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가 KBS의 ‘혹서기 편성’으로 인해 방송작가들이 일시 실직 상태에 처할 위기라며 혹서기 편성을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혹서기 편성이란 제작비 절감을 위해 휴가철 정규방송을 결방하고 재방송이나 특집, 외부에서 구매한 다큐 등을 편성하는 것을 말한다. 

방송작가유니온은 17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비정규직, 프리랜서 작가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데 KBS와 KBS에 납품하는 외주제작사의 정규 프로그램들이 결방을 예고해 작가들은 ‘일시적 실직’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방송작가유니온은 “KBS가 7월 말에서 8월초까지 1~2주 정도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대체편성하라는 공문을 전국 총국에 내려보냈다”며 “많게는 3주간 정규프로그램 제작이 중단될 수 있다”고 전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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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KBS의 ‘혹서기 편성’은 몇 년 전부터 시행해온 것이지만 방송작가에게 실질적 생계 위협으로 다가온 건 지난해”라며 “적자 해소를 위해 KBS가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혹서기 편성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프로그램들이 결방됐고 해당 프로그램 작가들은 강제 실직 혹은 무급휴가에 돌입했다”며 “결방으로 정규 프로그램 제작이 중단돼도 급여에 변동이 없는 정규직과 달리 방송작가들은 생계에 위협이 온다”고 밝혔다. 

방송작가유니온에 따르면 지난해 KBS광주총국 A 프로그램이 2주 결방했고, 자체 기획 특집 방송이 2회 추가되면서 작가들이 4주 결방 사태를 감수해야 했다. 해당 작가는 약 한 달간 수입 없이 생활하게 됐다. 또 KBS대전총국 B프로그램도 3주 결방과 특집 2회 편성을 하게 돼 작가들이 5주를 쉬어야 했다. 

이들은 “공영방송 KBS는 왜 적자 경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에게 일방적인 고통을 강요하느냐”며 “KBS는 방송작가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혹서기 편성 결방 조치 중단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프리랜서가 상생하는 방향의 경영 적자 타개책을 새로 설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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