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가운데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코로나19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협력에서 시작해 가축 전염병과 접경지역 재해·재난, 기후환경 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등 생명의 한반도를 위한 남북 교류와 협력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나아가 △남북 간 철도 연결 △남북 공동 유해 발굴사업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 상호 방문 등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동아일보와 한겨레는 28일 관련 내용을 1면 머리기사로 배치했다. 한겨레(“코로나 연대, 남북관계 기회 될 수 있다”)는 문 대통령 발언을 전한 뒤 “다만 이 모든 발언은 ‘~을 하자거나’ ‘~을 논의하기 위해 당국 회담을 열자’는 식의 공식적인 대북 제안이 아닌,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기대를 밝히는 식으로만 이뤄졌다”며 “남북관계의 장기 교착을 염두에 둔 ‘수위 조절’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이날 강원도 제진역에서 진행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나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실증하는 우선적인 실천 행위”로 봤다.

동아일보(文대통령 “남북협력 마냥 기다릴수 없다”)는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 없이 ‘나와 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경제의 미래를 열어 나가겠다’고 말하는 등 세 차례에 걸쳐 김 위원장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 4월28일자 한겨레 1면.
▲ 4월28일자 한겨레 1면.

아래는 28일자 전국단위 주요 종합일간지 가운데 남북 관계 및 북한 소식을 다룬 1면 기사 제목들이다.

동아일보: 文대통령 “남북협력 마냥 기다릴수 없다”
서울신문: 文 “金과 평화 경제”…신변이상설 선 그어
세계일보: 文 “김정은과 신뢰로 평화경제 미래 열것” 金 건강이상설 일축
조선일보: 韓美 정찰기 6대, 같은날 이례적 출격
중앙일보: 문 대통령 “한반도 주인은 우리” 독자 돌파 의지
한겨레: “코로나 연대, 남북관계 기회 될 수 있다”
한국일보: “김정은 ‘3명 이상 모이지 말라’ 코로나 대책 지시 뒤 원산 갔다”

다수 신문들은 이날 사설에서 문 대통령 제안에 대한 북한 측의 호응을 촉구했다. 경향신문(문 대통령의 실천적인 ‘코로나 협력’ 제안, 북한은 응답해야), 국민일보(북한, 동해북부선건설·코로나 방역에 응하라), 한국일보(코로나 방역물자 적극 지원으로 남북대화 물꼬 다시 터야), 한겨레(문 대통령 “코로나 공동 대처”, 김 위원장 호응하길) 등이다. 국민일보는 “유엔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남북이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하나 해나가는 게 현실적이다. 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밝혔듯 코로나19 공동 방역이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남북 교류는 북에 득이 되면 됐지 결코 해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계일보는 “김정은 신변 불확실한데 남북협력 타령 공허하다”는 제목의 사설을 냈다. 세계일보는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김 위원장의 동태가 보름 넘게 확인되지 않으면서 혼란이 증폭되는 상황”이라며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 한 남북협력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에 특이동향이 없다’면서 일방적인 구애에 나서고 있다.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 4월28일자 한국일보 1면 기사.
▲ 4월28일자 한국일보 1면 기사.

김정은 위원장 건강이상설은 어떻게 다뤘을까. 한국일보는 1면에 “김정은 ‘3명 이상 모이지 말라’ 코로나 대책 지시 뒤 원산 갔다”는 제목의 단독 보도를 올렸다. 한국일보는 “지난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3명 이상 모이지 말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김 위원장이 15일 참배에 나설 경우 대규모 인원이 몰려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피한 것”이라는 ‘북한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 주장을 비중 있게 전했다. 한국일보는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서둘러 모습을 드러낸다면 외부의 의혹 제기에 굴복하는 모양새라는 볼멘소리가 북한 내부에 적지 않다’고 말했다”고 했다.

조선일보의 경우 1면과 이어진 4면 기사(“北 이상 없다”던 韓美, 감청기 3대 동시 띄워)를 통해 “한·미 군 당국의 대규모 정찰기 활동은 역설적으로 한국과 미국 모두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변 이상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함을 시사한다”며 “한·미는 김정은의 신변 이상설에 대해 ‘별문제 없을 것’이라고 대응하고 있지만, 정확한 정보를 내놓진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4월28일자 조선일보 4면 기사.
▲ 4월28일자 조선일보 4면 기사.

외신발(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조선일보 4면 기사(WP “평양 주민들 쌀·담배 사재기”…北, 유튜브 통해 “가짜 뉴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평양에서 사재기가 벌어지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며 “북한은 ‘평양 사재기설은 가짜뉴스’라며 부인했지만 북한 내부의 경제 상황은 대북 제재와 코로나 여파로 최악의 위기를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평양 주민들이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지내고 있다는 외신도 있다. 중앙일보(WP “김정은 행방 묘연하자, 평양 주민들 식료품 사재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방을 두고 추측이 분분한 가운데 평양에서 사재기가 일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는 소식과 함께 “반면에 러시아 타스통신은 26일 평양 특파원발 기사에서 “일요일 평양 중심가와 대동강변에는 인기 악단의 재미있는 노래들이 흘러나왔다”고 했다.

동아일보(WP “김정은 생사 불명에 평양선 사재기 극성”…타스통신 “시민들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생활”)는 WP, NK뉴스. 러시아 타스통신 등 보도를 전한 뒤 “미 당국자는 AP통신에 ‘김 위원장의 건강에 관해 최근 추가로 나오는 소문들은 관련 정보가 추측에 불과하다는 미국의 평가를 바꾸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 4월28일자 조선일보(위)와 동아일보 기사 제목.
▲ 4월28일자 조선일보(위)와 동아일보 기사 제목.
▲ 4월28일자 서울신문 4면 기사.
▲ 4월28일자 서울신문 4면 기사.

서울신문(WP “평양 사재기 극성”…北 “물가 저렴” 반박 동영상)은 “김정은(얼굴)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행이 16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을 지원한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고 북한 노동신문 등이 27일 보도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은 ‘김 위원장이 조기 완공식에 참석하거나 완공이 늦춰져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김 위원장이 열흘 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와병설이 기정사실화될 것’(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라는 주장을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