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텔레그램 성착취 경찰 수사 시작되자 ‘작당모의’까지
텔레그램 성착취 경찰 수사 시작되자 ‘작당모의’까지
[아침신문 솎아보기] 4·15총선 본격화, 신문들 “깜깜이 선거”… 두 종편 재승인 보류, 조선일보 미보도

전날 후보등록과 함께 막이 오른 21대 총선 선거와 윤곽을 드러내는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 면모를 다룬 소식이 27일 아침신문 1면에 올랐다. 신문들은 꼼수 비례정당이 판세를 좌지우지하고 정책경쟁이 실종된 채 선거를 치르게 됐다고 우려했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조직적인 면모가 밝혀지는 한편 운영자들의 수사회피 시도도 드러났다.

다음은 27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사상 첫 ‘무제한 돈 풀기’…한은, 금융안정 실탄 공급”
국민일보 “경찰 ‘박사방’ 유료회원 정보 상당수 확보”
동아일보 “지원금도 탁상행정 마스크처럼 줄세웠다”
서울신문 “정책‧비전‧인물 ‘3無’ 꼼수 대결에 묻혔다”
세계일보 “코로나 블랙홀이 삼킨 정국… 최악 ‘깜깜이 선거’”
조선일보 “혹시 봤는지 모르겠구나 네 이름 딴 길 생겼는데…”
중앙일보 “행복한 삶, 그 의지가 날 살려”
한겨레 “여 ‘국민 지킨다’ 야 ‘바꿔야 산다’…총선전쟁 본격 돌입“
한국일보 “‘내 차례언제…’ 마스크만큼 숨막힌 대출 대란”

총선 후보등록 시작, “깜깜이 선거” “3無선거”

아침신문 1면엔 서울 종로구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마스크를 쓰고 후보등록을 하러 가는 사진이 나란히 올랐다. 신문들은 이번 총선이 코로나19 사태 속에 진행되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인 데다 집권 후반기 의회권력 향방을 결정 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대선 전초전 의미도 띠고 있다.

경향신문은 “총선, 시민을 외면했다”는 제목을 달았다. 겅향신문은 “기득권 정치를 심화시킨 비례 위성정당 등장, 극심한 공천 잡음, 정책경쟁 실종 등으로 유례 없는 깜깜이 선거가 예상된다”고 했다. 후보 등록 현황을 보면 50~59세 미만이 절반에 육박하는 446명으로 가장 많았고, 60~69세가 그 다음이었다. 직업별로는 현역 의원을 포함한 정치인이 515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27일 경향신문 1면
▲27일 경향신문 1면

서울신문은 정책‧비전‧인물 ‘3無’ 꼼수 대결에 묻혔다” 제목으로 머리기사를 냈다. 서울신문도 이번 선거가 “여야 1,2당이 앞다퉈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어 공직선거법 정신을 훼손한 사상 초유의 ‘꼼수 대결’로 치러진다”며 “정책 선명성을 갖춘 소수 정당들은 비례위성정당 간 대결구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지역구와 비례후보를 막론하고 전현직 정치인, 특히 ‘올드보이’들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인물의 참신성도 담보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세계일보는 “코로나19 사태가 블랙홀처럼 다른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각당 후보와 정책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투표율과 지지층 결집 여부로 총선 결과가 좌우될 수 있다”고 했다.

▲27일 서울신문 1면
▲27일 서울신문 1면
▲27일 세계일보 1면
▲27일 세계일보 1면

한겨레 “운영진들, 수사회피 모의방 만들어” 가상화폐 수사, 환수 난관 예상

국민일보와 동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가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소식을 1면에 전했다. 한겨레는 텔레그램 성착취방 운영자들이 자신들끼리만 따로 모여 수사를 회피하는 방법 등을 조직적으로 모의한 방을 운영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의 이름은 ‘전국 텔레그램 네임드방’이다. 운영자들은 지난해 11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 방을 만들어 각자 방의 성착취 영상물을 공유하는 한편 수사 회피를 모의했다. 경찰 수사의 1표적이 된 ‘박사’ 조주빈씨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방에선 △계좌나 문화상품권으로 거래하지 말고 물물교환이나 모네로(암호화폐)를 쓸 것 △경찰 전화가 오면 ‘서에 가서 말하겠다’고 시간을 번 뒤 증거 삭제 △디지털 포렌식 수사엔 압수수색 영장을 요청하고, 영장에 적시된 날 외에는 아무것도 손 못대게 하라 등 행동강령이 공유됐다.

한편 한겨레는 조씨의 암호화폐 범죄수익이 판례상 환수 대상이지만 암호화폐 생태계 특성상 수사기관이 환수를 집행할 가능성은 낮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암호화폐 지갑은 무한정 생성이 가능한 탓에 조씨가 방사방 거래 등에 활용한 지갑이 하나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조씨 협조 없이 찾기 쉽지 않다”고 했다. 지갑을 찾아내더라도 비밀번호 역할을 하는 개인키를 확보하지 못하면 암호화폐를 꺼낼 수 없다.

암호화폐는 은행을 거치지 않고 개인지갑 간 전송이 가능한 까닭에 범죄수익이 이미 세탁됐을 가능성도 있다. 한겨레는 “조씨의 모네로 계좌에는 집에서 압수한 현급 1억3000만원보다 많은 2~3억원 안팎의 암호화폐가 보관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27일 한겨레 1면
▲27일 한겨레 1면
▲27일 한겨레 4면
▲27일 한겨레 4면

동아일보는 경찰이 조씨가 ‘박사방’ 회원가입비를 받는데 활용한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서 거래명세서 2000여건을 확보해, 거래소 내부 전산망에 저장된 회원 실명과 은행계좌, 입금 액수 등을 분석해 유료회원 수십 명의 구체적 신원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유료회원들이 ‘입장료’를 입금한 가상화폐 지갑주소(계좌)를 30개 가까이 찾아냈고, 회원 수가 1만명이 넘는 만큼 관련 거래명세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일보는 “경찰 ‘박사방’ 유료회원 정보 상당수 확보” 기사에서 수사 진행상황을 전했다. 텔레그램 성착취 ‘박사방’ 운영자 조씨는 이 방 가담자들에 돈과 신상정보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회원 자격을 줬는데, 경찰이 조씨 휴대폰과 PC 등을 압수수색해 그가 보관해온 가담자 신상정보를 상당수 확보했다. 경찰은 조씨가 유료회원으로부터 입장료를 받을 때 활용한 가상화폐 거래 내역도 확보했다.

국민일보는 “박사방은 ‘맛보기방’부터 입장료 150만원짜리 방까지 총 4단계로 구성됐는데, 조씨는 얼굴과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이 함께 보이도록 찍은 사진을 보내줘야만 유료방에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며 “고액방의 경우 할부로 입장료를 낼 수 있게 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이들의 범행이 디지털로 무장한 조직범죄의 성격을 띠고 있다며 강력한 처벌과 대응 촉구 목소리를 전했다. 조씨는 여성들이 남긴 디지털 기록을 이용해 성착취와 협박을 가했고, 유료회원들을 범죄 행각에 동원했다. 또 보안성이 강화된 텔레그램 특성을 활용해 성착취 영상을 실시간 제작하고, 가상화폐 거래로 단속을 피했다. 메신저를 통해 공범을 모으고 피해자를 찾았다. 한국일보는 “위계질서와 영리 추구, 조직원 공동의 목적이라는 조직범죄의 3대 요소를 모두 갖췄다”는 경찰행정학 교수 말을 전했다.

▲27일 국민일보 1면
▲27일 국민일보 1면

이들 신문은 관련 사설을 내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주문했다. 한겨레는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솜방망이 안 된다’ 사설에서 디지털성범죄 양형기준을 마련 중인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디지털성범죄, 특히 아동‧청소년 대상을 비롯한 디지털성범죄에 지나치게 관대해왔던 지난 관행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요구했다. 양형위원회가 판사들을 상대로 진행하는 관련 설문조사가 지나치게 낮은 양형기준만 보기로 제시한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중앙일보는 조씨를 도운 사회복무요원들이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조회 권한이 없으나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다며 관청과 공무원이 성범죄를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문책과 재발방지 방안도 촉구했다. 국민일보는 “n번방에 가입해 죄의식 없이 영상을 본 회원들도 모두 공범”이라며 이들 26만명 전원의 신상공개를 촉구했다. 동아일보는 “조주빈은 박사방을 운영하며 회원들을 단순 관람자가 아닌 ‘참여자’로 유도했다”며 “사실상 성착취 공범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했다.

두 종편 재승인 보류, 세 신문의 온도차

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종합편성채널 TV조선과 채널A에 대한 재승인을 보류했다. 두 채널 모두 기준점수는 넘겼지만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등 중점심사사항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추가 점검을 받는다.

특히 TV조선은 방송의 공적 책임 등 평가점수가 210점 가운데 104.15점으로 50%에 미달하는 과락을 받았다. 650점 이상이어도 중점심사사항 점수가 50%에 미달하면 재승인 거부가 가능하다. 두 채널은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편성·보도의 독립성 강화 계획 등을 확인하는 청문 절차를 거친 뒤 재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YTN과 연합뉴스TV는 재승인이 의결됐다.

동아일보는 이날 기사를 내 “채널A가 재승인 심사에서 662.95점(총점 1000점)을 받아 기준점 650점을 넘었다”며 “심사 대상 4개 사업자 중 유일하게 660점을 넘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방통위 관계자” 입을 빌려 “채널A에 대한 상임위원회의 최종 재승인 의결이 남았으나 방송법 규정에 맞는 방송 사업 이행을 위해 조건이나 권고가 추가되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추가 청문 절차의 의미를 낮춘 셈이다. 조선일보는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27일 동아일보 12면
▲27일 동아일보 12면

다른 신문들 가운데 한겨레만 이 소식을 보도했다. 한겨레는 “방통위가 막말‧편파‧왜곡 논란이 끊이지 않던 종편 TV조선과 채널A에 대해 재승인 보류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양한열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을 인용해 “(청문 절차는) 행정처분의 필수 과정이다. 채널A도 심사 과정에서 공정성과 관련해 의문이 제기된 만큼 이에 대해 추가로 확인작업 뒤 결정하려고 한다”고 했다. 두 종편이 거칠 청문 절차가 관행만은 아니라는 데 강조점을 둔 셈이다.

▲27일 한겨레 12면
▲27일 한겨레 12면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이 기사는 논쟁 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바람 2020-03-27 12:24:32
그럼 이전에는 어떤 총선이었나. 20대 총선에 국민은 투표(58%, 19대보다 3.8↑)를 잘했는데, 법안통과율(총 2만4천 건, 처리율 약 33%)은 왜 이 모양인가. 언론은 깜깜이 선거를 비판하면서, 국회의원이 노는 걸 방관했는가. 무엇보다 감시 최전선에서 부정/부패를 막고, 잘못된 것을 말해야 할 언론은 그동안 뭐했나. 왜 국회마다 법안 처리율이 떨어지는가. 견제와 감시를 가장 잘해야 하는 언론이 남 탓하는 걸 보니 참 어이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