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를 중심으로 급증하면서 지역 내 공공병상 부족 문제가 29일 아침신문 화두에 올랐다. 그간 의료영리화 주장을 펴온 중앙일보까지 공공 의료기관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에서 하루 새 감염자 3명이 숨지며 사망자가 16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29일 오후 4시 기준 2337명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571명 늘어나 하루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섰는데, 이 중 대구 지역 확진자가 절반 이상이다.

신문들은 대구시가 병상 부족과 자가격리자 관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대구시는 지역의 9개 병원에서 확보한 1013병상과 국립마산병원 등을 포함해 1314병상을 확보했으나 늘어나는 확진자 수용에는 턱없이 모자라 다른 지자체와 정부에 병상 지원을 추가 요청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현재 대구에서만 28일 265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자가 추가돼 환자는 1579명이 됐다. 현재 시가 확보한 병상은 1013개로 대구 환자만 들어가기에도 한참 모자란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자가격리자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680여명은 병상이 없어 불안한 상태로 집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경향은 “이날도 자가격리 중이던 69세 여성이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숨졌다. 그는 이날 오전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에는 자가격리 중이던 70대 남성이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숨졌다”고 했다. 대구시의사회 소속 의사 70명은 1인당 환자 10~30명을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

▲29일 경향신문 3면
▲29일 경향신문 3면

중앙일보 “공공병원 수, 국제기준 꼴찌”

중앙일보는 대구 확진자가 1579명인데, 국고 투입 음압병상은 10개 뿐이라며 공공의료기관 확대를 주문하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4면에 ‘취약한 공공의로 시스템’ 부제를 달아 “공공병원의 수 자체도 국제기준에 턱없이 모자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12월 기준 국내 공공보건 의료기관의 비율은 5.8%(224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1.8%에 가장 못 미친다. 이마저도 노인전문병원‧요양원‧보훈병원‧정신병원 등 특수 목적 치료를 위한 병원을 포함한 수치다”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끝에 “공공 의료기관의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상시 공공과 민간 사이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병상 밀집수용으로 감염자와 사망자가 집중된 청도대남병원도 민관협동의 사례다. TBS 등 매체 보도에 따르면, 민간병원인 청도대남병원은 청도 최대규모 장례식장에 헬스장·수영장까지 갖추면서 청도군 보건소도 입주했지만, 수익성을 높이려 장례식장 규모를 늘리기 위해 병상 수를 과도하게 밀집시키고 늘리면서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29일 중앙일보 4면
▲29일 중앙일보 4면

경향신문은 5면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접촉으로 자가격리된 장애인들이 대구 지정 격리시설에 들어가지 못하고, 확진돼도 입원 후순위에 밀리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21일 자가격리 장애인을 격리시설로 옮겨 지원받도록 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이날 격리시설 입소대상을 주거지가 없는 노숙인‧외국인 등으로 한정하고, 주거지 있는 장애인을 제외한다”고 밝혔다. 또 “대구시 병원들은 병상 수 부족으로 중증환자만 입원시킨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 “입국차단 실익 없어” 지적에 조선 “다시 말해보라”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만나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한 초당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영수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 지원,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 추경 편성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미래통합당의 중국발 입국차단 주장엔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할 경우 우리 나라가 금지대상국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신문들은 회담 소식에 반색했다. 한겨레는 “위급상황에서 중국발 입국금지나 장관 경질 등 소모적 정쟁을 계속하는 건 효율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마스크 수급 문제나 신천지 대처 등 긴요 사안에 대해서도 정치권이 지혜를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비판 사설을 이어갔다. “초기엔 뭐 하다가 이제 와서 ‘효과가 없다’고 하나”라며 “지금 우리 국민은 중국에서 온갖 수모를 겪고 있다. (…) 이것이 한국이 위험을 감수하고 중국인을 받아준 결과”라고 주장했다.

▲29일 한겨레 사설
▲29일 한겨레 사설
▲29일 조선일보 사설
▲29일 조선일보 사설

논조 막론 ‘사회적 거리두기’ 주문

한편 신문들은 논조를 불문하고 단체행사를 줄이고 생활 방역에 힘쓰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주문했다.

경향신문은 1면 머리 “생활 속 방역이 ‘최강 백신’” 기사에서 △자가격리 중 가족 접촉과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고 △주변 사람들과 마스크를 나누는 시민들의 모습을 소개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이미 조계종 등 불교계와 천주교계는 당분간 모든 법회와 미사를 중단하기로 했고 상당수 개신교회도 온라인 예배를 도입”했다며 “감염·예방의학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확산 차단 원칙으로 이동을 최소화하고 사람 간 거리 두기를 실천할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29일 동아일보 사설
▲29일 동아일보 사설

다음은 29일 토요일에 발행하는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생활 속 방역이 ‘최강 백신’
국민일보 ‘수도권도 신천지발 경보음… 유증상 1106명’
동아일보 ‘전국 신천지 3923명 “의심증상 있다”’
세계일보 ‘대구서 하루 3명 사망… 자가격리 중 또 ‘비극’’
조선일보 ‘국내 첫 ‘완치 뒤 재확진’… 자가격리 중 또 사망’
중앙선데이 ‘“코로나 3차 파도 방파제는 격리 병상 대량 확보”’
한겨레 ‘괴롭히기 끝판왕에 맞서다’
한국일보 ‘P의 공포, 전 세계가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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