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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구독 ‘맛있는 녀석들’은 어떻게 유튜브 맛집이 됐을까
100만 구독 ‘맛있는 녀석들’은 어떻게 유튜브 맛집이 됐을까
[인터뷰] 이영식PD·이준호 팀장, “스트리밍·커뮤니티·유료 멤버십으로 팬덤 끌어내, ‘맛둥이’ 댓글이 콘텐츠의 모든 것”

코미디TV 예능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이하 맛녀석)은 ‘이례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지상파·종편·CJ ENM 채널이 아니지만 이에 못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 5년 이상 장수했고, 멤버도 바뀌지 않았다.

‘맛녀석’은 유튜브에서도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TV 예능 프로그램 개별 채널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사례는 지상파에서도 드물다. 유튜브 운영이 프로그램 성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맛있는 녀석들’의 콘텐츠 전략을 듣기 위해 ‘영식이형’ 이영식 PD와 이준호 콘텐츠사업팀장을 서울 강서구 iHQ 사옥에서 만났다.
 

스트리밍·커뮤니티·유료 멤버십으로 유튜브 집중

‘맛녀석’ 유튜브 채널을 살펴보면 유튜브가 부수적인 유통 창구가 아니라 ‘메인’처럼 느껴진다. 채널을 검색하면 우선 ‘스트리밍 영상’이 눈에 띈다. 옛 방송 풀버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사골 스트리밍’에 접속하면 채팅이 쏟아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이 이렇게 유튜브를 통해 본방송을 통째로 서비스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영식 PD는 “사골 스트리밍은 낮에는 2000~3000명, 저녁에는 3000~4000명, 본방 직후에는 7000~8000명 정도 접속한다. 본방 스트리밍은 2만명 정도 시청한다”고 설명했다. 본방송을 스트리밍하면 본방송 시청률과 VOD 판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이준호 팀장은 스트리밍을 통해 소통 공간을 마련하고 채널을 활성화하는 데 의미를 뒀다고 답했다. 

▲ '맛있는 녀석들' 이영식 PD.  사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제공.
▲ '맛있는 녀석들' 이영식 PD. 사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제공.

유민상이 촬영장에 찾아온 초등학생에게 유치한 질문을 하자 ‘애기 취급하면 안 된다’ ‘어른끼리 하는 대화를 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러자 유민상은 “너는 진보니 보수니. 여당 야당 어느쪽?”이라고 묻는다. 

이 장면은 TV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유튜브 전용 콘텐츠 ‘관촤알카메라’에서 볼 수 있다. ‘관촤알카메라’는 비하인드 영상으로 현장에서 유튜브 전용 찰영을 따로 한다. 방송에 나가지 못하는 멘트나 돌발상황을 살리거나 멤버들이 대기할 때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 식이다. 기존 콘텐츠 가운데 ‘상황극 모음’ ‘한입만 먹방 모음’ 등 재가공 콘텐츠도 적극적으로 제작한다. ‘맛녀석’ 채널에서 조회수 100만이 넘은 콘텐츠가 199건(8월3일 기준)에 달한다.

▲ '관차알카메라' 갈무리.
▲ '관촤알카메라' 갈무리.

이영식 PD는 “모음집 콘텐츠가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주작방송 모음, 한입만 모음 상황극 모음 등 5년치 방송 가운데 특정 요소만 끄집어내서 가공하니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 ‘관촤알 카메라’를 통해 보여주는 ‘비방’용 모습들도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유튜브 채널에 구독료를 내는 멤버십 가입자도 이례적으로 많다고 한다. ‘맛녀석’ 유튜브 채널 ‘멤버십’에 가입하면 VOD, 이모티콘 혜택은 물론 ‘선공개’ 영상을 볼 수 있다. 이준호 팀장은 “(스핀오프 콘텐츠인) ‘오늘부터 운동뚱’ ‘JOB룡 이십끼’는 본방보다 일찍 볼 수 있다. 멤버십 전용 오리지널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멤버십 회원들을 위해 맛집 지도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팬 기반의 온라인 유료화 실험을 하는 셈이다.

▲ '맛있는 녀석들'은 유료 멤버십이 활성화된 채널이다.  유료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콘텐츠 선공개 등 서비스를 하고 있다.
▲ '맛있는 녀석들'은 유료 멤버십이 활성화된 채널이다. 유료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콘텐츠 선공개 등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여기까지 온 건 ‘관리자아’ 덕이다.” 이영식 PD와 이준호 팀장은 유튜브 채널 성공의 공을 ‘관리자아’에게 돌렸다. ‘관리자아’는 ‘맛녀석’ 유튜브 채널 관리자의 별명이다. 제작진 중 한 명으로 소통하고 영상 편집하는 센스가 있어 채널 운영을 맡겼다.

이준호 팀장은 “유튜브를 살펴보면 이용자들이 서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 보인다. 이 가운데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지 ‘관리자아’가 잘 알고 있다. 적절한 순간에 개입해서 팬덤을 고도화시키는 느낌이다. ‘관리자아’ 팬카페까지 생길 정도다. 나 같은 꼰대가 했으면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회자되는 ‘관리자아’의 모습들이 있다.  온갖 드립은 일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를 이끌어낸다. 투표를 통해 보고 싶은 영상에 대한 여론을 수렴해 올린다. 촬영 현장 사진을 올리고 ‘제목을 지어달라’고 하거나 출연자들의 등이 일부만 나온 사진을 보여주며 ‘떼유니’(문세윤)를 찾으라는 퀴즈를 낸다. 사진을 넣으면 닮은 꼴 연예인을 알려주는 앱에 ‘맛녀석’ 출연자들 사진을 넣어 충격적인(?) 결과를 공유하기도 한다. ‘맛둥이’(‘맛녀석’ 채널 구독자 애칭)들은 ‘관리자아’와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관리자아’가 설문조사 결과 한 문항의 응답률이 정확하게 48%가 되면 48시간 스트리밍을 한다고 제안하자 ‘맛둥이’들은 의기투합해 48%를 딱 맞췄다.

▲ '맛있는 녀석들'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서 '관리자아'가 낸 퀴즈.
▲ '맛있는 녀석들'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서 '관리자아'가 낸 퀴즈.
▲  '관리자아'가 닮은 꼴 연예인 찾기 앱을 활용해 소통하는 모습.
▲ '관리자아'가 닮은 꼴 연예인 찾기 앱을 활용해 소통하는 모습.
▲ '관리자아'가 낸 퀴즈. "은혜 갚은 포스트잇" 등 재치 있는 댓글이 달렸다.
▲ '관리자아'가 낸 퀴즈. "은혜 갚은 포스트잇" 등 재치 있는 댓글이 달렸다.

이영식 PD는 김민경이 여러 운동에 도전하는 스핀오프 콘텐츠인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 런칭 당시의 센스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홍보포스터 후보군을 만들어서 독자들에게 투표를 받아 정했다. ‘맛둥이’가 만든 거니까 책임을 져 달라는 취지로 투표를 독려해야 하는 상황인데 ‘엄마아빠’라고 쓰더라. 이런 섬세함이 인상적이었다.”
 

‘맛둥이’가 콘텐츠 방향성을 정한다

‘맛녀석’은 김민경의 ‘운동뚱’과 유민상이 직업을 체험하는 ‘JOB룡 이십끼’를 런칭하면서 스핀오프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특히 ‘운동뚱’은 매번 종목을 바꿀 때마다 김민경의 놀라운 운동신경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운동뚱’은 ‘맛둥이’가 기획했다.” 이영식 PD는 “5주년 행사 당시 댓글로 멤버들한테 시키고 싶은 일을 댓글로 남겨달라고 했더니 70%가 운동을 시켜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댓글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않았을 거다. 그래서 제목도 ‘시켜서 한다’다. 팬들이 원해서 시작한 기획이니 팬들이 더 좋아해주는 거 같다”고 했다.

‘맛녀석’은 다양한 방식으로 ‘맛둥이’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영식 PD는 “댓글이 우리의 전부라는 생각이 든다”며 “댓글만 보더라도 프로그램이 나아갈 방향이 보이더라.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댓글을 바탕으로 회의를 하면 된다”고 했다.

▲ 특정 지역에 간 다음 실시간 댓글을 통해 식사 장소를 정하는 '게릴라맛집'편.
▲ 특정 지역에 간 다음 실시간 댓글을 통해 식사 장소를 정하는 '게릴라맛집'편.

“예고 없이 특정 지역을 찾아가는 게릴라 맛집편을 여러번 했는데 지역별 식당을 조사하고 자문을 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맛집이 있으니 ‘맛둥이’에게 물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잘 될까 걱정 됐는데 라이브를 통해 ‘어느 지역에 간다’고 하니 정말 많은 분들이 실시간으로 지역 맛집을 알려주셨다. 이런 면이 디지털 콘텐츠의 매력인 거 같다.”

‘오늘부터 운동뚱’ ‘JOB룡 이십끼’에 이어 문세윤이 출연하는 스핀오프 프로그램도 런칭할 계획인데 이번에도 ‘맛둥이’의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3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줌바뚱’ ‘라틴뚱’ ‘쌈바뚱’ ‘탱고뚱’ 등 댄스를 시켜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영식 PD는 “압도적으로 많이 나온 응답이 댄스여서 세윤이는 댄스를 배우는 프로그램에 출연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13일 문세윤이 댄스를 배우는 ‘오늘부터 댄스뚱’을 방영한다. 
 

망할 줄 알았는데 ‘덕업일치’ 통했다

“솔직히 3개월 봤다.” 이영식 PD는 “12편 만들고 끝날 줄 알았다. 민상이도 ‘이게 되겠어?’라고 묻더라. 덩치 큰 4명이 나와서 ‘포샷’으로 먹방을 한다고 하니 우려가 많았다”며 “당시엔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이 먹방을 주로 했는데 우리는 진짜로 음식을 잘 먹는 사람을 앉혔다. 우리끼리 추억만 남기고 끝날 줄 알았는데 반응이 좋아서 놀랐다. 첫방부터 시청률이 0.8%를 기록하며 터졌다”고 했다.

이유가 뭘까. 이영식 PD는 당시를 떠올리며 “못 보던 그림을 보여준 점이 컸던 거 같다”고 분석했다. “우리는 방송이라서 먹는 게 아니라 진짜 행복하게 먹는다는 점을 인상적으로 느끼시는 거 같았다. 출연자들도 진짜 기대하고 온다. 한번은 추어탕집 촬영이 끝나고 세윤이가 프로그램 덕에 맛집을 알게 됐다며 ‘형 고마워’라고 하더라. 준현이는 벌칙에 걸려 못 먹게 되면 방송 끝나고 포장해서 간다. 세윤이는 부대찌개편에서 벌칙을 받아 못 먹었는데 끝나고 식당에 남아 부대찌개를 시켜 먹고 갔다.”

▲ '맛있는 녀석들' 촬영이 끝난 후 따로 부대찌개를  주문해 먹는 문세윤.
▲ '맛있는 녀석들' 촬영이 끝난 후 따로 부대찌개를 주문해 먹는 문세윤.

음식을 향한 ‘진정성’은 음식 프로그램에서 ‘필수’인 ‘인서트’를 찍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인서트’는 음식이 나왔을 때 음식을 촬영하는 것을 말한다. 이영식 PD는 “인서트만 따로 촬영한다. 음식을 어떻게 조합해 먹는지 다 기록했다가 추후에 찍는다. 이러면 인서트 찍는 데만 3시간이 걸린다. 두 번 일하는 거라 번거롭지만 출연자가 가장 맛있는 상태에서 먹어야 하니 이렇게 한다”고 했다.

‘맛녀석’은 먹방이지만 동시에 ‘캐릭터쇼’이기도 하다. 칼질을 할 때마다 문세윤은 뜬금 없이 부자 허세 캐릭터 ‘덕만이’를 연기하고, 비빔밥을 먹을 땐 멤버들이 산적 분장을 하며 상황극을 한다. 메뉴의 성격이나 소품을 활용해 상황극을 하는 경우도 많다. 끊이지 않는 상황극과 멤버 간의 티격태격대는 모습은 ‘무한도전’이 연상된다. 이영식 PD는 “먹방인데 개그 요소가 있으니 웃기다. 웃기는 먹방을 표방했는데 이 점이 유효했다. 산전수전 겪은 코미디언이니 꽁트도 잘 하고 애드리브에도 강하다. ‘티키타카’도 잘 맞다”고 했다.

▲ 이준호 iHQ 콘텐츠사업팀장. 사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제공.
▲ 이준호 iHQ 콘텐츠사업팀장. 사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제공.
▲ 이영식 '맛있는 녀석들' PD. 사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제공.
▲ 이영식 '맛있는 녀석들' PD. 사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제공.

상황극이 일상처럼 이어지니 캐릭터도 빠르게 잡혔다. 이영식 PD는 “기존 먹방에는 캐릭터가 잘 없는데 준현이는 맛표현을 잘해서 ‘김프로’라는 별명이 첫방부터 붙었다. 막내인 세윤이는 ‘막뚱이’ 민경이는 장군처럼 먹는다고 해서 민경장군, 유민상은 자신이 KBS 공채 20기라고 하면서 후배들을 누르려고 하자 (후배들인) 다른 멤버들이 (욕처럼 들리는) ‘20끼형’이라고 불렀다”고 했다. 이영식 PD 역시 ‘영식이형’이라는 캐릭터가 있다.

마지막으로 목표를 묻자 이영식 PD는 “먹방계의 ‘무한도전’을 꿈꾸고 있다”고 답했다. “우리는 먹방이지만 버라이어티를 추구한다. 최근에 ‘전골노래자랑’을 찍었다. 노래자랑하고 전골 먹고 노래자랑하고 전골 먹고 노래자랑하고 전골 먹는 내용이다. 운동회를 하면서 명란 들어간 음식을 먹는 ‘명란 운동회’도 할 계획이다. 이런 식의 특집을 많이 해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회자되고 롱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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