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진행자) : 영화 ‘주기자’ 엔딩이 한 번 정도 바뀌었나요?
황병국(출연자) : 엔딩은 한 번도 안 바뀌었죠. 감옥으로 가는데, 주 기자는 약간 겁이 나서, 겁이 났다고 그래야 하나? 어깨를 숙이고 천천히 막 걸어가고 있는데, 저쪽에서 막 주 기자 팬들이 막 몰려와서 “쫄지마, X발!” 딱 그러는 거죠.
주진우 : 지금 방송에서 그런 말을. 감독님 우리 어떻게 하려고 그래? 지금 PD 좌절하고 있어. 괜찮아요? PD 괜찮아요?
황병국 : 그러니까 하여튼 엔딩은 한 번도 안 바뀌었고, 그 엔딩이.
주진우 :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응원하니까, 그러니까 제가?
황병국 : 그러니까 딱 “쫄지마, X발!” 아 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주진우 : 진짜 왜 그래 진짜. 어떻게 하려고 그래. 죄송합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준수할 것을….

TBS 라디오 프로그램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의 초대손님인 영화감독 황병국씨가 주진우 기자를 소재로 한 영화 ‘주기자’ 시나리오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했다. “쫄지마, X발!”은 팟캐스트 ‘나는꼼수다’ 진행자였던 방송인 김어준씨가 즐겨쓰던 표현이다.

▲TBS 라디오 프로그램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사진=TBS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TBS 라디오 프로그램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사진=TBS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방통심의위 방송소위·위원장 허미숙)는 24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TBS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가 방송심의규정 ‘방송언어’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한 결과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의견진술은 해당 프로그램 방송사 관계자가 나와 이 같은 방송을 하게 된 이유를 소명하는 절차다.

민원인은 “방송 중 출연자가 욕설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방통심의위에 민원을 제기했다.

심의위원 3인(정부·여당 추천 허미숙 소위원장,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 미래통합당 추천 전광삼 상임위원)은 ‘의견진술’을, 2인(정부·여당 추천 강진숙·이소영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를 주장했다.

박상수 위원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사용했다. 영화적 표현이었다고 사과하는 듯하면서도 또 ‘쫄지마, X발’이라고 발언했다”고 지적한 뒤 “방통심의위를 조롱하는 듯한 멘트도 했다. 심의 규정을 준수한다고 말하는 데 방통심의위를 조롱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허미숙 위원도 “영화적 표현에 대해 영화를 찍은 감독이 발언했다고 해도 이걸 어떻게 볼 것인지 의견진술을 들어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반면 권고를 주장한 강진숙 위원은 “방송은 영향력이 크다. 비속어나 욕설을 지양해야 한다”면서도 “진행자가 돌발 실수라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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