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물 유포 등으로 논란이 된 ‘언론인 단체 카카오톡방 사건’에서 유일하게 기소된 피의자가 벌금형을 구형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준민 판사는 19일 오전 성폭력특별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아무개씨(35)의 첫 공판이자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최씨에게 벌금 500만원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최씨가 2018년 11월 오픈채팅방에 남녀 성관계 장면이 촬영된 동영상을 전송했고, 2019년 1월과 2월 유사 성행위 장면이 촬영된 영상을 두 차례 오픈채팅방에 전송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클럽 버닝썬’ 1·2차 영상이라 불린 불법 촬영물도 포함됐다. 

▲문제의 언론인 익명 카카오톡방에 '클럽 버닝썬'에서 촬영됐다고 추정되는 불법촬영물이 유포된 대화내용.
▲문제의 언론인 익명 카카오톡방에 '클럽 버닝썬'에서 촬영됐다고 추정되는 불법촬영물이 유포된 대화내용.

 

문제의 오픈채팅방은 기자, PD, 성우 등 언론사 관계자들이 모인 언론인 단체 익명 카카오톡방이다. 참여자 대다수가 기자로 추정돼 ‘기자 단톡방’이라고 불렸다. 최씨는 기자들을 상대하는 한 기업의 홍보팀 직원이었다. 아는 기자 초대로 단톡방에 들어갔다. 이 채팅방은 방 개설자에게 소속 매체, 이름 등 간단한 신원을 공개한 뒤 허가를 받아야 입장이 가능했다. 

최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최씨는 법정에서 “많은 피해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한다. 만날 수만 있다면 저 같은 사람 때문에 피해를 받는 것이지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전하고 싶다”며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변호인도 “(피고인은 자신의) 회사에 대한 호의적 기사를 원했던 욕심이 있어서, 이 단톡방에서 다른 사람이 요구하는 자료에 적극 부응하고자 했다. 누군가 (문제의 영상을) 요구했을 때 인터넷에 이미 존재하는 영상을 찾아 단톡방에 올리게 됐다. 과도한 욕심으로 피해자에게 큰 피해를 준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잘못을 뉘우친다”고 의견 진술했다. 

검찰은 이 사건 피의자 12명 중 촬영물 유포 혐의를 받는 최씨만 유일하게 기소했다. 나머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와 명예훼손, 형법상 모욕(1명), 성매매특별법상 성매매와 성매매 광고 등 혐의의 11명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를 받거나 죄질이 경미하다는 이유로 기소유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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