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시사평론가는 지난 8일 KBS 1TV 시사 프로그램 ‘사사건건’에 출연해 대북전단 이슈 토론을 하다가 탈북민 출신 지성호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분수를 알라”고 발언했다. 이후 지 의원이 “탈북민을 이방인으로 여긴다”고 반발했고 논란이 커지자 김 평론가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KBS 관계자는 16일 미디어오늘에 “제작진 측에서 하차 요청을 했고 본인이 수용했다”며 하차가 이뤄진 배경을 밝혔다. 

김갑수 평론가는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방송을 하차하게 된 것이 맞다”면서 “극우 활동에 대한 유치한 맞대응이었다”면서 자신의 발언 맥락을 설명했다. 

김 평론가는 지성호 의원에게 ‘문제의 발언’을 한 이유로 지난 5일 지 의원이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김여정 하명법’으로 지칭한 것을 들었다. 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북한에는 입도 뻥끗 못하고 오히려 ‘김여정 하명법’(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만들겠다고 하니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8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한 김갑수 시사평론가.
▲지난 8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한 김갑수 시사평론가.

김 평론가는 이에 대해 “지 의원이 대북전단살포 금지법을 ‘김여정 하명법’이라고 말해 매우 불쾌했다”며 “내가 ‘분수를 알라’고 말하니까 지 의원이 기분이 나빴다고 하는데, 지 의원 등 일부 탈북을 해서 극우 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마치 자신들이 ‘남한 정복자’처럼 생각하시는 것 같다. 저는 지금까지 탈북한 분들에게 애틋한 마음이 있었고 가능한 좋은 쪽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정도를 넘어서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나는 탈북자를 폄하한 것이 아니고, 탈북한 후 극우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대응한 것”이라며 “물론 나의 대응이 유치한 맞대응이었다는 건 안다. 나의 경우 가족 중 북한에 계시는 분들도 있고 지금까지 탈북민을 ‘노동 이주자’라고 부르자고 주장하는 등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봤다. 그런데 여기 오셔서 극우 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지 의원은 전에도 ‘김정은이 죽었다’는 식으로, 화제를 모을 수만 있다면 아무 이야기나 하고 이번에도 ‘김여정 하명법’이라는 발언을 했는데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남한의 사람들이 유하고 만만해 보이니까 맘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매우 불쾌했다”고 전했다.

김 평론가는 “(지 의원과 같이) 일부 탈북자들은 ‘남남 갈등’의 진원지 역할을 하려고 한다”며 “어떤 탈북자들은 남한 사회를 정벌하러 온 정복자 심리를 가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평론가는 “남·남 갈등 한 축에 서서 재미 보려는 태도는 자제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한편 KBS의 하차 결정에 김 평론가는 “방송사 입장은 이해한다”며 “다만 세월호를 모욕하거나 정치적으로 극우 발언을 하시는 분들의 자유는 무한대로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 반대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일 KBS ‘사사건건’에서 김 평론가는 “지성호 의원에게 한마디 하겠다. 분수를 아세요! 우리가 받아주고 의원까지 시켰으면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이후 지성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북한에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권인 인권을 존중받지 못해 한국에 왔다”며 “북한 정권의 냉혹한 인권 현실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김갑수 평론가의 말처럼 탈북민을 이방인으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논란이 계속되면서 김 평론가는 해당 방송에서 하차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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