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논란으로 징계를 받은 MBC PD수첩 PD가 부장에 보임되자 사내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MBC 시사교양본부 쪽 이야기는 PD 재능과 감각을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MBC는 지난 6일 김재영 PD를 시사교양3부장에 임명했다. 김 PD는 아파트 매입 계약한 인물을 무주택자인 것처럼 보도해 시청자 비판을 받았고, 지난달 21일 감봉 1개월 징계를 받았다. 사회적으로 인터뷰 논란은 컸지만 PD의 ‘고의 없는 실수’라 본 것이다.

김 PD가 시사교양3부장에 임명되자 사내 제3노조인 ‘MBC노동조합’(전국언론노조 MBC본부와 다른 조직)은 성명을 통해 “징계 중 근신보다 무거운 게 감봉이고, 감봉 1개월이면 최소한 1개월은 보수 삭감을 감내하며 근신하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 기간에 영전을 시켰다”고 비판했다. “솜방망이 징계에 이어 국민을 쇠방망이로 치는 인사”라고 혹평했다.

▲ 아파트를 매입 계약한 인물을 무주택자인 것처럼 보도해 논란을 부른 MBC PD수첩이 지난달 18일 오후 본방송에서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사진=MBC PD수첩 홈페이지
▲ 아파트를 매입 계약한 인물을 무주택자인 것처럼 보도해 논란을 부른 MBC PD수첩이 지난달 18일 오후 본방송에서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사진=MBC PD수첩 홈페이지

MBC 시사교양본부 쪽 이야기를 종합하면, 먼저 시사교양3부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맡는 개발 전문 부서다. 한시적 태스크포스(TF) 조직 성격이 강하다. 부장과 함께 할 제작 PD도 현재 1명에 불과하다. 6개월 단위로 새 프로그램을 만들고 성공하지 못하면 부서가 폐지되거나 부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새 프로그램을 성공시켜야 하는 만큼 젊은 감각이 요구되는 자리고, 김 PD는 가짜뉴스 고발 프로그램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등 연출 감각을 사내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것. 적재적소에 충원할 사내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이번 인사에 한몫했다.

하지만 인터뷰 논란은 PD수첩이 사과방송을 한 사안이고 징계를 받은 김 PD가 부장으로 승진한 건 무리수라는 지적은 뒤따른다.

다만 현 MBC 리더십에 적대적인 제3노조의 공세에 대해, 김 PD가 2017년 12월 보수 정권에 장악된 MBC 몰락사를 보도한 이력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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