▲24일 한국일보 3면

 

한국일보는 “그나마 해외에서 진행된 연구를 통해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며 “지난달 초 이탈리아의 아고스티노 게멜리 대학병원 의료진이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에서 회복된 143명의 중증환자를 연구한 결과 87.4%가 최소 1개 이상의 지속적인 후유증을 겪었다. 피로감(53.1%), 호흡곤란(43.4%), 관절 통증(27.3%) 흉통(21.7%) 등이 주요 증상이었으며, 후각ㆍ미각이상, 비염, 두통, 현기증, 설사 등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의사들 전면 파업은 피해, 24일 정부-의협 면담

의대 증원 확대를 반대하며 순차적 파업에 돌입했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정부와 협의 끝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진료 현장에 복귀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파업 철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24일 서울신문 2면
▲24일 서울신문 2면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과 대전협은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2시간 30분 동안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면담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전협은 코로나19 대응이 시급한 만큼 일단 이에 집중하고 앞으로 모든 것을 대화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대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협 주장에 대해선 “전공의 교육문제와 인기학과 쏠림현상,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 등을 종합 검토하고 대응책을 찾아야 하는데 정부가 의료정원 확대만 먼저 발표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며 “앞으로 충분히 논의키로 했다”고 면담 결과를 전했다.

▲24일 경향신문 4면
▲24일 경향신문 4면

 

그럼에도 26일 예정된 2차 파업은 그대로 진행된다는 예측도 높다. 정 총리는 24일 오후 2시 대한의사협회와 면담에 나선다. 서울신문은 “의협 등에서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과대학 설립 계획 자체를 취소하라고 하지만 정부가 이 주장을 받아들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양제츠-서훈 만남 “중·미 협력 요청”

지난 22일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 회담에 한겨레는 “미-중 사이 중립 외교를 표방하는 싱가포르와 지정학적·경제적으로 대중 의존도가 큰 한국과 관계를 강화해 미국의 ‘중국 포위망’을 견뎌내겠다는 중국 측 전략적 의도가 읽힌다”고 분석했다.

▲24일 한겨레 1면
▲24일 한겨레 1면

 

양 위원은 지난 21일 부산을 방문해 22일 서 실장과 부산 해운대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회담을 가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중국이 “서로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의 동반자로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요구했고 한국이 “미-중 간 공영과 우호협력 관계가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면담 내용을 전했다.

청와대는 시진핑 주석의 방안과 관련해선 “양측은 코로나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양 위원은 회담에서 서 실장에게 미·중 갈등과 관련해 중국을 지지해달라고 명시적으로 요청하진 않았지만 중국 측 우려를 언급하며 간접적으로 '미국 편에 서지 말아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우리 측은 교착에 빠진 남북 관계에서 중국의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회담의 상당 시간을 이 문제에 할애했다고 한다”며 “남북 보건·방역 협력과 철도 연결 등을 위해 중국에 대화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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