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고(故) 박환성·김광일 PD 3주기를 앞두고 지난 1일 공식사과한 가운데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이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방송사와 제작사가 상생할 방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EBS 사과에 “독립 PD들의 노력으로 일군 값진 성과”라고 평가하는 동시에 “상생협의회가 좋은 결실을 보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독립PD협회와 EBS가 구성한 상생협의회가 과거 한계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PD 사회 내 갑을관계를 해소하고 전체 PD가 평등하고 호혜적 관계를 맺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연대 “모든 PD는 미디어 생태계의 핵심인 콘텐츠를 창작하는 자로서 방송사 내외에 관계없이 그가 어디에 속하든 동등한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하고 원‧하청의 수직적 관계를 내포하는 하도급형 외주 관점에서 벗어나 건강한 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불공정 관행 해소를 넘어 상생을 위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 김광일, 박환성 PD 1주기 행사.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고 김광일, 박환성 PD 1주기 행사.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언론연대는 “지상파 생존위기가 가속화하고 방송 산업이 침체하는 상황에서 제작비 산정과 협찬·광고 수익 배분 비율을 일부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외주 쥐어짜기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가로채는 불합리한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방송사와 제작자가 동시에 이익을 낼 수 있는 새 구조를 만들어야 하며 저작재산권을 포함해 프로그램 유통과 이용에 관한 사항을 전면 재검토하고 미래지향적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고 박환성·김광일 PD는 2017년 7월15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야수의 방주’를 촬영하는 도중 교통사고로 숨졌다. 부족한 제작비에 늦은 시간까지 직접 차량을 몰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됐다. 두 PD가 사망한 직후 독립PD협회, EBS와 언론연대는 협의체를 꾸려 문제 해결을 도모했다. 

지난 3년 계속된 유족과 독립PD협회 등의 대화 시도로, EBS 측에서 독립PD협회와 상생 협의를 하겠다고 나섰다. 앞서 지난달 7일 김유열 EBS 부사장이 직접 두 PD 영전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EBS는 오는 7월15일 두 PD의 3주기에 맞춰 유작 ‘야수의 방주’를 포함해 박 PD의 작품 3편을 다큐프라임 시간대에 방송한다. 또 불공정 제작 관행 개선을 위해 독립PD협회 등과 상생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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