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포털 하단의 ‘주요뉴스’ 기사 제목을 자극적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아 카카오가 대응에 나섰다.

카카오는 최근 제휴 언론사 온라인 담당자들에게 공지를 보내고 18일부터 주요뉴스 기사 제목을 자동화한다고 밝혔다. ‘주요뉴스’는 포털에서 CP제휴(콘텐츠 제휴) 언론사 기사를 볼 때 기사 하단에 뜨는 언론사 추천 기사를 말한다. 포털 다음 기준 기사 하단에 기사 10개씩 배열할 수 있다. ‘주요뉴스’를 클릭하면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돼 트래픽을 높일 수 있어 언론사들이 실제 기사보다 제목을 자극적으로 바꿔 클릭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카카오는 언론사에 보낸 공지글을 통해 “주요뉴스’에 노출되는 제목과 접속해 확인한 원제목이 확연히 달라 해당 이슈에 대한 CS가 빈번하게 들어오고 있다”며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언론사들은 ‘주요뉴스’란에 노출되는 제목 길이가 짧아 ‘주요뉴스’ 전용으로 기사 제목을 다시 짓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언론사들은 기사 제목을 실제 기사보다 자극적이고 선정적 표현으로 바꿨다.

▲ 포털 다음 로고.
▲ 포털 다음 로고.

지난 6월 한국경제가 ‘주요뉴스’에 배열한 “93세 송해, 감기라더니...전국 노래자랑 어쩌나” 기사의 원래 제목은 “송해, 코로나19 검사 왜? ‘고열 감기, 음성 판정’”이었다. 큰일이 일어난 것처럼 암시하는 제목이지만 실상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한국경제의 “‘조금만 늦게 태어날 걸’..초등교사의 두얼굴” 기사의 원래 제목은 “‘속옷 세탁’ 과제 낸 초등학교 男 교사 파면”으로 본문에는 “조금만 늦게 태어날 걸”이라는 표현이 없다. 또 한국경제의 “법무장관이 어떻게... 추미애 초유의 사태” 기사의 원래 제목은 “추미애, ‘검언유착 수사’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당해”였다.

특히 스포츠 전문 언론에서 이 같은 행태가 자주 나타난다. 스포츠동아 ‘주요뉴스’의 “양준일, 전처 폭로+성추행 논란... 갑작스런 행보” 기사의 원래 제목은 “‘양준일 오늘 녹화’…재혼설 입 열까”였다. OSEN의 “플레이보이 모델답네, 축구스타의 왕가슴 전 여친” 기사의 원래 제목은 “‘플레이보이 모델답네’ 네이마르 전 여친, 환상적인 몸매 자랑”이다. 스타뉴스의 “‘성관계로 입사?’ 기안84 여혐논란 ‘충격’”기사의 경우 원래 제목은 “성관계로 입사? 기안84, 복학왕 여혐 논란→나혼산 하차 요구 빗발”이다.

▲ 한국경제가 포털 다음 자사 기사에 배열한 '주요뉴스'
▲ 한국경제가 포털 다음 자사 기사에 배열한 '주요뉴스'
▲ '주요뉴스'와는 다른 실제 기사 제목.
▲ '주요뉴스'와는 다른 실제 기사 제목.

포털 뉴스제휴 심사규정에 따르면 ‘주요뉴스’ 영역에 “선정적 단어가 포함된 기사를 노출한 경우” 제재 사유로 본다. 하지만 원래 제목과 다른 제목을 쓴 경우에 대한 제재는 없다.

언론사가 ‘주요뉴스’ 영역을 남용하는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해당 언론사의 중요한 뉴스를 보여주는 서비스 취지와 달리 경제 매체가 연예 기사를 전면 배치하는 등 선정적 기사를 적극 배열하는 경향이 있다. 머니투데이는 2차 가해 소지가 있는 “김지은, ‘안희정 수행비서 계속 하고 싶다’ 요청” 기사를 20일 이상 네이버 ‘관련뉴스’ 영역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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