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SM엔터테인먼트그룹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 비대면 시대 K팝의 주목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국내외 인터넷 사업자들이 K팝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SM엔터테인먼트그룹 계열사에 1000억원대 투자 사실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라이브 동영상 서비스) 브이라이브의 글로벌 커뮤니티 멤버십 플랫폼인 ‘Fanship’의 역량 강화와 차세대 영상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SM 엔터테인먼트의 계열회사들에 총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라이브 및 커뮤니티 플랫폼 기술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카카오도 K팝 콘텐츠 수급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콘텐츠 기업을 지향하며 출범한 카카오M은 연예기획사들을 인수하고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로 글로벌 K팝 음원·콘텐츠 영향력 확대를 꼽았다. 김성수 카카오M  대표는 7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최대의 음원 투자 및 유통 점유율을 바탕으로 멀티 레이블 체제를 강화해 K팝 미디어를 성장시키겠다”고 했다. 

▲  ‘Beyond LIVE’ 예고 영상 갈무리.
▲ ‘Beyond LIVE’ 예고 영상 갈무리.

플랫폼 기업인 양대 포털이 K팝 콘텐츠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K팝 콘텐츠의 가능성과 잠재성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동영상 서비스 경쟁에서 유튜브에 밀린 네이버와 카카오 입장에서는 대중성과 팬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K팝 콘텐츠 수급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연예기획사와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면 포털의 예약 및 결제, 멤버십,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등 자사 서비스와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유력 연예기획사들이 콘텐츠 기업을 지향하며 방송사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유력 플랫폼 기업들과 제휴가 필수가 됐다.

특히 코로나19 국면에서 K팝 콘텐츠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 SM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 브이라이브와 제휴를 맺고 제작한 비대면 유료 콘서트 ‘Beyond LIVE’는 AR 등 기술을 접목한 비대면 콘서트로 주목을 받았다. 6주 동안 진행된 콘서트에는 129개국의 시청자가 접속했다. 국내 포털이 유치한 행사는 아니지만 지난 6월 방탄소년단의 온라인콘서트에는 최대 동시 접속자가 75만6600여명에 달하기도 했다.

이날 네이버와 SM엔터테인먼트 양사 대표 역시 비대면 국면의 K팝 콘텐츠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고도화된 라이브 및 커뮤니티 플랫폼 기술과 빅데이터 기반의 유료 비즈니스 모델로 비대면 디지털 공연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비대면 콘텐츠 플랫폼 경쟁력이 있는 네이버와 손을 잡게 돼 양사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SM은 글로벌팬들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여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K팝 콘텐츠는 유튜브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블랙핑크의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은 최단기간 3억뷰 달성 신기록을 세웠다.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전 8시 기준 블랙핑크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4230만명으로 구독자수 기준 전 세계 아티스트 5위, 여성 아티스트 1위를 기록했다. 플레이보드 집계에 따르면 8월 3일 기준 국내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순위 10곳 중 5곳이 K팝 채널이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 제품 책임자(구글 수석부사장)는 지난달 21일 국내 비대면 기자간담회에서 “상위 25개 K-POP그룹의 해외 시청량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유튜브에서 업로드 후 24시간 이상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 절반이 K팝 콘텐츠다. 이는 기록적인 수치”라며 K팝에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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