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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40주년 사설 싣지 않은 유일한 신문
5·18 40주년 사설 싣지 않은 유일한 신문
[아침신문 솎아보기] 국민일보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 보도 주목

대부분의 아침신문이 5·18 40주년 기념식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정의연 운영 논란 소식을 1면에 보도했다. 아침신문들은 5·18 기념식에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5·18 망언을 거듭 사과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제창한 소식에 의미를 부여했다. 광주 지역 언론들도 1년 전과는 다른 통합당 원내대표의 행보를 눈여겨봤다.

▲19일자 세계일보 1면.
▲19일자 세계일보 1면.
▲19일자 조선일보 3면.
▲19일자 조선일보 3면.

국민일보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기획

국민일보는 유일하게 19일자 아침신문에서 다른 보도를 했다. 국민일보는 1면 머리기사와 4면, 5면을 모두 털어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라는 제목을 달고 기획기사를 실었다.

국민일보는 최근 코로나19로 사망자 가운데 다수가 정신질환자라고 분석했다. 국민일보는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19로 사망한 263명(18일 0시 현재) 가운데 115명이 정신질환자였다. 기저질환이 확인된 사망자 256명 중 44.2%(중복 질환 포함)를 차지할 만큼 치명률이 높다”고 했다.

▲19일자 국민일보 1면.
▲19일자 국민일보 1면.

국민일보는 “원인은 그들이 거주하는 환경에 있었다. 폐쇄성 짙은 공간에 밀집해 장기간 수용된 환자들이 속수무책 당했다. 경북 청도 대남 병원에선 정신질환자 103명 전원이, 대구 제2미주병원에선 196명이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두 병원에 2010년 이후 입원했던 정신질환자 중 116명은 3000일(8년2개월) 이상 장기입원 환자라고 한다. 국민일보는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1980년대 설립된 수도권의 한 정신요양시설 입소 환자 225명을 전수 분석했다. 또 의료진과 시설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지난 4~5월 국내 정신병원 및 정신요양시설 장기수용 환자 37명도 만나 심층 인터뷰했다.

▲19일자 국민일보 4면.
▲19일자 국민일보 4면.
▲19일자 국민일보 5면.
▲19일자 국민일보 5면.

국민일보는 4면과 5면엔 ‘순이’와 ‘덕배 할아버지’를 인터뷰했다. 7남매 장녀였던 순이는 삼촌 부부가 데려갔다. 이후 ‘식모살이’를 시작했다. 식모살이하던 집에서 집주인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병도 옮았다. 속앓이했던 순이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결국 사회복지시설로 들어갔다. 그녀는 17살이었던 1986년에 시설에 들어와 34년을 살고 있다.

덕배 할아버지는 정신병원에서 12년을 보냈고, 정신요양시설로 전원해 18년째 살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60년대 서울 명문대 사학과를 나와 결혼까지 했지만, 조현병 환자였다. 이후 정신병원과 정신요양시설에서 살게 된 것이다.

국민일보는 결국 ‘시설 살이’는 ‘죽음의 경로’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무연고자인 순이씨와 덕배 할아버지는 퇴소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남은 생을 시설에서 보내게 된다”며 “더 나이가 들어 노인성 질병을 얻거나 혼자 화장실 가기도 어려워질 상태가 되면 노인요양병원으로 전원될 가능성이 높다. 정신요양시설에는 의사가 없고, 200명이 넘는 입소자를 직원 28명이 돌봐야 해 나이 많은 노인은 지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장기입소 환자의 다음은 시설 내 죽음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시설 입소자들은 수십 년 생활에서 이를 무수히 봐 왔다”고 썼다.

조선만 끝내 5·18 40주년 사설 없었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지난 18일 동아일보와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국민일보, 세계일보, 서울신문 등이 사설을 통해 진상 규명과 관련 법안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관련 사설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중앙일보는 19일자 신문에 사설을 실었다. 조선일보만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관련 사설을 내지 않은 셈이다.

▲19일자 중앙일보 사설.
▲19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5·18은 1980년 신군부의 쿠데타에 맞서 온몸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 시민들의 비폭력 평화운동이다.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기록될 소중한 유산”이라 평가하고 “이 과정에서 사망·부상·행방불명 등 7200여명이 희생됐다. 지금까지도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있는 비극적 사건이다. 공권력에 의해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됐다는 점에서 한국 현대사의 오점”이라고 썼다.

그동안의 기념식과 어제의 기념식을 비교하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망언도, 야유도, 몸싸움도 없이 평화롭게 진행됐다. 주호영 원내대표 등 미래통합당 지도부의 공개 사과를 광주 시민들이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보였다”며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중앙일보는 어제 기념식을 두고 “5·18이 더 이상 갈등과 분쟁이 아니라 통합과 전진의 전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소중한 자리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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