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매체의 온·오프라인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통합시청점유율이 본격 도입된다. OTT가 주요한 시청 플랫폼이 된 상황에서 매체의 영향력 측정 방식도 유의미한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에서 기존 시청점유율 측정에 N스크린(스마트폰, PC, VOD) 조사결과를 더한 통합시청점유율을 정식 도입해 내년부터 선보이겠다고 보고했다. 실시간시청 중심 조사에서 비실시간 시청조사 결과를 더하겠다는 의미다. 방통위는 2014년부터 비실시간 시청기록 조사에 나섰고, 2017년부터 통합시청점유율 산정을 시범 실시하고 있다. 

시청점유율 조사는 종합편성채널 설립 당시 여론독과점을 막기 위해 도입되었으며 고정형TV 시청률에 종편 계열 신문의 매체교환율을 합산해 시청점유율이 30%를 넘기는지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신문의 매체교환율(방송을 1로 볼 때 신문의 상대적 영향력 비율로, 신문의 구독률을 시청점유율로 환산할 때 적용)은 가장 최근 기준 1:0.37이다. 2014년 당시 매체교환율은 1:0.41이었다. 

허욱 방통위원은 “시청점유율 제한제도는 신문·방송 겸영 사업자의 여론 다양성 훼손을 막고 특정 방송사업자의 영향력 억제하기 위해 도입되었다”고 전한 뒤 “현실에서는 시청점유율 30% 이상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산정 제도의 효용성을 놓고 국회와 감사원에서 지적이 있었다”며 “실시간TV 이외의 시청시간을 포함 시킬 근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법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유튜브.
▲유튜브.

20년 전 만들어진 방송법에 의하면 ‘방송’은 실시간TV 방송이다. 고정형TV 편성에 없는 비실시간 방송을 조사에 포함하려면 방송의 정의가 달라져야 한다.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방통위가 선제적으로 현 상황에 맞는 방송의 개념으로 조사에 나선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현재 N스크린 조사를 담당하는 닐슨코리아는 지난해부터 모바일 유튜브 시청행태도 시범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미디어오늘이 김종훈 민중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방통위의 ‘통합시청점유율 제도 도입 계획’ 문건에 따르면 방통위는 N스크린에 더해 온라인신문 체류 시간까지 측정대상으로 포함하고 있었지만 이번 보고에서는 빠졌다. 방통위 미디어다양성정책과 관계자는 “방송은 실시간-비실시간 모두 시간개념이지만 신문은 오프라인의 경우 부수, 온라인의 경우 시간개념이어서 객관적 합산이나 기준 설정이 어려워 조금 더 연구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합시청점유율 도입과정에는 몇몇 숙제가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지금은 방통위가 방송된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보는 경우를 측정하고 있지만 앞으로 쟁점은 방송되지 않았지만 방송사가 유튜브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모든 콘텐츠를 측정할 것이냐, 그리고 신문사에서 만든 영상콘텐츠도 측정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냐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문가는 또한 “통합시청점유율은 시청률이 아니다. 시청률이 올라가면 광고수익이 올라가지만 온라인에선 콘텐츠와 광고가 따로 놀기 때문에 해당 지표는 광고수익과 직결되지 않는다”며 업계에서 이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감사원은 지난해 사업예산 49억 원 규모였던 시청점유율 제도의 효율화를 주문했고, 이에 방통위는 기초 시청 조사패널을 기존 2만 가구에서 1만5000가구로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월 시청시간 5분 미만인 채널은 조사하지 않는 식으로 조사대상 축소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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