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종합일간지 3사가 받은 정부 광고가 2018년과 2019년 눈에 띄는 추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실이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부터 받은 ‘2013~2019년 중앙일간지 9개 정부 광고 집행현황’을 확인한 결과다. 

2019년 중앙일간지에 지급한 정부광고비는 7872건, 총 524억6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정부 광고 집행 건수는 서울신문 1010건, 한겨레 1002건, 경향신문 990건, 한국일보 934건 순이었다. 뒤를 이어 동아일보가 852건, 중앙일보 774건을 나타냈고 조선일보는 723건으로 9개 중앙일간지 중 정부 광고 집행 건수 최하위를 나타냈다. 

2019년 한겨레 정부 광고 집행 건수는 2013년 대비 244건 늘어난 반면 조선일보는 2013년 대비 2019년 83건 줄었다. 경향신문도 2013년 대비 2019년 134건이 늘었다. 기획재정부가 대주주인 서울신문은 조사기간 7년 내내 정부 광고 집행건수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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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안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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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안혜나 기자. 

물론 광고단가 차이로 2019년 중앙일간지 정부 광고 집행액에선 동아일보가 87억7500만원, 중앙일보가 76억2000만원, 조선일보가 70억6600만원으로 ‘TOP3’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한겨레가 56억3700만원, 서울신문이 52억300만원, 경향신문이 50억1500만원, 한국일보가 48억3700만원 규모의 정부 광고를 받았다. 

조중동은 최근 7년간 박근혜정부 마지막 해이자 문재인정부 첫해였던 2017년 정부광고 집행이 가장 많았다. 같은 해 한겨레·경향신문을 비롯해 한국일보·서울신문 등 다른 일간지 정부광고 집행액도 상승세였던 점에 비춰보면 정권교체기라는 ‘특수’시기의 결과로 추정된다. 

앞서 2017년 12월 이낙연 국무총리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직접 불러 정부 광고 집행이 보수 매체를 중심으로 편향되게 집행됐다고 지적하면서 현황 파악과 함께 개선책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중동 광고 집행액은 눈에 띄게 줄었다. 

동아일보는 2017년 105억2300만원, 2018년 95억3000만원, 2019년 87억7500만원이 집행되며 2년 사이 17억4800만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95억6100만원의 정부광고가 집행된 중앙일보는 2018년 86억8800만원, 2019년 76억2000만원이 집행되며 2년 사이 19억4100만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는 2017년 93억2600만원에서 2018년 86억3100만원, 2019년 70억6600만원으로 2년 사이 22억6000만원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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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안혜나 기자. 

반면 한겨레 정부 광고 집행액은 2017년 대비 2018년 5억7800만원 증가한 60억7600만원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56억3700만원으로 4억3900만원 하락했다. 조중동에 비해서는 하락세가 뚜렷하지 않다. 한겨레는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년 정부광고 집행액이 36억8600만원으로 최근 7년 사이 가장 낮았다. 

조선일보의 경우 2018년과 2019년 정부광고 집행액 낙폭이 컸다. 그 결과 문재인정부 3년 차에서 한겨레가 받은 정부 광고 집행액과 14억2900만원 차이였다. 박근혜정부 3년 차였던 2015년 조선과 한겨레의 정부 광고 집행액 격차가 42억3300만원이었던 것에 비춰보면 격차가 꽤 줄어든 셈이다. 

2019년에는 조중동을 비롯해 대다수 일간지 정부광고비가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 한국언론진흥재단 관계자는 “종이신문 영향력의 하락으로 전체 정부 광고 예산에서 인쇄 매체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광고 총 집행액은 2017년 7677억9500만원, 2018년 8212억4600만원, 2019년 9443억1800만원으로 매년 증가세여서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신문업계 관계자는 “2018년 정부광고법 시행 이후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임의로 집행하던 광고에 법적 문제가 생겼고, 언론재단을 거치지 않던 정부광고비가 언론재단을 거치면서 정부 광고 집행비가 증가한 모습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지난해 전반적으로 복지예산이 늘어나면서 제일 먼저 홍보예산을 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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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우림 기자.

흥미로운 지점은 박근혜정부에 이어 문재인정부에서도 동아일보가 매년 정부광고 집행액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9년에는 중앙·조선과 격차를 벌렸다. 이와 관련 신문업계 관계자는 “보통 조중동은 A급으로 묶여 패키지로 광고가 집행되는데 조선일보보다 부수가 적은 동아일보가 매년 1위라는 건 영업을 잘했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똑같은 광고비를 내도 동아일보는 동아미디어그룹 내 여러 매체에 광고를 내준다. 광고주 입장에선 끌릴 수밖에 없다”며 일종의 ‘단가 후려치기’로 실적을 과대 포장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정부 광고 매체 선정 시 국민에게 효율적으로 (광고가) 전달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매체 간 형평성과 기존 관행에만 치우쳐서는 정부 광고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신문협회(회장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는 최근 정부와 국회를 향해 코로나19 이후 신문사 경영위기가 심각하다며 “정부 광고를 집중적으로 집행하고 홍보예산도 증액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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