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게재한 중국 유학생의 글

“중국에서 온 유학생인 장시눠라고 합니다.” 19일 한겨레의 독자 기고코너 ‘왜냐면’에 국내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국 유학생 장시눠의 글이 실렸다. 최근 한국에 온 그는 걱정을 많이 했으나 친절한 사람들의 도움 덕에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인터넷에는 한국과 중국 사람들이 서로 헐뜯고 비방하는 글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그들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은 서로를 편견 없이 대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인간’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서로에 대해 편견을 갖는 것은 잘못된 정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언론을 통해 유통된 정보들이 그 진실성을 잃게 되고 대중을 오해하게도 만듭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는 중국인 유학생과 노동자들이 많이 와 있으며, 중국에 가 있는 한국인 유학생과 노동자들도 많습니다”라며 “한국은 바이러스 발생 후 중국으로 의료품을 제일 먼저 보내준 나라 중 하나입니다. 한국에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중국의 여러 부처에서도 한국에 여러 물품을 적극적으로 기부하였습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중국 당나라를 여행했던 신라의 최치원이라는 문인이 쓴 시 한편을 나눠볼까 합니다. 주한 중국대사관이 대구에 마스크를 기부할 때 보낸 시구이기도 합니다.” 그는 ‘도불원인 인무이국’(道不遠人 人無異國, 도는 사람과 멀리 있지 않고, 사람은 나라에 따라 다르지 않다) 시구를 전했다. 이 글은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라는 표현으로 끝맺었다. 19일 오전 5시 30분 기준 해당 기사의 네이버 베스트 댓글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차별은 없어야 하고 그게 없어져야 선진국이다”다.

▲ 19일자 한겨레 '왜냐면'
▲ 19일자 한겨레 '왜냐면'

한겨레가 중국 독자의 글을 게재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2일에도 한겨레는 ‘차이나게이트’ 음모론에 대한 우려와 차별 없는 복지에 감사를 표하는 내용의 ‘한 중국인의 고백’ 글을 실었다. 그러나 이 글은 현재 찾아볼 수 없다. 

한겨레는 19일 편집자주를 통해 “3월12일치 ‘왜냐면’에 실린 ‘한 중국인의 고백’은 포털 등에서 호응뿐만 아니라 일부 누리꾼의 혐오 댓글도 이어져 투고자가 ‘많은 상처를 받고 있다’고 알려왔고 요청에 따라 디지털에서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고지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장시눠씨는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며 그래도 글을 실어 달라고 했다.

같은 외신인데 묘하게 다르다

숲 속에 있으면 숲의 형태를 조망하기 힘들다. 외부의 시선이 때로는 정확할 때가 있다. 외신 보도가 의미 있는 이유다. 그러나 입맛에 맞는 외신 기사만 인용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19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서울신문은 외신 보도를 인용한 기사를 썼지만 뉘앙스에 차이가 있다. 

조선일보는 “NYT WSJ 타임 ‘코로나 방역 모범국은 싱가포르 대만 홍콩’”기사를 냈다. 부제는 “타임 ‘한국 일본 초기 대처 안일’”이다. 기사는 외신들이 긍정 평가한 나라 중에 한국은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타임지가 13일 기사에서 한국과 일본에 “초기의 느린 대처와 확진자의 폭발적인 증가로 비판받았다”고 쓴 사실을 전했다. 조선일보만 보면 한국의 방역은 긍정 평가는커녕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같은 날 중앙일보의 외신 소개 기사 제목은 “대만 싱가포르는 성공적 방역, 한국은 속도 늦췄다”였다. 외신들이 한국이 아닌 다른 아시아 나라들을 우수 사례로 뽑았다는 사실과 한국과 일본의 초기 대처 문제를 지적한 점은 같았다. 

▲ 19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보도.
▲ 19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보도.

다만 중앙일보는 조선일보가 인용하지 않은 파이낸셜타임즈를 언급하며 “한국에 대해서도 드라이브 스루 검진 등 신속하고 적극적인 검사를 높이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중앙일보는 “확산 이후 한국의 대응에 대한 외신의 평가는 대체로 높은 편”이라며 “한국은 공격적인 대응을 통해 팬더믹 와중에 모범이 됐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전했다. 

서울신문은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서울신문은 “빠르고 체계적인 검사, 신속한 동선 추적·격리…한국, 글로벌 모범 국가” 기사를 통해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가 한국을 모범 사례로 평가한 사실을 보도했다. 또한 서울신문은 17일 타임지에 실린 기고글 “미국이 한국 모델처럼 코로나19를 퇴치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소개하며 한국의 방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전했다.

진보·보수언론 한 목소리로 비례정당 비판

더불어민주당이 플랫폼 정당 ‘시민을 위하여’와 함께 총선 비례대표용 범여권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었다. 

19일 아침신문은 더불어시민당을 ‘혹평’했다. 경향신문은 “가치 안 맞고 대표성 없고... 민주당 비례 파트너 의아”, “민주당에 뒤통수 맞은 소수당... 녹색 미래당, 비례연합 이탈” 기사와 “도박판의 타짜도 혀를 내두를 비례정당 꼼수” 사설을 내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겨레도 “소수당 원내진입 돕겠다더니... 명분 걷어찬 민주당”, “결국 녹색당 미래당 배제... 민주당 위성정당 노골화”, “비례연합정당 볼썽사나운 진실공방” 기사를 내고 비판적으로 다뤘다.

서울신문은 “결국 ‘친문’ 위성정당 창당하는 민주당의 위선의 정치” 사설을 냈고 한국일보도 “진보 진영 분열도 불사하며 의석수 늘리기에 급급한 민주당” 사설을 냈다.

▲ 더불어시민당에 대한 한겨레와 조선일보 보도.
▲ 더불어시민당에 대한 한겨레와 조선일보 보도.

이들 신문은 민주당이 초창기 기획과 달리 시민사회 원로들이 주축인 ‘정치개혁연합’과 연대하지 않았고, 논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성소수자 문제는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이라며 녹색당을 배제했고, 대신 친문 주축인 세력과 존재감이 미미한 신생 원외정당들과 손을 잡는 등 당초 입장과 달리 의석 욕심을 내는 듯한 모습을 비판했다.

한겨레 석진환 정치팀장은 칼럼을 통해 “의석수 욕심 없다면서 챙길 건 다 챙기려고 하고 그러면서도 자신들에게 오류가 없다고 한다. 그 사이 개혁의 성과라던 새 선거법은 만신창이가 됐지만 민주당은 그 흔한 유감 표명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여권 공세에 즐겨 썼던 ‘광우병’ ‘양정철’ ‘김어준’ ‘조국’ 등 키워드를 내세웠다. 조선일보는 “양정철이 뒤에서 비례당 주도 김어준은 방송서 언급하며 띄워” 기사에서 더불어시민당이 양정철, 김어준의 기획이라는 설을 전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더불어시민당 참여 인사들을 분석하며 미국산 소고기 파문 당시 했던 발언, 친조국 성향 등을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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